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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 양궁만 같아라

  • 작성자: hea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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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844
  • 2016.08.22
비리 없는 양궁협회, 오로지 실력만이 우선
현지 환경 구현 등 치밀한 금메달 프로젝트
비즈니스 클래스·휴게공간 마련 등 지원도
정의선 회장, 리우 찾아 선수들과 직접 소통


‘새로운 세상(New World)’을 슬로건으로 내건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이 17일간(6∼22일·한국시간 기준)의 열전을 마치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전 세계 206개국에서 28개 종목에 걸쳐 1만500여명의 선수들이 출전한 가운데, ‘금메달 10개 이상-종합순위 10위 이내’를 목표로 총 333명의 선수단(선수 204명·임원 129명)을 파견한 대한민국의 도전은 금메달 9개로 마무리됐다. 대회 준비부터 성적까지 여러 부문에서 2% 아쉬웠다. 수많은 태극전사들과 낭자들이 피땀을 쏟아내며 최선을 다했지만, 대회 초반부터 유력한 금메달 후보들이 무너지면서 목표 달성에 차질을 빚었다. 그나마 어렵게 얻은 메달들도 일부 특정종목에 편중돼 한계와 안타까움을 더했다. 또 지구 남반구의 기후와 12시간의 시차 등 낯선 환경에 대한 대비도 미흡했다. 3회에 걸쳐 리우올림픽을 결산한다.

“어휴, 양궁과 같은 종목이 또 있나요?” “양궁 정도만 되면 못할 게 없죠.”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현장에서 가장 자주, 그리고 흔히 접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전 종목이 양궁을 거론했고, 부러워했다. 그랬다. ▲적시적소의 지원 ▲명확하고 확실한 소통 ▲투명하고 공정한 경쟁 ▲철저한 준비 등은 대한민국 양궁의 엄청난 힘이다. 이를 발판 삼아 한국양궁은 리우올림픽을 평정했다. 남녀 개인·단체 전 종목(4개) 석권으로 세계 최강임을 재입증했다. 구본찬(현대제철)이 4년 전 런던올림픽 오진혁 이후 역대 2번째로 남자개인전 금메달리스트가 되며 2관왕에 올랐고, 장혜진(LH)이 여자개인전과 단체전을 휩쓸었다. 양궁에서 나온 금메달 4개가 유독 고전을 면치 못한 대한민국 선수단 전체에 엄청난 긍정의 에너지를 불어넣었음은 물론이다.

정의선 대한양궁협회장(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수시로 양궁장을 찾는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 주요 국제대회가 있을 때만 자리하는, 어쩌다 이뤄지는 반짝 관심이 아니다. 정상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태릉선수촌에서 하루 500발 이상 활시위를 당기는 ‘주몽의 후예’들을 틈날 때마다 격려했다.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챙기겠다는 의지였다. “여러분,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이 뭡니까?” 대기업 수장의 입에서 나오기 쉽지 않은 표현이다. 그런데 정 회장은 그렇게 했다. 비행시간만 하루를 꼬박 넘기는 머나먼 리우를 직접 찾아와 태극궁사들을 응원했다.

이렇듯 누구보다 소탈한 자세로 다가서려는 정 회장을 양궁인들도 반겼다. 스스럼없이, 또 주저하지 않고 희망사항을 전했다. 양궁협회 김기찬 부회장도, 양궁대표팀 문형철 총감독 도 “다른 종목의 상황이 어렵다는 걸 안다. 주변을 신경 쓰거나 눈치를 보지 않고 우리의 일에만 전념할 수 있는 상황이 양궁인으로서 정말 행복하다”고 입을 모은다.

윗물이 맑으니 아랫물도 맑다. 양궁대표팀에 합류하는 것은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보다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다. 거짓이 아니다. 엄청난 역경을 견뎌야 한다. 매년 대표팀 선발전이 반복되는데, 후보군(예비 엔트리) 분류부터 최종 선발까지 6개월 이상 걸린다. 어렵게 태극마크를 달아도 이를 유지하기 위해 피나는 연마를 거듭해야 한다.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아시안게임 엔트리에서 탈락하고, 아시안게임 우승자가 올림픽 출전이 좌절되는 것은 양궁에서 아주 흔한 일이다. 비리가 끼어들 여지는 없다. 오직 실력뿐이다. 다른 종목들에서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는 ‘특정선수 밀어주기’, ‘특정팀 우승 몰아주기’ 따위의 추태는 일어나지 않는다. 상당한 비용이 수반되는 전지훈련도 필요하다 싶으면 눈치를 보지 않고 떠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아마추어 종목이다.

리우올림픽 준비도 가장 철저했다. 9개월여 이어진 긴 프로젝트였다. 지난해 9월 리우에서 열린 테스트 이벤트(프레올림픽)와 올 1월 브라질 상파울루 전지훈련에서 보고 느낀 모든 부분을 반영해 태릉선수촌 양궁장을 올림픽과 최대한 비슷하게 꾸몄다. 수억원대 표적 장비를 들여와 영점을 잡았고, 조명시설도 최대한 일치시켰다. 또 자동차 제작기술을 활용해 활의 손잡이까지 선수 개개인에 맞게 교정했다. 이마저 부족하다 싶어 항공기 비즈니스 클래스를 이용토록 했고, 올림픽 선수촌과 경기장 왕복의 피로를 줄여주기 위해 별도의 휴게공간을 마련했다. 리우올림픽 선수단 총감독을 맡은 최종삼 태릉선수촌장은 “예나 지금이나 양궁이 가장 모범적이다. 단순히 지원금이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다. 저렇게 (회장이) 정성을 쏟는데 결실을 맺지 못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서글프게도 이런 종목은 양궁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원도 허술하고, 없는 살림살이에도 제 밥그릇 싸움에 치중하는 간부들이 있었던 몇몇 협회는 중심을 못 잡고 우왕좌왕했다. 대표팀 선발과정에서 끊임없이 잡음이 일고, 실력 외의 변수가 끼어드는 것도 다반사였다. 협회 수장이 4년에 한 번뿐인 올림픽이라는 큰 대회를 준비하는 대표팀을 한 번도 찾지 않은 곳도 있고, 선수가 통역까지 겸해야 하는 종목도 있었다. 부상이 잦은 투기종목 상당수는 전담 트레이너 없이 리우에 왔다. 거친 경기에 인대가 늘어나고 팔이 빠져도 예약이 꽉 찬 올림픽 선수촌 의무실마저 이용할 수 없었던 선수들도 있다.

이제는 ‘투혼’과 ‘투지’만 강조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현장의 ‘희생’과 ‘헝그리 정신’만으로는 세계와 겨룰 수 없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양궁만 같아라!”는 말이 결코 가볍지 않은 것이 한국 스포츠의 현실인지 모른다.

리우데자네이루 | 남장현 기자 [email protected]










제발 이렇게만 돌아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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