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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전 양평 아우디녀 음주 역주행 사고 피해자 아들입니다.(보배펌글)

  • 작성자: 나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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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2195
  • 2020.09.13

안녕하세요? 4년전 양평 아우디녀 음주 역주행 사고 피해자 아들입니다.



엊그제 발생한 가슴아픈 사고 소식을 접하고 오랜만에 보배드림에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하루아침에 풍비박산이 난 한 가정을 지켜 보는 마음이 참 무겁고 안타깝고 아픕니다.



그래도 세월이 약인지라.. 아프신 어머니 잘 모시고 이따금씩 아버지 모신곳에 찾아가 뵙고 오긴하지만...



아직은 하루하루 가족들 생각하며 잘 버티고 있음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4년전 그날의 다시는 떠올리기 싫은 그 사건을 다시금 꺼내어 봅니다..



저희 아버지께서 떠나신 후 세상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음주운전을 하고



사고를 내고 또 다시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고 있습니다.



여러 관련 법이 통과 되었지만 저의 기준으로는 조금도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달라지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119보다 변호사를 먼저 연락했다고 하네요..  하아..



음주운전을 하는 사람들은 왜들 하나같이 인성에 문제가 있는것일까요??









조금은 더 아픈 이야기를 드릴까 합니다..



을왕리 음주사건 피해자 가족분들께 전해드리고 싶지만.. 이 글을 읽으실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당시에 여러 날을 밤을 새워 이곳 저곳 찾아 보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고민하고 그랬던 기억이 있네요..



조금은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에 드리는 말씀이오나 혹여나 마음이 불편하실 수 도 있을꺼란 생각에 조심스럽네요..









일단 가해자의 입장에서 어떤일이 벌어지는지 또 피해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제 경험을 통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의 경우 가해자쪽에 제가 아는 한에서 말씀드릴게요..



우선 가해자는 구속영장에 대한 실질 심사를 받게 됩니다.



거주지가 명확하고 신분이 확실하고 직업등등 여러 상황을 고려하여 도피나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습니다.) 



아마 영장 기각 사유가 될것입니다. 저의 경우 그랬었고요..





아무래도 큰 사고가 있었으니 본인도 다쳤을 지도 모릅니다. 병원에서 간단한 검사와 치료 그리고 심신 안정이 되면



경찰 조사를 받게 됩니다. 구속이 되면 구속 수감중인 구치소에서 경찰서로 조사를 받으러 왔다 갔다 하겠죠..



아니라면 집에서 쉬면서 경찰서에 나와야 합니다. 물론 변호사를 선임했겠죠...



간단한 조사를 한 두번 받게 됩니다..



음주 운전이라 원칙적으로는 보험회사의 면책사유이나



자동차 보험에 가입되어 있기 때문에 가해자 본인의 지갑에서 나가는 돈은 매우 적습니다.



음주운전이라도 보험회사에 400만원의 자기부담금을 내면 구제가 됩니다.



민사는 이렇게 해결이 됩니다..  보험회사가 알아서 합의를 보고 종결짓게 되는것이죠..







이제 형사가 남았습니다..



형사 사건은 피해자 당사자분께서 고인이 되셨으니 유족들과 합의를 해야 합니다.



형사 합의가 되지 않으면 실형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형량이 얼마가 되었든 합의 해주지 않으면 실형을 살게 되어 있습니다.



과실치사.. 어찌됐든 사람이 죽었으니 책임을 져야죠..



하지만 유족들과 합의를 하게 되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따라서 어떻게든 실형을 피하기 위해 합의를 시도할겁니다.





금액은 수천만원선에서 합의를 시도하겠죠??



적어도 법원에 공탁금을 넣기전에 합의하려고 시도를 했다는 제스처를 취해야



진심어린 반성을 하고 있다는 정상 참작을 받기 때문에 기필코 연락해 올겁니다..







저의 경우  사고 후 법원 재판까지 약 8개월 정도가 소요되었습니다. 생각 만큼 빨리 진행되지 않더군요..





그 사이에 합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이제 유족들은 또다시 아픈 선택을 해야 합니다.



사람들 보통 말은 쉽게 합니다.



"합의 해주지 말아야 한다."  "저런X은 콩밥 먹여야한다."





이때 주변 친지 가족 분들 중에는 이런 얘기를 하는 분들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합의 안해줘도 2~3년 살다 나오면 끝이다.. 합의 안해주면 뭐가 남냐..



저X 감옥간다고 아버지가 살아 돌아오시냐?



합의금이라도 받아서 남은 생계 이어가야지"





남은 선택은 고스란히 피해자 유족들의 몫입니다. 이걸 선택하는게 참 가슴 아프더군요.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생각하면 당연히 합의를 하고자 하는 가족은 없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선택은 또다른 문제였습니다.







청와대 청원에서도 밝히셨듯이 강력한 처벌을 받게 하겠다..  피해자 유족분들께서 합의를 하지 않겠다고 선택하시면







이제 가해자는 합의하려고 시도하였으나(반성을 하고 있으나) 



피해자가 원만한 합의 의사가 없어 합의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법원에 공탁금을 넣게 됩니다.



사망 사고이니.. 약 3000만원 정도 넣을겁니다.  생각보다 공탁금이 많이 들어가지 않아요..



공탁금을 넣었으니 판사는 가해자가 초범이고 진정으로 뉘우치고 있고 심신미약의 상태에서 벌어진 사건이므로



많아야 2~3년... 어쩌면 그보다 더 안나올 수 도 있습니다.







음주 운전 사망 사고로 실형을 5년 이상 받은 사례가 있는지 한번 찾아 보셨을까요??



저는 당시 부모님 사고에 눈에 불을 켜고 판례를 찾아보았으나 3년 이상의 형 집행을 거의 보지 못하였습니다.



대부분은 형사합의에 의하여 징역8개월 집행유예 2년 이 보통이었습니다.



합의 받지 못해도 3년이내 형집행이 끝이더군요..







청와대 청원을 넣었다고 한들.. 우리나라는 3권 분립의 나라입니다.



행정부가 사법부에 월권을 행사할리 만무합니다..



바뀌는건 없습니다..





법은 판례가 정말 중요합니다.



판사가 기존의 판례를 뒤집고 피해자의 가족을 위로하기 위해  엄정한 법 집행을 가해자에게 내린다??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제 마음이 아픕니다..



그럼 피해자는 어디서 구제를 받아야 하나요?? 라는..



절망감이 듭니다.. 그래서 음주운전의 피해자는 정말 억울하고 분한거죠... 사람들이 분노하는 것도 이 때문이고요



음주 사고에 의한 피해자는 형사 사건에 대해 참조인이 될 뿐 어떠한 발언도 할 수 없습니다.



법정에 출석할 일도 없고 검사는 연락와서 지금 상태가 어떤지 묻고 끝입니다.



을왕리 사고는 피해자께서 고인이 되셨기 때문에 더더욱 사건 담당 검사 연락을 받을 일도 없고요..



저의 경우 몇달이 흘러 해당 사건에 대한 판결 결과만 문자 메시지로 받는게 끝이더군요..







끝으로..



피해자 유족분들께 한가지 말씀을 드립니다..  합의 하지 않으시겠다고 마음 먹으셨다면



공탁금 회수 동의서를 꼭 제출하세요.. 검찰에 진정서도 꼭 넣으시고요



가해자의 사과가 전혀 와닿지 않음을 판사에게 알릴 수 있는 방법중 하나입니다.



또 변호사 꼭 선임하시구요.. 형사뿐만 아니라 보험회사와 민사 합의 과정에서 변호사의 도움이 많이 필요합니다.



경황이 없으시겠지만.. 혹시라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찾아보시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두서없이 적었습니다.





그 어떤 말도 마음의 위로가 되시지 않는다는거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남은 가족들 보살피고 아픈 상처는 세월에게 맡겨두고 앞날을 바라 보시길 기원합니다.



죄송합니다. 저역시 피해자의 입장이었지만.. 세상을 바꾸지 못하였습니다..



죄송합니다.



이렇게 글로만 남기게 됩니다..



하루 빨리 가족의 아픔이 치유되기위해 우리나라의 음주운전이 꼭 사라지길..



또한 음주운전자들이 꼭 정당한 처벌을 받는 세상이 오길 바랍니다.



 ===================

출처 https://m.bobaedream.co.kr/board/bbs_view/freeb/2087718/1

보배드림에서 본글인데 가슴이 아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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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acadiacri님의 댓글

  • 쓰레빠  acadiacri
  • SNS 보내기
  • 살인이랑 동급으로 처벌해야 하는데 참
0

kesara님의 댓글

  • 쓰레빠  kesara
  • SNS 보내기
  • 이사건 기억하지...
    정의로운 결말은 안나왔군..
0

훔훔님의 댓글

  • 쓰레빠  훔훔
  • SNS 보내기
  • 감방안갔죠. 집행유예 나온걸로 알고 있음.. 음주운전에 역주행인데도..
0

동안의암살자님의 댓글

  • 쓰레빠  동안의암살자
  • SNS 보내기
  • 음주운전 처벌은 왜 이렇게 약한 건가
0

고키님의 댓글

  • 쓰레빠  고키
  • SNS 보내기
  • 와씨 저게 뭐냐..
0

ghzl님의 댓글

  • 쓰레빠  ghz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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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탁금이 그래도 1억은 넘겠지 했는데 3천이라니...
0

황제님의 댓글

  • 쓰레빠  황제
  • SNS 보내기
  • 을왕리 유가족 분들이 꼭 보셨으면..
0

스나이퍼님의 댓글

  • 쓰레빠  스나이퍼
  • SNS 보내기
  • 저 분 사건.... 진짜 욕나왔는데...ㅠ
    ----------------------------------------------------
    이 사고로 최씨의 부인은 고관절 수술을 받아 허리와 다리를 제대로 굽힐 수도 없게 됐습니다. 최씨는 사고 충격에 따른 장 파열로 장 절제수술을 받은 뒤 평생 배변주머니를 차게 됐습니다. 가해차량 운전자 및 동승객 2명은 가벼운 타박상을 입었습니다. 취재 당시 최씨는 기자를 만나길 거부했습니다. 평생 배변 주머니를 차야했던 자신의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보이고 싶지 않아 하셨기 때문입니다. 망가진 건 몸 뿐이 아니었습니다. 매일 밤 불면증과 사고 후유증에 시달려 정신과 치료도 받아야 했습니다. 편하게 잠을 자는 것조차 어려웠던 겁니다. 후유증이 심해져 점점 몸은 야위어갔고, 설상가상 뇌출혈로 쓰러져 투병생활을 하다 결국 가족 곁을 떠나게 됐습니다.

    “가해자는 어떻게 됐어요?” 아들에게 물었습니다. 돌아온 답은 씁쓸했습니다.

    "걔네 집행유예랑 사회봉사 받았어요. 사회봉사는 이미 다 끝났다고 하더라고요. 대한민국 법은 음주운전자 편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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