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 공공운수노조
우울증 및 공황장애를 앓던 서울도시철도 기관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확인됐다. 1인 승무제에 따른 정신적 스트레스가 자살의 원인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9일 공공운수노조 5678서울도시철도노조에 따르면 지하철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 수색 승무사업소(6호선 운행)에서 근무하던 기관사 김모씨(51)가 전날 새벽 6시30분쯤 경기 파주시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의무기록에 따르면 김씨는 공황장애,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2005년부터 병원에서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았고 지난해 9월부터 상태가 악화됐다. 그는 지난 3일 상사에게 유선으로 우울증 및 공황장애 증세를 호소하기도 했다. 5678서울도시철도노조는 “이번 사고는 예전과 달리 기관사가 공개적으로 정신건강상 고통을 호소했음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극단적 사고로 비화된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서울도시철도 기관사의 자살은 이번이 9번째인데 이전의 사례는 기관사가 정신건강상 고통을 숨기는 중 일어났다. 하지만 직원들의 정신건강을 전담하는 힐링센터가 설치된 이후 고통을 호소하고 치료와 복귀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직원 중에 사고가 발생한 적은 없었다.
5678서울도시철도노조는 서울도시철도에서 기관사 자살이 잇따르는 원인을 1인 승무제로 보고 있다. 100% 지하터널 구간인 5~8호선을 1인 승무제로 운영하고 있어 기관사들에게 높은 긴장도가 요구된다. 하루 종일 좁은 기관실과 어두운 지하에서 근무하다보니 일반인에 비해 정신질환을 앓는 경우가 많다.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는 2인 승무제를 운영하고 있는데 기관사 자살자는 없다.
서울시와 서울도시철도는 2014년 지하철 기관사들의 잇따른 자살이 사회적 논란이 되자 힐링센터, 정신건강 프로그램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2인 승무제 도입 시 1000억원 이상의 예산소요가 발생한다며 2인 승무제 도입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는 “김씨가 목숨을 끊기 전 우울증 및 공황장애를 호소한 것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이번 사망은 업무상 재해”라며 “기관사들의 죽음이 이어지지 않으려면 2인 승무제 도입을 더 이상 늦춰선 안 된다”고 밝혔다. 5678서울도시철도노조는 “노조도 미리 막을 수 있었던 사고를 방지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고 유족에게 사과드린다”며 “고인의 순직 처리와 명예회복을 위해 유족과 공사와의 합의가 원만히 마무리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계속 지금의 1인 승무제 상황을 방관하며 놔둔다는건 또 다른 기관사들의 목숨마저 위태롭다는 소리 아닌가요. 선거 때나 온갖 선심쓰는 정책 말로만 내놓지 말고 실질적으로 힘든 사람들이 헤어나올 수 있는 정책을 시행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