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들 중 아웃존 스윙률 역순입니다.
홍창기는 이번 시즌 타석에서 볼이 왔을 때 단 11.9%의 스윙률을 보여주며 이 부분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작년에도 팀이 30.1%의 아웃존 스윙률을 기록할 때 18.1%라는 훌륭한 수치를 보여주며 김현수와 함께 이 팀의 여타 다른 놈들과는 다름을 보여줬는데 올해는 이걸 더 떨어뜨리며 볼이 10개 오면 1개 스윙하는 수준으로 보여주고 있죠.
그러면서 존에 들어오는 공을 스윙했을 때 컨택률은 93.4%로 리그 6위에 해당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작년의 홍창기가 '볼을 엄청 잘 골라내며 존에 들어온 공은 꽤 괜찮게 컨택하는 타자'였다면, 2021시즌 지금까지의 홍창기는 '볼은 왠만하면 다 골라내고, 존에 들어오면 가차없이 컨택해버리는 타자'로 변했습니다.
단순히 이 정도의 변화라면 진화라고까지 칭할게 없는게 사실입니다.
다만 제가 올시즌 홍창기의 변화에 대해 진화라고 칭하고 싶은 이유는 하나 더 있습니다.
당겨치기의 비율이 39.4%에서 44.4%로 5% 증가했고, 타수당 장타도 9.7타수당 1개에서 7.8타수당 1개로 좋아졌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외야로 향한 타구 비율도 54.3%에서 64.7%로 증가했습니다.
오프시즌의 홍창기의 인터뷰(http://n.news.naver.com/sports/kbaseball/article/109/0004328839)와 이 결과를 조합해보면 홍창기는 히팅 포인트를 작년보다 앞으로 당겼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부분을 앞서 언급한 아웃존 스윙률과 존 안에 들어온 공 컨택률의 수치 변화와 조합하면 이런 결론이 나옵니다.
'지난 시즌보다 배팅 포인트를 앞으로 당겼는데, 오히려 선구 능력은 더 좋아졌다.'
작년에는 사실 히팅 포인트가 뒤에 있는게 선구에는 도움이 확실히 되는데 체격에 비한 아쉬운 장타력이라는 약점 아닌 약점이 존재했었죠.
물론 이 정도 약점은 약점도 아니기에 굳이 히팅 포인트 조정이라는 모험을 감수할 필요가 있을까?라고 생각했는데 지금까지는 최고의 선택으로 보여집니다.
뭐 여전히 190cm, 96kg라는 신체조건에 비하면 장타력이 다소 아쉽긴 합니다만, 차차 나아지겠죠.
그리고 LG는 페타신과 작뱅에 이어 '쟤가 안 치면 볼 맞아'라고 이야기할만한 타자를 다시 얻는데 성공한 모습이고요.
사실 어제 8회말 그 공 딱 던지고 판정 났을 때 '오늘 볼이였던 것 같긴한데, 그래도 비슷하면 나가야지 창기야, 아, 아니다 네가 봤을 때 볼이라면 볼이긴 했을텐데 어쩔 수 없다.'라고 생각 했었거든요. 그런데 그 생각이 채 끝나기도 전에 불같이 화내길래 홍창기의 이전 타석에서도 비슷한 코스에 들어온 공 볼 판정한거 있나 찾아봤는데 아니나 다를까 4회에 김범수 상대할때 비슷한 코스 볼 판정 두개나 받은 적이 있더군요.
다른 타자였으면 우연으로 치부했을텐데, 홍창기가 올해 아웃존 스윙률을 더 떨어뜨린걸 기억하고 있었던지라 '아 진짜 볼 판정 받던 높이라 안 쳤구나, 그럼 빡칠만은 하지'로 생각이 바뀌긴 했습니다. 물론 어제 홍창기의 어필은 퇴장당했어야 하는 수준도 맞고요.
여튼 LG팬 여러분 홍창기는 진화 중입니다.
거기에다 대졸에 군대까지 다녀오고 1년 묵었다 터진 덕분에 저희는 이 외야수를 2026년까지 컨트롤 할 수 있는건 덤이고요사실상종신엘지크크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