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피해자 무명천 할머니(본명 진아영)의 생가에 있는 글의 내용이다. 제주 4·3은 제주도의 가슴 아픈 역사다. 제주도서 해마다 4월 3일이면 산자는 제대로 잠들지 못한다고 한다.
제주 4·3은 1948년 4월 3일부터 1954년 9월 21일까지 해방공간의 이념 갈등을 발단으로 봉기한 남로당 무장대와 미군정, 국군, 경찰 간의 충돌 과정에서 제주도 주민들이 억울하게 희생당한 고통의 나날로 기억되고 있다.
정부와 학계자료에 따르면 제주 4·3으로 제주 마을 109개가 없어졌다. 정부가 확정 발표한 희생자 숫자는 1만4232명에 이른다. 진상보고서에는 3만명으로 나온다. 3만명의 희생자 중 3분의 1은 보호를 받아야 할 어린이·노인·여성이었으며 희생자 중 86%는 군·경 토벌대에 의해, 14%는 무장대에 의해 각각 학살됐으며 유족은 모두 5만9426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10대였던 아버지, 어머니, 형제, 자매, 친지, 이웃의 억울한 죽음을 가슴에 묻어야 했던 유족들은 올해 제주 4.3 사건 70주년을 맞아 80대가 됐다.
2003년 제주 4.3 진상보고서가 발간되면서 비로소 제주 4·3이 세상으로 나왔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국가 권력을 대표해 공식 사과한 바 있다. 2004년 박근혜 정부는 4월 3일을 국가지정 추념일로 지정했다.
제주도 의회는 4월 3일을 지방공휴일로 지정했다. 지난 23일 원희룡 제주지사는 기자회견을 열어 제주도의회가 재의결한 "‘4·3 희생자 추념일의 지방공휴일 지정에 관한 조례안’이 이송됨에 따라 즉시 공포한다"고 밝혔다.
올해 제70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이 행정안전부 주최, 제주특별자치도 주관으로 3일 오전 10시 제주 4·3 평화공원 일원에서 열린다. 이날 추념식은 '슬픔에서 기억으로, 기억에서 내일로'라는 주제로 제주 4·3 생존 희생자, 유족 등 1만5000명이 참석한다.
올해 추념식에는 처음으로 오전 10시부터 1분 동안 제주도 전역에 묵념 사이렌이 울린다. 추념식은 국군 교향악단과 국방부 의장대의 행사 참여로 4·3 생존희생자 113명과 유족에게 최대한 예우를 갖춰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 4·3 평화공원서 지난 70년 동안 편히 잠들지 못했던 4·3의 넋들을 기리는 제주도민들의 가슴 아픈 반추는 바다 건너 전국에서도 물결칠 것으로 보인다. 이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