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 ‘사내 성추행’으로 경찰 수사 받아

- 경찰, KBO 회관 각 층의 CCTV 확인

- KBO, "사무실 내부 일이라, 답변하기 곤란하다."

- 구단 단장 "구단, 선수들에 대해선 서릿발처럼 엄격, 자신들의 성추행 논란에 대해선 침묵으로 일관"

 

KBO 회관(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KBO(한국야구위원회)에서 ‘사내 성추행’ 사건이 터졌다.  KBO 창립 이래 처음로 경찰이 KBO 회관에 찾아와 CCTV(폐쇄 카메라)까지 확인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하지만, KBO는  “ 내부적인 일 ” 이라며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

 

그간 성범죄 사건과 관련해 구단, 선수들에게 날카로운 잣대를 들이대던 KBO가 정작 자신들의 성 범죄에 대해선 철저히 모르쇠로 일관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KBO ‘사내 성추행’ 사건으로 경찰 조사. 경찰 "KBO 회관에서 CCTV 확인했다"

 

경찰은 성추행 사건을 수사하면서 KBO 회관 CCTV를 확인했다.(사진=엠스플뉴스)

 

KBO ‘사내 성추행’은 10월께 터졌다.  수사 관계자는 “KBO 직원 B 씨의 신고로 성추행 수사가 시작됐다”며 “성추행 피의자 A 씨 역시 KBO 직원인 게 맞다”고 전했다.

 

취재 결과 A, B 씨는 같은 부서에서 일하던 동료로 확인됐다. A 씨는 성추행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KBO 회관에 찾아와 ‘성추행 사건일’을 중심으로 KBO 회관 각 층의 CCTV를 살펴본 것도 A 씨가 혐의를 전면 부인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찰 수사가 펼쳐지는 동안 A 씨는 계속 KBO에서 근무하며 업무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12월 17일 경찰은 엠스플뉴스 취재진에  “ 아직 수사가 진행 중 ” 이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지만, 수사 도중 사건 해결의 단서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엠스플뉴스 취재 결과 A 씨는 사건이 터지고 한 달이 훌쩍 지난 11월 말부터 KBO에 출근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KBO 정금조 사무차장보는 17일 엠스플뉴스에  “ 사무실 내부적인 일이라, 답변을 유보하겠다. 답변하기 곤란하다 ” 며   “ 현재 (A 씨가) 업무에서 배제된 것 맞다. (수사 결과를 보고) 조치를 하겠다 ” 고 밝혔다.

 

하지만, KBO 내부에선  “ 이미 상부에서 A 씨에 대한 중징계를 내렸다 ” 는 얘기가 돌고 있다.  A 씨에 대해 중징계를 내리고도, 이 사실을 따로 직원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쉬쉬'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KBO 직원들은 A 씨가 왜 회사에 나오지 않는지 이유를 알지 못하는 분위기다. 

 

정 사무차장보 역시  “ 수사 결과가 나오면, 내부 인사위원회를 통해 정리를 하겠다 ” 며 A 씨에 대한 징계가 아직 내려지지 않은 것처럼 말했지만, 이어 계속된 질문에  “ 엄정하게 처리했다 ” 는 말로 이미 A 씨에 대한 징계를 처리한 듯한 발언을 했다.

 

구단, 선수들에겐 '일벌백계' '투명한 조사 공개', 자신들의 성범죄엔 함구로 일관하는 KBO  

 

KBO 정운찬 총재(사진=엠스플뉴스)

 

지난해 KBO는 전직 심판이 구단들로부터 돈을 받은 이른바 ‘심판 금품수수 사건’으로 홍역을 치렀다. 그리고 곧바로 KBO의 중국 진출 사업 담당자였던 기획팀장이 자신이 운영하던 회사에 일감을 몰아준 ‘입찰 비리’ 사건이 터지며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KBO 정운찬 총재는 취임 때부터 줄곧  “ 보다 투명한 KBO 행정 ” 을 약속했다. 전(前) 총재 시절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특히나 정 총재가 이끄는 KBO는 선수들의 성범죄가 터질 때마다 ‘ 의혹이 생기지 않을 만큼 철저히 조사해 일벌백계하겠다 ’는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정작 자신들의 성추행 사건에 대해선 ‘쉬쉬’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모 구단 단장은  “ 최근 부산에서 단장 회의가 열렸다. KBO 임직원들도 참석했지만, 성추행과 관련해선 아무 얘기가 없었다 ”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