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총각들’도 가정을 꿈꾼다 | 이슈빠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이슈빠



본문

‘지방 총각들’도 가정을 꿈꾼다

  • 닥터
  • 조회 659
  • 2022.09.24
입력 2022.09.15 03:00


공장 일 하면서 만난 또래들 모두 결혼하고 싶어 했지만…
퇴근해 현관문 여는 순간 미소로 맞아줄 가족 있었으면

(전략)


가족주의 울타리 안에서 살아온 ‘지방 총각’의 최종 목표는 가정의 재창출, 부모에게 손주를 보여주는 일이다. 빠르게 취업할수록 이 욕구는 더 강해진다. 공장일 하면서 만난 또래 대다수가 결혼을 생각했다. 작년 폴리텍대학교 학생들과 좌담회를 했을 때도 똑같은 반응이었다. 참석한 남성 7명 중 7명 모두가 결혼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 ‘지방 총각들’의 목표는 언뜻 보면 아주 허황돼 보이진 않는다. 지방은 뭐가 됐든 일단 물가가 싸다. 빈손으로 자기 집 마련 또한 불가능하지 않다. 안정의 최소 요건은 쉽게 갖출 수 있다. 하지만 부모 세대가 당연한 듯 이루어왔던 이 목표는 지방의 젊은 세대에겐 장래 희망 같은 꿈이 됐다. 일단 지방에는 또래 여성이 별로 없다. 제조업에 몰아주었던 산업 구조는 여성 일자리의 소외를 불렀다. 청년들의 지방 이탈 문제가 워낙 심각하다 보니, 그 와중에 계속 기울어지는 성비 불균형은 잘 다뤄지지 않는다. 성비뿐만 아니라 인구 수 자체가 적으니 이성끼리 만날 기회 또한 적다. 어찌 마음 맞는 사람을 찾아 혼인에 성공해도 아이 낳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맞벌이 부부가 이렇다 할 시설 없는 지방에서 아이를 키우는 건 난망한 일이다. ‘지방 총각’들도 이 사실을 잘 안다. 그런데도 왜 가정을 이루기를 원하는가. 공장 다닐 적 결혼한 친구들이 꼭 받는 질문이 떠오른다. 결혼 왜 했냐. 그 누구도 이유를 매끄럽게 설명하진 못했지만 핵심은 같았다. 가장의 책임을 짐으로써 안정감을 느낀다는 것.

(중략)

지방에도 역시 개인주의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그러나 계급 이동 사다리가 사라진 지난한 현실 속에서도 지방 총각들은 가정을 꿈꾼다. 내 차를 타고 퇴근해, 내 집의 현관문을 여는 순간, 나를 맞이할 아내와 아이들의 환한 미소를 떠올리면서.


http://www.chosun.com/opinion/column/2022/09/15/IADOUZTNAVDMHHLXCYX6GOL6V4/

추천 0 비추천 0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댓글목록

이슈빠



이슈빠 게시판 게시물 목록
번호 제   목 날짜
18053 '학폭' 반성한다더니…피해자… 09.23
18052 “아이 훈육은 집에서…경찰서 … 09.23
18051 예기치 못한 상처에 ‘파상풍균… 09.23
18050 "미, 비공식채널로 러에 '핵… 09.23
18049 모다모다 후발 염색 샴푸도 위… 09.23
18048 '친푸틴' 伊베를루스코니 "푸… 09.23
18047 이란 '히잡 미착용' 여성 의… 09.24
18046 푸틴 한마디에…국경검문소 대기… 09.24
18045 젤렌스키, 5개 종전 조건 제… 09.24
18044 ‘부분 동원령’이라더니… “러… 09.24
18043 러, '동원령' 반대 시위하다… 09.24
18042 푸틴, 장기전 대비하나…"내년… 09.24
18041 ‘지방 총각들’도 가정을 꿈꾼… 09.24
18040 100㎏ 넘는데 부엌 창문 통… 09.24
18039 화재 속 어머니와 어린 아들 … 09.25
18038 “윤석열 대통령 계좌도 신분증… 09.25
18037 우회전 일시정지 안 지킨 버스… 09.24
18036 "남성 주요 부위 없어졌다"…… 09.24
18035 “알바 못 구하니 가정파탄 날… 09.25
18034 ‘신당역 살인’ 서울교통공사 … 09.24
18033 대만 침공 위한 中 기밀회의록… 09.24
18032 1박 32만원 예약한 펜션, … 09.25
18031 대학병원 천장서 대소변 쏟아져… 09.24
18030 자발적 비혼모…'초이스 맘' … 09.24
18029 아내 흉기 위협하고 1살 아기… 09.24

 

 



서비스 이용약관 개인정보 처리방침
Copyright © threppa.com. All rights reserved.
광고 및 제휴, 게시물 삭제, 기타 문의 : threppa@gmail.com
Supported by itsBK
PC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