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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가 찾아낸 해법, 그리고 숙제

  • 홈런왕이승엽
  • 조회 6672
  • 2016.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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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추신수가 만들어낸 기막힌 '반전'은 한국의 메이저리그 팬들뿐만 아니라 현지의 메이저리그 팬들, 더 나아가 많은 메이저리그의 관계자들마저 매료시켰다.


추신수의 전/후반기 성적 변화

전반기 .221 .305 .384(타/출/장) OPS 0.689(AL 68위)

후반기 .343 .455 .560(타/출/장) OPS 1.016(AL 4위)


이 놀라운 변화에 대해 수많은 찬사와 더불어 부활의 원인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텍사스 레인저스의 담당기자 에반 그랜트의 글이었다. 부인 하원미 씨와의 대화를 통해, 추신수는 대형계약에 뒤따른 부담감을 덜어내고 자신의 원래 모습만 되찾으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사실 이 감동적인 이야기가 뒤이어 나올 숫자 몇 가지를 통한 분석보다 몇 배는 더 추신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데이터를 통해서 추신수의 반등요인을 짚어봄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 또한 있다고 믿는다. 필자가 생각하는 추신수 반등의 요인 두 가지는 다음과 같다.



1. 추 존(Choo's Zone)에 대한 해법은 '커트'


지난 시즌 추신수를 괴롭힌 것은 대형계약 이후 느낀 성적에 대한 압박과 부상 후유증만이 아니었다. 일명 '추 존(Choo's Zone)'이라 불리는, 심판들의 이해 못할 판정은 메이저리그에서 손꼽는 선구안을 자랑하는 추신수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물론 맷 카펜터, 조이 보토, 벤 조브리스트 등 좌타자이면서 공을 오래 지켜보는 타자들 역시 대체로 비슷한 고충을 겪었다. 하지만 추신수 타석에서 심판의 바깥쪽 높은 코스 판정은 유난스러운 데가 있었다.

 

그림1.png

추신수의 전반기 스트라이크/볼 판정, 존 별 스윙 비율



위 사진의 왼쪽은 전반기 추신수의 '스윙하지 않았을 때'를 기준으로 한 스트라이크/볼 판정이다. 포수시점을 기준으로하며 녹색은 볼, 적색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은 것을 뜻한다. 가운데의 네모는 규정상의 스트라이크 존이다.


추신수는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아야 했을 몸쪽 공이 볼로 판정받으면서 이득을 본 측면도 있지만, 바깥쪽 볼이 스트라이크로 판정받는 경우가 잦았기 때문에 가로 존이 넓어서 생기는 손해는 거의 없었다. 문제는 바깥쪽 높은 코스의 볼이 스트라이크로 판정받는 경우가 잦았다는 것이다.


오른쪽은 추신수가 각 존 별로 스윙한 비율을 나타낸다. 높은 빈도로 스윙할수록 붉은색, 낮은 빈도로 스윙할수록 파란색이다. 전반기 추신수의 스트라이크 존 상단 세 구획에 들어온 공에 대한 스윙비율은 좌측으로부터 각각 13.64%/29.63%/15.79% 였다.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온 공에 대한 스윙비율은 차치하고, 좌우로 빠지는 공에 스윙한 비율과 비교하더라도 지나치게 낮은 수치다.


이에 따라 추신수는 볼이라고 확신하고 휘두르지 않은 공이 스트라이크가 되면서 당황하는 경우가 잦았다. 타격 메커니즘이 흔들리는 데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후반기가 되며 심판의 새로운 존에 적응한 추신수는 대처법을 찾아냈다.


그림2.png

추신수의 후반기 스트라이크/볼 판정, 존 별 스윙 비율



후반기 추신수가 찾아낸 해법은 스트라이크 존 상단으로 들어오는 공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스윙하는 것이었다. 추신수의 스트라이크 존 상단으로 들어오는 공에 대한 스윙 비율은 좌측으로부터 48.15%/14.29%/24.14%로 증가했다(사진2). 하지만 막무가내로 한 것은 아니다.


추신수의 전/후반기 스트라이크 존 상단 스윙 비율(인플레이 된 공)

전반기 13.64%(0개)/29.63%(2개)/15.79%(0개)

후반기 48.15%(4개)/14.29%(2개)/24.14%(4개)


스윙 비율은 많이 증가했으나 방망이에 맞고 그라운드에 떨어진 공, 그러니까 인플레이된 공의 개수는 많이 증가하지 않았다. 즉, 추신수는 상단에 들어온 공을 커트해서 어처구니없이 루킹 스트라이크를 당하는 경우를 줄인 것이다.


심판의 불합리한 판정에 대한 이런 기술적인 대응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장점인 선구안과 맞물려 추신수를 더 까다로운 타자로 만들어줄 수 있었다. 



2. 억지로 당겨치지 않는다


“He’s made a concerted effort to hit the ball the opposite way,” Magadan said. “He knows he’s quick enough get to balls he can pull. He doesn’t have to be so quick that he’s out in front of everything. 그는 타구를 반대쪽으로 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는 자기 스윙이 공을 당겨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빠르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거기서 더 빠른 스윙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럼 아웃당하게 될 뿐입니다."


후반기 추신수가 반등할 무렵, 댈러스모닝과의 인터뷰에서 타격코치 매가던이 한 말이다. 실제로 많은 타격 전문가들은 힘을 줘서 공을 억지로 당겨치려고 할 경우, 먹힌 타구가 늘어나거나 땅볼이 많아진다고 말한다. 추신수의 타구 종류와 방향을 전/후반기로 나누어 표시한 아래 사진을 보면 더 명확해진다.


그림3.png

추신수의 타구 종류와 방향, 전반기(좌) 후반기(우)



사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전반기 추신수는 당겨친 땅볼(녹색, 1-2루 방향)이 많았고, 먹힌 뜬공(청색, 3루 파울 플라이 방향)이 많았다. 이는 매가던 코치의 말처럼 더 빠른 스윙 그러니까 지나치게 당겨치려고 애썼기 때문이다. 필자는 팔꿈치 수술과 성적에 대한 압박감이 추신수의 장점 중 하나인 '고르게 뻗는 타구방향'을 잃어버리게 하였던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억지로 당겨치지 않고 결대로 밀어치려고 노력하면서 1-2루 방향 땅볼이 줄어들었고, 먹힌 뜬공이 줄어들면서 타구 방향이 고르게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추신수의 트레이드 마크라 할 수 있는 총알같은 라인드라이브(적색)도 늘어났다. 이런 변화로 몸쪽 공에 대한 대처능력 역시 눈에 띄게 변모했다.


그림4.png

추신수의 코스 별 타율, 전반기(좌) 후반기(우)



전반기(좌) 추신수의 몸쪽 공에 대한 타율은 상단부터 .167/.154/.071에 머물렀지만, 후반기(우)에는 .375/.533/.556으로 매우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몸쪽 공에 대한 대처능력이 다시 반등한 이유도 억지로 힘을 줘서 당겨치지 않는 것과 큰 관련이 있다. 힘을 빼고 타격을 할 경우 몸통 회전 속도가 더 빨라지기 때문이다. 



3. 추신수에게 남은 과제는?


앞서 살펴본 두 가지의 이유로 지난해 후반기 추신수는 다시 무시무시한 타자로 돌아왔다. 만 33세의 타자가 시즌 중에 이런 엄청난 반등을 만들어낸 것만으로도 추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손꼽히는 엘리트 타자임을 증명해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 예년 같지 않게 장타의 방향이 편중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아래는 추신수의 전성기라 할 수 있는 2008-2013시즌까지의 타구 분포와 2015시즌 타구 분포를 비교한 그림이다. 붉은색으로 표시된 점이 홈런의 분포를 나타낸다.


그림5.png

추신수의 타구 분포, 2008-13(좌) 2015(우), 홈런=붉은색


그림을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추신수는 좌/우측을 가리지 않고 홈런을 치는 타자였으나, 2015년에 친 대부분의 홈런이 당겨쳐서 만든 홈런이다. 특히 우측 담장을 간신히 넘어가는 홈런이 많았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기술적인 타격을 칭찬해야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비거리 감소가 우려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2016시즌을 맞이하는 추신수에게는 긍정적인 요소가 더 많다. 외적으로는 스트라이크 존 축소에 대한 움직임이, 내적으로는 어느 때보다 건강한 몸 상태가 추신수의 전망을 밝게 한다.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고액 연봉자로서의 부담감을 이겨낸 추신수의 2016시즌 활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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