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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의 붓이라도 함부로 덧칠 안 된다(feat.설강화)

  • 러키
  • 조회 935
  • 2021.04.07
‘조선구마사’를 비롯해 대체로 소재 면에서 대중의 분노를 자아낸 사례들을 보면, 단지 허구를 섞어서가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왜, 어떤 의도와 목적으로 그리 다루었는가’라는 지점에서 대체로 두 가지 문제점을 갖고 있다. 먼저 소재로 삼은 실제 사건이나 인물에 관한 이해와 존중이 없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무언가를 등장시키기 위한 개연성이 지극히 허술해 설득력 자체가 없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 두 가지에 몹시 예민한데, 그 원인은 사실 그리 단순하지 않다.

우리나라는 외세의 침략에 맞서 피 흘리며 싸운 역사가 있다. 또한 동북아 역사와 영유권에 대한 공방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은 만화 ‘은혼’에서처럼 자기네 역사 속 유명 인사들까지 가차 없이 희화화하거나 게임·애니메이션인 ‘페이트’ 시리즈에서처럼 외국의 영웅적 신화적 인물을 성별까지 바꿔 데려오는 짓도 서슴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역사와 인물을 소재로 가져올 때 바꿔도 되는 부분과 바꿔선 안 되는 부분에 관한 기준점에 예민하다. 만약 바꾸더라도 존중하는 자세를 갖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역사를 소재로 삼는 경우 뼈대 자체를 건드리진 않으면서 상상력을 발휘해 ‘잘’ 만들어내면 용인이 되지만, 뼈대를 건드리는데 막상 설득력도 없고 재미도 없으면 곧바로 비난의 화살에 직면하게 된다. ‘조선구마사’가 대표적인 후자의 경우다.

때로는 ‘누가’ 시도하느냐도 논란에서 중요한 맥락을 차지한다. 공 모양의 캐릭터를 이용해 국가를 풍자하는 만화 ‘폴란드볼’은 블랙 유머의 영역에서 해석된다. 하지만 일본 작가의 웹 만화 ‘헤타리아’ 시리즈는 일본 우익 관점에서 세계를 묘사하며 한국을 시종일관 비하하고 있으니 귀엽고 재밌다고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와 함께 일본 제국주의가 몇 차례 전쟁에서 승리한 이후 맞이했던 금전적 문화적 호황기인 ‘다이쇼 로망’을 그야말로 낭만적으로만 묘사한 숱한 만화들을 한국인 입장에서 곱게 볼 여지가 없는 것도 궤를 같이한다고 봐야 한다.

이런 사례들이 지금까지도 켜켜이 쌓이고 있는 마당이니, 대중들이 용납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여타의 논란을 그저 허구를 섞었기 때문이라거나 실제 역사를 비틀어서 일어났다고만 보는 관점은 대중의 분노를 외면한 해석이다.

그렇기에 ‘조선구마사’와 ‘설강화’가 일으킨 논란은 ‘픽션은 픽션, 드라마는 드라마, 만화는 만화일 뿐’이라는 구호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

물론 창작자 입장에선 매우 피곤한 일이다. 하지만 대중들이 표출하는 분노의 근본 원인을 먼저 직시하길 바란다.
http://kookbang.dema.mil.kr/newsWeb/m/20210407/1/BBSMSTR_000000100137/view.do?nav=0&nav2=0

청원링크:http://www1.president.go.kr/petitions/597214?navigation=b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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