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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불 손자 사건으로 시작된 타이 사상 초유의 외침 '왜 왕이 필요한가'

  • 작성자: korex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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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19
1603044553683.jpg 레드불 손자 사건으로 시작된 타이 사상 초유의 외침 \'왜 왕이 필요한가\'

타이 사상 초유의 외침 '왜 왕이 필요한가'
입력 2020.10.06. 11:08


타이에서 쿠데타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시위를 주도하는 젊은 세대는 군주제까지 개혁해야 한다고 말한다. 왕실 비판이 금기인 타이에서 이들은 왜 거리로 나왔을까.

9월19일, 방콕 왕궁 인근의 사남루앙 광장에 시위대 수만 명이 모였다. 2014년 쁘라윳 짠오차 당시 육군 참모총장(현 타이 총리)이 일으킨 쿠데타 이후 6년 만에 열린 최대 규모의 시위였다. 이들은 검지, 중지, 약지 세 손가락을 하늘 위로 치켜든다. 독재에 맞선 혁명을 그린 영화 〈헝거 게임〉의 ‘세 손가락 인사’를 차용한 것이다. 2014년 개봉 당시 일부 지역에서 상영 취소가 된 이후 반정부 시위대의 상징이 되었다. 이날 광장에는 ‘우리는 진짜 민주주의를 원한다’라는 구호가 울려 퍼졌다. 이미 7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타이는 계급사회 경향이 강하다. ‘하이쏘’로 불리는 사회적 부유층의 존재가 공고하고, 이들에 대한 특권과 편의가 불평등을 심화시킨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번 반정부 시위의 또 다른 도화선이 된 사건도 ‘부유층 자제’로부터 불거졌다. 2012년 세계적인 스포츠 음료 브랜드인 ‘레드불’ 창업주의 손자 워라윳 유위타야가 일으킨 음주 뺑소니 사건이 타이 청년들의 분노를 일으켰다. 당시 그는 오토바이를 타고 순찰 중이던 경찰관을 치어 숨지게 한 뒤 그대로 도주해 논란이 되었다. 그러나 처벌은 차일피일 미뤄졌고, 타이 검찰은 끝내 그에 대해 불기소를 결정했다

‘레드불’ 창업주 손자의 음주 뺑소니 사건도 시위 확대에 영향을 미쳤나?

그렇다. 부패한 권력의 모습을 드러낸 사건이었다. 지난 7월, ‘레드불’ 창업주 손자인 워라윳 유위타야가 일으킨 뺑소니 사건에 대해 검찰이 8년 만에 최종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재벌가 손자의 범행에 대해 면죄부를 준 정황이 밝혀지면서 시민들의 분노는 임계점을 넘었다(워라윳에 대한 검찰 불기소로 인해 시위 움직임이 격화되고 ‘유전무죄’ 비난이 일자, 타이 검찰 특별조사위원회는 8월10일 그에 대한 코카인 복용 혐의 부분만 따로 분리해 재수사 지시를 내렸다).

10·20대 학생들이 시위의 주축으로 등장하고 있다. 과거와는 다른 양상인데 이렇게 된 데는 어떤 이유가 있나?

타이의 젊은 세대는 경제적 불안정과 표현의 자유가 억압되는 정치적 위기를 동시에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은 사람들의 분노를 모으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코로나19로 고통을 겪는 와중에 정치인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뉴스를 보면 어떻겠나. 젊은 세대들은 누구보다 재빨리 트위터를 통해 상황을 공유하고 의견을 모았다. 트위터의 익명성과 해시태그 기능이 반정부 시위 관련 정보를 공유하기에 용이했다.

타이에서 왕에 대한 비판은 금기시되고 있다. 왕실은 어떻게 신뢰를 잃었나?

코로나19로 사람들이 고통받는데 정부나 국왕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신뢰를 잃었다. 국민들은 국왕을 위해 많은 세금을 내지만 국왕은 코로나19가 발생하는 와중에 외국에 나가 있었다. 국민을 보호하지도, 상황을 해결하려 하지도 않았다. 비단 이번 사건 때문만은 아니다. 군사정권의 폐단을 왕실이 묵인하고 방조하면서 이미 많은 학생들이 군주제에 의문을 품고 있다. 중장년층들은 군주제 개혁이라는 구호에는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시위에 나선 학생들을 지지하고 있다.

초띠팟파이산 씨는 9월 초 영화 〈뮬란〉을 보이콧해야 한다는 트윗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밀크티 동맹(#MilkTeaAlliance)’이라는 해시태그가 함께 붙은 이 트윗은 9월22일 기준 5만3600회 리트윗될 만큼 타이와 세계 곳곳에서 호응을 얻었다. 밀크티 동맹은 홍콩, 타이완, 타이를 중심으로 확산 중인 새로운 연대의 모습이다. 이들 국가가 밀크티를 즐겨 먹는다는 공통점에서 따온 이름이다. 영화 〈뮬란〉을 보이콧하거나 중국의 메콩강 댐 건설을 비판하기도 하고, 타이 반정부 시위에 대해 응원과 지지의 메시지를 보낸다. 홍콩 우산혁명의 주역인 조슈아 웡은 ‘다이얼로그 차이나 한국대표부’를 통해 “네띠윗은 2016년 방콕 공항에서 입국이 거부되었을 때 나를 도와줬던 고마운 친구”라고 전했다. 둘은 1996년생 동갑내기다.

타이에서 영화 〈뮬란〉 보이콧 운동을 직접 펼치고 있는데.

홍콩의 시위를 보며 나를 포함한 타이의 많은 젊은 층이 영향을 크게 받았다. ‘타이도 홍콩처럼 무너지고 있는데 우리는 왜 계속 침묵하는가’라는 질문을 하게 되었다. 영화 〈뮬란〉의 주연배우가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홍콩 시위대에 대한 경찰 폭력을 지지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었다. 홍콩을 보며, 신장위구르와 티베트를 보며, 우리의 운명도 이들과 그리 먼 곳에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한국 민주주의 역사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 한국 독자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는 한국과 굉장히 가까이 살고 있다. 한국인들이 1970~80년대에 독재자와 싸워낸 역사가 있다는 것을 잘 안다. 한국은 민주주의와 자유의 가치를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한국인들이 쟁취한 자유를 얻도록 타이인들을 도와달라. 국가에 의해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일은 끝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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