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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역대급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농장과 목초지가 바짝 마르면서 작물 생산에도 타격을 가해 식량 가격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3일(현지시간) CNN이 공개한 위성사진에선 캘리포니아주 밸리어모에 있는 앤젤레스 국유림이 1년 사이 짙은 녹색에서 메마른 갈색으로 바뀐 모습이 확인됐다. 샌가브리엘, 모리스, 콕스웰 등 주변 3개 저수지 수량도 급격히 줄어든 게 눈에 띈다.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캘리포니아주의 강수량은 역대 가장 적은 것으로 집계된다. 현재 캘리포니아주 면적의 약 33%는 현재 '극심한 가뭄' 상태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지난 4월 일부 지역에 가뭄에 따른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5월에는 비상사태 지역을 확대했다.
물 부족에 작물을 재배하는 농가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센트럴밸리에서 아몬드를 재배하는 크리스틴 겜펄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농장 면적 3분의 1에 물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 사업이 얼마나 심각한 위협에 처해있는지 사람들은 모를 것"이라면서 "문제는 그 위협을 우리가 결코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그 위협은 날씨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콜리플라워, 딸기 등을 재배하는 농가도 작물이 말라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으며 축산농가는 사료와 물 부족으로 키우던 소를 도축장으로 보내는 실정이라고 한다.
문제는 가뭄이 가뭄을 낳는다는 점이다. 땅이 건조해지면 물을 증발시키는 데 쓰이는 태양에너지가 공기를 가열하는 데 집중되고 폭염을 불러와 가뭄이 더 확산하게 된다는 게 기상학자들의 지적이다. 올해 미국 서부 전역이 이례적 폭염에 시달리는 배경이기도 하다.
역대급 가뭄으로 미국의 식품 가격 상승이 가속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캘리포니아주는 미국 야채 3분의 1, 과일 3분의 2를 공급한다. 아몬드의 경우 전 세계 생산량의 80%가 캘리포니아주에서 나온다. 가뜩이나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경제 활동 제약과 물류난으로 전 세계 식량 가격은 급등하는 상황.
이달 앞서 발표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5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4.8% 뛴 127.1을 기록, 이미 10년 만에 상승률이 가장 컸다. 농작물 데이터 플랫폼 그로인텔리전스는 아몬드, 아보카도, 오렌지 등은 특히 건조한 환경에 취약하다면서 수확량이 줄어들면서 관련 식료품 가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보카도 가격은 이미 지난해보다 10% 상승하면서 경고음을 울렸다.
한편 기후 변화로 인한 식량 위협은 캘리포니아주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 최대 커피, 설탕, 오렌지주스 수출국인 브라질에서도 올해 우기에 거의 비가 내리지 않았다. 유럽 밀 농가와 호주 축산농가 역시 수년 동안 가뭄에 시달렸고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는 폭우에 논과 밭이 범람해 큰 피해를 입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코넬대학의 최근 연구에선 1960년대 이후 농작물 생산량 증가량의 약 21%가 기후 변화로 인해 상실된 것으로 나타났다.
http://n.news.naver.com/article/008/00046068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