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빠



본문

이 시대에 참 선생님

  • 작성자: 기레기
  • 비추천 0
  • 추천 3
  • 조회 1791
  • 2017.02.20

보직해임된 문명고 교사 "아이들에게 부끄럽고 미안"


20일 오전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를 신청한 경북 경산시 문명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학교측은 예비 고3학년들에게 21일까지 자율학습에 참여하지 않아도 된다는 문자를 발송했다.2017.2.20/뉴스1 © News1 정지훈 기자

(대구ㆍ경북=뉴스1) 정지훈 기자 = "정말 너무 부끄럽고 미안합니다. 교사들이 막아야 하는데…학부모와 학생들이 교사를 원망하지 않아 더 미안하고 송구합니다"

교사들을 대신해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철회'를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제자들과 학부모들을 지켜본 경북 경산시 문명고 최재영 교사는 기자와 인터뷰 도중 끝내 흐느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정역사교과서 연구학교로 지정된 문명고에서는 20일 학생과 학부모 등 120여명이 찬 겨울바람을 온 몸으로 맞으며 '연구학교 신청을 철회해 달라'고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운동장 한쪽에서 학생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최 교사는 "이 사태는 교육부와 교육청이 해결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연구학교 지정을) 철회하고 (국정역사교과서를) 폐지하는 것이 맞다. 학교 현장을 더 혼란에 빠뜨리면 그 책임은 누가 지겠느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최 교사는 지난 17일 처음으로 제자들이 운동장에 모여 집회를 열었을 때 등장한 태극기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아이들 집회에 태극기를 든 어른들이 찾아와 항의하는 것을 보면서 너무도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최근까지 이 학교에서 창의체험부장 교사로 활동한 최 교사는 국정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신청을 반대한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보직해임됐다.

그는 "교사들의 보직해임 보다 왜 국정교과서를 학교와 교육청, 교육부가 강행하는지에 더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교연구가 아니라 연구학교 1곳에서 연구를 하는 것이 본래 연구학교 지정 취지에 맞지 않고 전국의 역사교사들이 연구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 아니겠느냐. 그렇다면 당연히 연구학교 지정 사업을 폐지하는게 맞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20일 오전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를 신청한 경북 경산시 문명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학교측은 예비 고3학년들에게 21일까지 자율학습에 참여하지 않아도 된다는 문자를 발송했다.2017.2.20/뉴스1 © News1 정지훈 기자

최 교사와의 인터뷰 동안 학교 운동장에서는 "국정교과서 철회하라", "이사장과 교장은 사과하라", "보직해임 취소하고 선생님을 돌려달라"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학생들은 학교와 재단 측에 "보직해임된 선생님을 당장 복직시키고, 더 이상 다른 선생님과 학생들에게 혼란을 주는 행위를 하지 말아 달라"고 학교 측에 요구했다.

예비 고3인 정연상(18)군은 연단에 올라 "지난 1주일간 함께 마음 고생하고 분노한 학부모님들과 졸업생 선배들, 친구들과 앞으로 문명고에 진학할 모든 후배들에게 정말 죄송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국정교과서에 반대했던 여러 교사들이 직위에서 해임당하고 다른 교사들로 교체됐다"며 "문명고가 그렇게 자랑했던 '왕따없는 학교', '학교폭력없는 학교'에서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교사를 해임한 것은 정신적인 폭력"이라고 주장했다.

집회에 참가한 학부모 박모씨(47·여)는 "인터넷을 통해 학교의 연구학교 신청을 알게 됐다. 담임교사 교체 소식에 너무 놀랐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박씨는 "우리들은 정치적인 의도나 누군가에게 조종을 받아 이 자리에 나온 것이 아니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바로된 역사를 배우기를 원할 뿐"이라며 "옳지 않은 교과서 (연구신청)을 철회해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20일 오전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를 신청한 경북 경산시 문명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철회를 요구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학교측은 예비 고3학년들에게 21일까지 자율학습에 참여하지 않아도 된다는 문자를 발송했다.2017.2.20/뉴스1 © News1 정지훈 기자

추천 3 비추천 0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close]

댓글목록

이슈빠



이슈빠 게시판 게시물 목록
번호 제   목 이름 날짜 조회 쓰레빠 슬리퍼
120555 이분 왜이러는걸까요? 4 아냐모르냐 04.02 1794 5 0
120554 미국에 등장한 가짜 코로나 드라이브 쓰루 검… 병새신끼 04.05 1794 2 0
120553 미국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망가지지 않았다 EmpireDevil 04.25 1794 5 0
120552 아베. 한국처럼 방심하면 안돼 2 dic11s 05.14 1794 4 0
120551 [단독] 당장 퍼주려고 미래 포기한 文정부 회색분자 05.29 1794 5 0
120550 추미애 "공수처 1호 수사 대상은 검찰의 권… 미친개 05.30 1794 5 0
120549 삼성 시다바리 기자들 단면 조읏같네 06.13 1794 2 0
120548 일본 코로나 현상황 신경질 07.17 1794 2 0
120547 류근 시인 페북 2 다그닥따그닥 01.02 1794 3 0
120546 "내가 누군 줄 알아?"경찰 때린 전 여당 … 아냐모르냐 02.27 1794 1 0
120545 I believe 김거니 오피니언 12.27 1794 0 0
120544 국제 결혼 韓남성 절반이 대졸... 30프로… newskorea 05.24 1794 0 0
120543 국민의당 너무도 급변한 진영 맹비난 3 오늘부로은수미 03.18 1793 6 0
120542 대한민국 기름값.. 1 애스턴마틴 09.07 1793 1 0
120541 빨주노초하파남이 모두60만원.jpg dimension 12.31 1793 2 0
120540 [장도리] 새해는.. 뀰♡ 01.02 1793 2 0
120539 일본에서 우려하는 문재인 1 plzzz 01.17 1793 2 0
120538 트럼프, 아직도 '갤럭시S3' 쓰나?..보안… Blessed 01.28 1793 0 0
120537 태극기 집회, 대부분 중국산 끼륵 03.02 1793 3 0
120536 방중행궁도 4 애스턴마틴 12.16 1793 10 0
120535 생명을 살린 이국종 교수에게 은혜 갚은 환자 차칸남정네 12.19 1793 3 0
120534 친일 재산 환수해서 국가유공자들께 다 돌려드… RedKnight 01.03 1793 2 0
120533 Me too 캠페인 이변은없다 02.06 1793 1 0
120532 자유한국당에 입당하려다 거절당했습니다 유릴 03.18 1793 0 0
120531 송영무 국방장관의 잘한 일 8 스트라우스 03.19 1793 10 0

 

 

컨텐츠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