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빠



본문

[팬그래프] 박병호는 성공할 수 있다!

  • 작성자: 셀군
  • 비추천 0
  • 추천 3
  • 조회 6823
  • 2015.11.12
며칠 전 미겔 사노가 윈터리그에서 외야수로 뛸 거란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그냥 똑 떼어놓고 보기 쉬운 소식이죠. 포지션의 유연성을 늘리는 게 나쁜 것도 아니고, 사노는 지명타자로 못박아 놓기엔 나이가 어린 편이니까요. 하지만 이 소식을 어떤 큰 계획의 일부로 볼 수도 있습니다. 미네소타 트윈스가 한국 출신의 1루수 병호-팍에게 높은 금액을 베팅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포스팅에 승리하기 위해 지불한 1285만 달러는 강정호 포스팅 비용의 2배가 넘고, 강정호가 4년간 연봉으로 받는 총액보다도 많습니다. 이제 강정호가 몇몇 사람들의 눈을 뜨게 했다는 게 확실해졌습니다. 그리고 비록 미네소타와 박병호가 아직 협상을 마무리한 건 아니지만,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거라고 가정해도 괜찮을 겁니다. 미네소타는 야구계에 있는 박병호 신봉자 집단 중 일부입니다.

어떤 이적이나 영입이 일어났을 때 항상 따라붙는 질문은 이런 겁니다. 이게 정말 좋은 선택일까? 정말 그럴 가치가 있을까? 수많은 정보가 있어도 이런 질문에는 대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물며 이 케이스에선 훨씬 더 어렵죠. 확실한 것은, 박병호에겐 메이저리그 경험이 일천하며, 미국에서 무언가 입증할만한 기록도 없다는 겁니다. 박병호의 계약 세부 내용이 어떻게 될지도 우리는 전혀 알지 못합니다. 그 시장에 대해 많이 알지도 못하고, 미네소타가 그들의 옵션을 어떻게 평하는지에 대해서도 모릅니다. 저는 금액에 비하면 이게 얼마나 '가치가 있을 지' 가늠이 가지 않습니다. 제가 아는 것은 박병호가 최고 수준의 환경에서 어떤 것을 성취해낼지 지켜보는 게 좋은 일일 것이란 점입니다. 그는 기회를 잡았습니다. 다른 무엇이 아니라 온전히 자신의 타격 실력만으로 그 기회를 만들어 냈습니다.

많은 부분에서 우린 하이라이트 비디오 수준에서 막히게 됩니다. 한국 야구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기자(작가)들이 있지만, 저는 그렇지 않습니다. 때문에 저는 직접 경기 영상을 보면서 그를 관찰하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래 영상은 아주 훌륭한 하이라이트 모음입니다. MyKBO의 Dan이 올렸고 제 관심을 끌었습니다. 한번 틀어보시고, 즐겁게 감상하세요.
 
영상을 보면 곧바로 이 자료가 분석 용도로는 올바른 것이 아니란 걸 알게 됩니다. 이 비디오에는 홈런만 담겨있습니다. 어떤 타자도 홈런 영상만 모아 놓으면 놀랍게 보일 겁니다. 홈런은 모든 것을 완벽하게 했을 때 나오는 편이고, 그렇기 때문에 이것만 봐서는 박병호가 못했을 때 모습을 볼 수 없습니다. 이런 비디오는 보는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관점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이는 마치 학생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정답을 맞춘 것만 보고 가늠하려는 것과 같습니다. 아무리 해봤자 좋은 사인만 볼 수 있는 겁니다.

한 가지 좋은 징조는 바로 볼 수 있습니다. 이 45분짜리 홈런 영상에 한 선수만 나온다는 겁니다. 박병호는 정말 많은 홈런을 쳐냈습니다. 이는 박병호가 완벽하게 일을 해낸 적이 아주 많다는 걸 뜻합니다. 좋은 타자와 나쁜 타자의 차이는 임무를 잘 해냈을 때와 못했을 때의 빈도에 있습니다.

비디오를 보면 박병호의 파워가 야구장 곳곳으로 뿜어져나가는 걸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많은 홈런들이 구장 정중앙으로 날아갑니다. 이 선수는 담장을 간신히 넘어가는 홈런을 많이 치지 않습니다. 파워는 담장을 넘기기에 분명히 충분해보이고, 시속 90마일 이상의 공을 때려서 만든 홈런도 있습니다. 몇 개를 고르기엔 너무 많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홈런을 딱 두 개만 꼽자면 - 저는 박병호가 그렇게 빠른 스윙으로, 손을 몸 안쪽으로 붙이면서 공을 저만치 멀리 보내는 걸 보고 충격받았습니다:




또 한 편, 박병호는 몸을 눕히고도 공을 치면서:



...아래 스크린샷으로 이어지는 장면을 완성했습니다.



KBO의 득점 환경은 메이저리그에 비해 훨씬 높습니다. 전반적인 선수들의 수준은 뒤쳐지며, 이는 투수와 타자가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이 역시 똑같은 야구공과 똑같은 필드 위에서 펼쳐지는 똑같은 야구이며, 박병호의 힘에는 어떠한 속임수도 없습니다. 대포알 같은 홈런들이 곳곳으로 뻗어나갔습니다. 따라서 박병호에게 파워가 있는지는 별 문제가 될 것도 아니며, 진짜 문제는 그 파워가 더 높은 구속을 보유한 리그에서도 발휘될 것이냐 하는 점입니다. 여기 한 가지 생각해볼만한 내용이 있습니다:

One team that pursued Byung-Ho Park checked his exit velocities, HR distances and other measures and decided that he could succeed in MLB.

@Ken_Rosenthal: One team that pursued Byung-Ho Park checked his exit velocities, HR distances and other measures and decided that he could succeed in MLB.1:29 AM – 10 Nov 2015
@켄 로젠탈: 박병호 영입을 시도하던 한 팀은 그의 타구의 출구 속도(exit velocity), 홈런 비거리와 기타 수치들을 보고 그가 메이저리그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Scout who saw Park and Kang in Korea says 70 power for Park (55 for Kang). But defensive profile limited (55 at 1B, 40 in LF). #MNTwins

@castrovince: Scout who saw Park and Kang in Korea says 70 power for Park (55 for Kang). But defensive profile limited (55 at 1B, 40 in LF). #MNTwins1:31 AM – 10 Nov 2015
@앤서니 캐스트로빈스: 한국에서 박병호와 강정호를 본 어떤 스카우트는 박병호의 파워가 20-80 점수에서 70점이라고 했습니다(강정호는 55). 하지만 수비적인 능력은 한계가 있다고 했습니다(1루수로는 55, 좌익수로는 40). #MNTwins

몇 가지 이미지를 계속 살펴보겠습니다. 이건 박병호가 타구를 낚아채는 모습인데, 그가 단순히 낮은 공만 때리는 타자가 아니라는 걸 보여줍니다:



이건 시속 90마일이 넘는 패스트볼을 공략하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다음 사진은 중요한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박병호의 배트를 보세요. 각도를 보세요. 이 모습은 위에 있는 홈런 비디오에 기본적으로 깔려있는 거긴 하지만, 이건 제가 직접 찍은 스크린샷입니다.



이 가파른 각도가 보이시나요? 홈런 하이라이트 장면이 잘못된 관념을 심어주기 쉬운 이유 중 하나는 거기 나오는 모든 공이 플라이볼이라는 점입니다. 하지만 이 장면에선 확실히 박병호가 공을 띄우는 스윙을 하고 있습니다. 레벨 스윙을 하는 타자들은 홈런을 칠 때도 레벨 스윙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박병호는 공을 띄우는 스윙으로 홈런을 만들고 있고, 모든 공을 띄워올리고 있습니다. 제게 자세한 한국야구 통계 정보는 없지만, 박병호가 한국 안에서도 극단적인 뜬공형 타자라고 해도 전 별로 놀랄 것 같지 않습니다. 아마도 땅볼 비율이 40% 미만일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박병호는 공을 어느 방향으로도 담장 밖으로 넘길 수 있는 파워를 갖고 있습니다.

그가 더 높은 레벨에선 어떻게 될지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이라이트 필름을 보충하기 위해서, 박병호의 풀 시즌 성적을 가져왔습니다. 하이라이트는 모든 걸 보여주진 않습니다. 예를 들자면, 경기 도중에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 같은 것 말입니다. 숫자들은 요컨데, 그가 어떠한 선수였는지를 보여줍니다. 아래 표에서 저는 박병호가 KBO에서 지난 3년간 거둔 성적을 정리했습니다. 숫자 그대로를 보여주는 대신, 리그에서 박병호가 기록한 순위를 표시했습니다. 타석 기준으로 리그 전체 100위 이내의 선수들과 비교한 것입니다.

Byung-ho Park Statistical Ranks In KBO
Season     OPS     ISO     BB%     K%
2013     1     1     1     41
2014     2     1     3     4
2015     2     2     19     7
SOURCE: Baseball-Reference

전반적으로, 박병호는 전체 2위 안에 드는 타자였습니다. 파워 면에선 최상위 2명 안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걸어나가는 비율은 약간 줄어들었습니다. 삼진은 2013년과 2014년 사이에 크게 증가했지만, 전반적인 성적에는 영향이 거의 없었습니다. 작년 박병호보다 OPS가 더 높았던 타자는 강정호 뿐이었습니다. 올해 박병호보다 OPS가 더 높은 타자는 에릭 테임즈 뿐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불확실성을 주는 요소들을 접하게 됩니다. 강정호는 130 wRC+를 기록했지만, 테임즈는 96에 그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는 올해 성적에 왜 더 불확실성이 많은지를 설명해줍니다. 올해는 KBO에 강정호의 데이터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는 강정호가 성공한 것을 봤습니다. 강정호가 파워를 발휘하는 걸 봤습니다. 2014년에 비하면 강정호의 볼넷 비율은 반토막이 났지만, 삼진 비율은 거의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는 쉽게 말해 좋은 타자였습니다. 시속 95마일 이상의 공에 타율 .440을 기록했기 때문에, 빠른 구속이 그를 무뎌지게 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박병호 역시 같은 의문을 앞에 두고 있고, 박병호의 능력을 반드시 강정호와 연결지을 수는 업지만, 이런 틀이 비평의 기본적인 전제가 되기는 합니다. 박병호가 시속 96마일 이상의 공을 따라잡지 못할 것 같진 않습니다. 그리고 누구도 최고 중의 최고를 상대로 더 나아지지는 않습니다.

박병호에겐 이런 기회가 주어질만 합니다. 그는 자신의 영역을 지배했고, 이는 곧 더 높은 영역으로 올라가야 한다는 걸 뜻합니다. 어쩌면 에릭 테임즈에게도 기회가 주어져야 할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우린 박병호의 능력을 볼 수 있습니다. 박병호는 우타자로서 빅리그급의 파워를 갖고 있고, 팀도 그 능력을 필요로 합니다. 팀들은 바로 그 능력에 돈을 지불한 거입니다.

강정호의 장점 한 가지는 그가 센터라인(2루수/유격수) 내야수였다는 것입니다. 덕분에 그가 넘어야 했던 공격력의 기준은 상대적으로 낮았고, 박병호는 1루수이기에 아마도 더 높을 것입니다. 박병호의 수비 능력에 대한 좋은 보고서들도 있지만, 다른 이들은 그의 수비력이 평균 근처에 머무른다고 말합니다. 강정호에게 주어진 역할이 요구하는 타격 능력은 그렇게 깐깐하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박병호는 타격 실력을 보여줘야 합니다. 1루수는 타자로서 뛰어나야 합니다.

상당한 파워를 갖춘 우타자? 뜬 공형 스윙? 많은 삼진? 마크 레이놀즈가 떠오릅니다. 마이크 나폴리가 떠오릅니다. 크리스 카터가 떠오릅니다. 이들의 통산 wRC+는 105, 125, 111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특히나 삼진에 취약했던 적이 많았습니다. 레이놀즈와 카터의 통산 타석 당 삼진 비율은 30%가 넘습니다. 나폴리는 27%지만 30% 이상이었던 해가 두 번 있었습니다. 박병호가 파워 히팅을 노린다면, 삼진이 많은 평균 이상의 타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그가 삼진 숫자를 통제할 수 있다면, 올스타 급까지 바라볼 수도 있습니다. 파워가 있다면 볼넷이 따라온다는 건 아실 겁니다. 중요한 건 얼마나 좋은 컨택트를 할 수 있느냐입니다.

어떻게 될지는 두고봐야 할 겁니다. 물론 계약이 된다는 전제 하에서요. 강정호는 KBO에서 논란의 여지가 없는 최고의 올라운드 선수였고, 피츠버그에게 기회를 잡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그들은 지금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염가 계약을 손에 얻었습니다. 강정호가 떠난 뒤, 박병호는 KBO에서 의심의 여지 없는 최고의 타자로 남았고, 이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가 통할지 아닐지 알 길은 없지만, 그가 얻어낸 기회 속에 진전이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리그를 정복했습니다. 이번 도전이 잘 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면 그건 오만한 발상일 것입니다.

추천 3 비추천 0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close]

댓글목록

스포츠빠



스포츠빠 게시판 게시물 목록
번호 제   목 날짜 조회 쓰레빠 슬리퍼
195160 이창호 9단의 기쁜 표정 차이 1 01.06 6924 4 0
195159 김성근을 빡치게했던 전설의 투수 1 12.12 6915 4 0
195158 누가 태권도를 방어무술이라 했던가? 01.04 6890 2 1
195157 박석민 트리플악셀 스윙.gif 08.08 6881 3 0
195156 초 민망 시타자 12.08 6872 2 0
195155 [익스프레스] 콩테는 '벨로티'를 영입하길 원함 12.14 6853 1 0
195154 [공홈] 유벤투스 팀 훈련에 복귀한 마르키시오, 데 실리오, 피야… 10.20 6852 1 0
195153 노진규 선수!! 당신을 잊지 않겠습니다. 04.18 6840 4 0
195152 즐라탄의 역대 유니폼 역사 07.05 6834 3 0
195151 10년째 베스트11에 머무르고 있는 두 선수 04.30 6830 2 0
195150 [팬그래프] 박병호는 성공할 수 있다! 11.12 6826 3 0
195149 같이 운동하던 선수가 감독하면 안되는 이유 02.27 6818 1 0
195148 허재의 표정 관리ㅋㅋㅋㅋㅋㅋㅋㅋㅋ 03.03 6817 3 0
195147 [인터풋볼]'MSN 골' 바르사, 에이바르에 4-0 승...2위 … 01.23 6817 0 0
195146 축구경기중 일어난 무서운 사건 03.17 6809 2 0
195145 [인디펜던트] 리버풀 바젤의 22살의 스위스국적 센터백 마누엘 아… 12.22 6808 1 0
195144 [데일리스타] 맨시티, 다가오는 1월 메시 영입위해 £357m 장… 10.11 6806 1 0
195143 [미러] 레스터의 영웅 슈마이켈은 유년시절에 베컴의 킥으로 훈련을… 10.19 6802 0 0
195142 [골닷컴]前 레알 코치 토니 그란데 "지단, 페레스 회장 마음에 … 02.02 6790 1 0
195141 [골닷컴] '더 파라오' 살라 vs '천재사령관' 덕배, 올해의 … 04.03 6786 1 0
195140 삼성의 놀라운 혜안 12.20 6758 4 0
195139 한국이 낳은 최고의 당구선수 이상천 12.13 6754 2 0
195138 유명한 여자 축구선수 페널티킥 01.13 6687 4 0
195137 이럼에도 불구하고 자유투를 넣는 NBA 선수들 11.11 6681 3 0
195136 [메일]에버튼과 레스터는 뉴욕시티의 잭 해리슨을 노림 11.12 6675 1 0

 

 

컨텐츠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