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news.naver.com/mnews/article/025/0003342518?sid=102
“우리 집 큰 놈, 의대 동맹휴학하면 의무병 입대 알아본다 하네요. 삼수해서 겨우 의대 들어가서 이제 본과 1학년인데….”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의 일부다. 의대 학부모로 추정되는 글쓴이는 가뜩이나 늦게 의대에 입학한 아들이 공부를 멈출까 걱정하고 있었다. 군대에서 응급처치·간호 등을 담당하는 의무병은 별도의 선발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점수가 모자라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덧붙였다. 댓글에는 “군의관보다 복무기간이 짧은 의무병이 낫더라”, “차라리 한 해 더 공부해서 더 좋은 의대 가는 게 어떻냐” 등의 다양한 의견이 있었다.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하는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계 제출이 이어지면서 군 입대, 아르바이트, 국가고시 공부 등 ‘휴학 이후’에 대한 여러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다.
20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의대 40곳 중 7곳의 재학생 1133명(19일 오후 6시 기준)이 휴학계를 제출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해당 학교에서는 단체행동 확산을 막기 위해 학생 대표 면담, 학생·학부모 대상 설명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수업거부 등 단체 행동이 확인된 곳도 7개교다. 전국 40개 의대 대표자들이 20일을 동맹휴학일로 삼은만큼 의대생들의 휴학 신청 건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휴학을 결심한 일부 의대생들 사이에서 자주 거론되는 건 ‘군 입대’다. 군 휴학은 정부가 막을 수 없으니 다른 동기들도 군대가겠다는 것이다. 군 복무는 고등교육법 23조에 명시된 정당한 휴학 사유다. 정부 정책에 반대하면서 정당하게 휴학할 수 있는 ‘괜찮은’ 명분인 셈이다. 최근엔 공보의(37개월)나 군의관(38개월)보다 복무기간이 짧은 현역 입대를 선호한다는 설문 결과가 나오는 등 일부 의대생들이 사이에선 고려할 만한 선택지로 거론되는 것이다.
또다른 선택지 중 하나는 ‘실속 찾기’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의사국가고시 학원에 숨어서 공부하겠다는 상담이 늘고 있다고 한다. 자습 강의실을 열어달라는 요청까지 있다더라”고 전했다. 한 수험생 커뮤니티에는 자신을 의대생으로 소개한 한 글쓴이가 “휴학으로 시간이 갑자기 늘어나서 과외 신청을 받겠다”고 적었다. 또 다른 커뮤니티에는 의대 동맹휴학 하루 전날인 19일 “연대 의대 수석 과외 시작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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