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으로 야구를 봤던 2013 시즌, 그리고 히어로즈의 팬이 되게 만든 준플레이오프. 지금 훨씬 더 많이 회자되는 것은 박병호의 9회말 동점 쓰리런이지만, 손승락의 4이닝 무실점 투구 역시 많은 감동을 주었다. 그리고 14년의 코시 5차전 8회초 무사만루 무실점 피칭. 결과적으론 둘 다 팀이 지게 되어서 빛이 바래버렸지만, 최소한 히어로즈 팬들에게 그 순간들만큼은 감동의 도가니였음에 틀림없다.
그리고 15시즌을 넘어 팀 사정상 많은 돈을 주지 못해 그를 롯데로 떠나보냈다. 이적 첫 시즌엔 별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족발사건도 터지며 롯데팬들에게 실망을 주었지만, 다음 시즌 세이브왕, 그 다음해에도 세이브 2위를 기록하며 결과적으로 롯데에서도 좋은 기억으로 남은 선수가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멈춰있었긴 했지만 오승환의 통산 세이브 기록을 발밑까지 따라붙은 그였으나, 무정한 세월이 그의 발목을 잡은 듯 하다. 통산 세이브 2위의 기록을 남기며 그는 떠나게 되었다. 목동의, 그리고 사직의 수호신으로 오랜 세월 고생했던 사람, 손승락 선수 수고하셧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