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김영란법 엄격한 시행…지구촌 반부패 호랑이 부각"
미국 올림픽 부패 전문가, 이번 주 방한해 국제회의서 한국보고서 발표 예정
2016 브라질 보고서에선 "현 부패 스캔들은 법치의 실패가 아니라 성공 의미"
"한국은 전통적으로 경제적 관점에서 '아시아의 호랑이'로 알려졌지만, 이제는 '반부패 호랑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이번 주 반부패 국제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하는 미국 리치먼드 법대의 반부패 전문가 앤디 스폴딩 교수가 해외부패방지법 (FCPA) 관련 전문 매체 'FCPA 블로그'에 지난 16일(현지시간) 올린 글에서 "한국의 획기적인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법)의 입법과 공세적 집행 덕분에 한국은 전 지구적 반부패운동의 지도국 중 하나로 부각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의 반부패운동에 결정적인 전기가 된 것은 2014년 세월호 참사였다고 스폴딩 교수는 진단했다. 김영란법안은 진작 나와 있었으나 진척되지 않고 있다가 부패로 인해 각종 안전규정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것이 밝혀짐에 따라 참사에 분노한 여론의 힘 덕분에 2015년 입법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김영란법이 한국의 법률과 사회에 가져온 여러 변화 중 가장 특기할 2가지로, 스폴딩 교수는 매우 적은 가액 이상의 선물을 공직자에게 주는 것을 금지하면서 여기에 언론인과 교사도 포함한 점과 회사 임직원의 뇌물 수수 행위에 대해 사용자의 형사책임도 묻는 법인책임 개념을 도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폴딩 교수팀은 한국의 반부패운동에 대해서도 광범위한 조사 외에 직접 한국을 방문해 법률가, 정부관리, 사회단체 관계자 등을 두루 인터뷰했다. 이들은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학 학술회의와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회의에서 자신들의 조사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연세대 회의에는 김영란 전 위원장도 참석한다고 스폴딩 교수는 밝혔다.
조사팀은 리치먼드 법대 웹사이트에서 "한국의 부패 스캔들엔 세계의 이목이 쏠렸지만 그 저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근본적인 법적, 문화적 변화에 대해선 인식이 부족하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삼성 이재용 부회장 기소, 김영란법의 입법을 비롯해 많은 관련 사건들은 한국이 역사적 분기점에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국 사회에서 "부패는 전통적으로 용인됐고 심지어 승인된 면도 있으나 이제는 규탄되고 처벌받는다"는 것이다. "한국이 위기에 처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법치 증진에 중요한 진전을 이루고 있는 것"이라고 조사팀은 평가했다.
한국의 2016년 촛불 시위는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가 직접 촉발한 것은 아니고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이 직접 원인이다. 하지만 최순실 씨가 평창 올림픽의 거대한 이권 사업을 노려 여러 단체나 업체를 만들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국정농단 사건들이 이들 단체·업체와 연관됐다는 점은 '올림픽 부패' 범주에 든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