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직된 벨기에, 일본이면 처음부터 ‘머리’를 썼어야지
[인터풋볼] 윤경식 기자= 방심한 벨기에가 월드컵 역사에 남을 대이변의 주인공이 될 뻔 했다.
벨기에는 7월 3일 오전 3시(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에 위치한 로스토프 아레나서 열린 일본과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16강전서 나세르 샤들리의 극적인 골에 힘입어 3-2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벨기에는 오는 7일 새벽 3시 브라질과 8강전을 치른다.
8강 진출에도 불구하고 상처만 남은 8강 진출이었다. 방심과 판단 미스가 문제였다. 벨기에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섬에도 불구하고 백3 전술을 꺼내들었다. 여전히 케빈 더 브라위너에게 공수 양면에서 많은 책임을 부여했다. 일본의 수비 조직력을 헤집어 놓을 키 플레이어를 스스로 묶어 둔 것이다. 일본에 대해 많은 준비가 되지 않았음을 보여준 모습이다.
일본은 준비한대로 차근차근 경기를 풀어갔다. 일본은 벨기에의 '에이스' 아자르를 협력 수비로 봉쇄했다. 그리고 벨기에의 공격을 측면으로 몰아 카라스코와 아자르의 불협화음을 유도해 냈다.
벨기에는 오직 아자르만 있었을 뿐, 공격 라인은 일본의 수비 조직력에 봉쇄당하고 말았다.
그리고 후반 시작과 함께 결정타를 얻어맞았다. 후반 3분 얀 베르통언의 실수가 일본의 역습으로 이어졌고, 하라구치 겐키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후반 7분, 다급해진 벨기에의 중원과 수비라인의 간격이 넓어졌고, 이누이 타카시에게 중거리 슛을 내주고 말았다.
벼랑 끝에 내몰린 벨기에.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의 과감한 승부수가 필요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마르티네스 감독의 선택은 더디기만 했다.
후반 20분에서야 펠라이니와 나세르 샤들리를 투입했다. 이는 적중했다. 일본은 높이 싸움에 약점을 노출했고, 이 가운데 후반 24분 베르통언의 헤더 슛이 만회골을 만들었다. 여기에 더해 교체 투입된 펠라이니가 후반 29분 헤더 슛으로 동점골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쉽게 갈 수 있었던 경기를 어렵게 돌아갔다는 것이 간접적으로 증명된 순간이었다. 게다가 후반 추가시간 샤들리가 극적인 역전골을 기록해 이를 또 한 번 증명했다.
조별리그를 통해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오른 벨기에는 일본전을 교훈 삼아 팀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을 맞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