지난 10년간 호황을 누린 KBO리그가 또 다시 승부조작으로 벌집 쑤셔놓은 듯 뒤숭숭한 가운데 투수 뿐만 아니라 포수의 연루설이 솔솔 새어 나오고 있다. A구단의 B 포수,C구단의 D 포수 등 이름까지 거론되고 있을 정도로 소문은 구체적이다. 4년만에 터진 KBO리그의 승부조작 사건이 이전과 달리 포수 연루설이 거론되는 것은 범죄의 진화라는 측면에서 눈여겨볼 대목이다.
◇투수에 이어 포수까지 연루 의혹
이태양, 문우람에 이어 수 억원 대 연봉을 받는 국가대표 출신 투수가 승부조작 혐의로 경찰 내사중이라는 소식이 나온 뒤 포수 연루설도 상당한 개연성을 띠며 퍼져 나가고 있어 프로야구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뒤늦게 사태 수습에 나선 KBO는 “선수들이 자진 신고하면 곧바로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번 승부 조작사건에 복수의 조직이 개입된 정황이 드러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는 더 높다. 이는 곧 KBO 리그에 승부조작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 프로야구계 차원에서 대처할 수 있는 수준은 넘어섰다는 관측과 일맥상통한다.
승부조작이 예상을 뛰어넘어 KBO리그에 만연화됐다면 그야말로 큰 일이다. 스타급 투수에 이어 포수까지 연루돼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게 꺼림칙하다.
4년 전 승부조작은 투수가 타깃이 됐다. 승부조작의 초창기였기 때문에 투수의 승부조작을 포수가 알아채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젠 달라졌다. 승부조작에 대한 다양한 방식이 노출된데다 사인을 내는 포수가 승부조작에 대한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사인과 다른 어이없는 투구가 이어질 경우 승부조작 의도가 들통날 가능성이 높다. 투수와 배터리를 이루는 포수까지 승부조작에 연루되었다는 의혹이 급속도로 번지고 있는 이유다.
각 구단이 승부조작에 대한 자체조사를 진행하는 가운데, 포수 이름이 오르내리는 구단은 “현재 상황에서는 ‘확인 중이다’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