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가난 탓에 글을 배울 기회를 갖지 못했던 어르신들이 뒤늦게 배운 한글에 마음을 담았다.
가난한 집에 태어나 일손을 보태느라 학교를 가보지 못한 일흔의 학생부터, 죽기 전에 자신의 마음을 담은 편지 한 장을 써보고 싶어 글을 배우기 시작한 학생, 90세에 가까운 나이에도 10년 넘게 단 한 번의 결석없이 배우러 오는 노년의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은 특별한 시화전이 25일부터 온라인으로 열린다.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은 ‘인생, 글을 만나 시와 그림이 되다’를 주제로 35명의 문해학습자들의 시와 그림을 담은 ‘2020년 서울 문해교육 시화전’을 개최한다고 24일 밝혔다.
12세되던 해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두 동생을 데리고 남의 집 살림을 해온 이태욱 어르신은 그때 겪었던 어려움과 마음의 상처, 결혼 후 남편과 아들이 차례로 세상을 떠난 후 홀로 된 고단한 삶을 한 편의 시에 담았다.
글자로 표현하지 못했던 지난날의 경험과 마음 속 담아둔 많은 생각들을 써내려간 어르신들의 작품 35점은 25일 오후 2시부터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볼 수 있다. 수상작 및 영상은 서울시 평생학습포털(sll.seoul.go.kr)과 온라인 시화전 홈페이지(slec.kr) 등을 통해서도 10월 말까지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김주명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장은 “시화전에 참가한 문해 학습자들이 쓴 시는 어떤 시인의 시보다 생생하고, 삐뚤빼뚤한 글씨는 어떤 명필의 글씨보다 큰 감동을 준다”며 “이분들의 작품을 감상하며 우리말과 글을 배우는 것의 소중함을 함께 느끼고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에 많은 시민들이 꿈과 희망을 다시 한 번 마음에 되새기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