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3월 출근시간 도쿄 지하철에 치명적인 신경가스를 무차별 살포해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옴진리교' 교주 일당이 조만간 교수대에 설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으로 13명이 죽고 6300명이 병원에 실려간 지 23년 만이다.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법무성은 14일 이 사건으로 사형 판결이 확정된 13명 중 7명을 지금까지 있던 도쿄구치소에서 전국 다른 구치소 5곳으로 분산 이송했다. 법무성은 교주이자 주범인 아사하라 쇼코(麻原彰晃·63) 등 나머지 인원은 모두 도쿄 구치소에 남겨뒀다.
아사하라가 남을 도쿄구치소와 공범들이 이송되는 구치소는 모두 사형 시설이 있는 곳이다. 범죄자가 사형 판결을 받은 곳에서 사형을 집행하는 게 관례지만, 일당이 여럿일 경우 여러 곳에 나눠 사형을 집행하기도 한다. 또 옴진리교는 아직도 전국에 남은 신자가 1000명 이상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사형이 한곳에서 이뤄지면 이들이 모여들어 소동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는 점이 감안됐다.
사건 발생 23년이 지나도록 사형 집행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는 주범 중 한 명인 다카하시 가쓰야(高橋克也·60)가 17년간 도피 생활을 하다 뒤늦게 붙잡혀 올해 1월에야 무기징역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다카하시를 끝으로 옴진리교 핵심 인물에 대한 형사재판이 모두 완료돼 이들에 대한 사형 집행이 가능해졌다.
옴진리교는 힌두교·불교에 노스트라다무스 종말론 등이 뒤섞인 교리를 가진 신흥 종교다. 교주 아사하라는 일본 남부 구마모토현 출신으로 도쿄대 입시에 세 차례 실패한 뒤 침구원을 운영하다 32세에 '옴진리교'를 만들었다. 처음엔 요가 수업으로 시작했지만 곧 교주를 신처럼 떠받들며 탈퇴자를 납치·살해하는 공포 집단이 됐다.
일본 경찰은 1995년 1월 이 문제를 본격 수사하려다가 고베 대지진이 일어나자 수사를 연기했다. 경찰의 감시가 느슨해진 틈을 타 두 달 뒤 옴진리교 교단은 독가스 테러를 자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