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 힐만 감독이 말하는 KBO-MLB ‘퇴장의 차이’
최근 심판 판정에 대한 항의, 그리고 퇴장에 대한 논란이 극에 달하고 있다. 선수들은 선수대로, 심판들은 심판대로 아쉬움이 크다. 그렇다면
메이저리그(MLB)에서도 감독 생활은 한 트레이 힐만 SK 감독이 생각하는 KBO와 MLB의 퇴장 차이는 무엇일까.
트레이 힐만 감독은 니혼햄 시절의 혁혁한 성과는 물론, 미국에서도 화려한 지도자 경력을 자랑한다. 10년 이상 뉴욕 양키스 산하 마이너리그 구단들을 맡았고, MLB 캔자스시티 감독을 역임하기도 했다. SK 감독직 부임 전에는 강호인 LA 다저스와 휴스턴의 벤치코치로 활약했다. MLB의 기본적인 생리는 물론, 최근 MLB의 트렌드를 누구보다 잘 아는 지도자다.
이런 힐만 감독은 퇴장과 관련한 KBO와 MLB 사이에 몇 가지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22년 동안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퇴장을 당했다”고 웃으며 입을 연 힐만 감독은
“기본적으로 MLB 심판들은 퇴장 명령을 망설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런 성향을 이용해 팀 분위기 결속의 방법으로 활용하는 감독들도 적지 않다.
힐만 감독 또한 자신 또한 그런 적이 있다고 말을 이어갔다.
실제 MLB 선수들이나 감독들은 심심찮게 퇴장을 당한다. 볼 판정에 대한 불만은 곧바로 심판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기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힐만 감독은
“MLB는 타자와 심판 사이에 주고받는 대화가 KBO보다 더 많은 편이다. 마주치며 불만을 늘어놓는 경우는 별로 없지만, 투수나 땅을 보며 불만을 말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퇴장의 빌미를 주는 상황이 KBO보다 더 많고, 심판들의 성향도 퇴장을 주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KBO에 대해서는
“한국 심판들이 퇴장 명령을 망설인다기보다는, 기본적으로 MLB보다는 타석에서의 대화가 많지 않다. 그래서 퇴장을 당하는 경우가 적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신 한국 타자들은 몸짓으로 불만을 드러내는 성향이 있다. 이에 대해 힐만 감독은 “그런 식의 바디랭기지는 MLB라면 바로 퇴장감이다”고 단언했다.
최근 앤서니 랜던(워싱턴)은 삼진을 당한 뒤 방망이를 살짝 던지고 보조 장비를 풀다 퇴장을 당했다. 어이없어 불같이 항의를 하던 데이브 마르티네스 감독까지 덕아웃을 떠나야 했다. 퇴장의 기준은 오히려 MLB쪽이 더 엄격한 셈이다.
다만 최근 비디오 리플레이가 생기며 퇴장 빈도가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항의하기 전에 재심의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 힐만 감독은 “비디오 리플레이가 있었다면 내 퇴장 중 75~80% 정도는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 퇴장 다음의 과정도 중요하다고 답했다. 힐만 감독은 “MLB에서 오래 생활하며 심판들도 잘 알고 있다. 마이너리그 감독을 할 때 봤던 40명 정도의 마이너리그 심판들이 MLB로 올라오기도 했다”면서 “퇴장을 당한 날에도 경기가 끝나면 많은 대화를 하고 이야기를 하곤 했다”고 떠올렸다.
힐만 감독은
“나도 MLB에서 심판을 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안다. 욕하고 퇴장을 당하면서 안 좋은 감정이 생길 수는 있지만 그 다음 날에는 웃으면서 이야기를 하곤 했다”면서 문화적 차이를 설명했다. 결국 소통을 통해 신뢰를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작금의 KBO 리그에 주는 시사점으로 부족함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