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캘리포니아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40대입니다.
한국에서 온 지는 아직 1년이 채 안되었네요.
2명의 초등학생 아이들이 있는데, 사교육비가 너무 많이 들어서 걱정입니다.
한국에서는 방과후 프로그램이 아주 저렴하고 다양했는데
이곳의 방과후 프로그램은 비용도 대여섯배인데다가
모두 라이딩을 해 줘야 하니 시간 낭비도 심합니다.
부모 없이 아이들끼리 나가서 놀기도 어려우니, 수영이나 농구같은
운동 관련된 사교육도 반드시 해야 하고(이런 거라도 안하면
애들이 배가 나오더군요) 여기서 태어난 애들이 아니라서
당분간 영어까지 튜터링해 줘야 하죠. 결국 한국에서는 하지 않던
사교육이 기본적으로 두 가지가 들어가는 셈인데, 그 비용이 둘이 합쳐서
한달에 $1000 정도 됩니다. 한국에서는 피아노 태권도 등 매일 가는
수업을 받아도 둘이 합쳐서 40만원 정도 썼던 것 같네요.
그러니 여기에서 피아노같은 예능 레슨은 꿈도 꾸기 어렵습니다. 만약 애들 성적이
부진해서 수학같은 과목도 사교육을 시켜 줘야 하는 상황이 올까봐 겁이 납니다.
이런 상황을 보면, 미국의 공교육은 거의 붕괴된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학교에서 인성교육을 안 시키고 너무 경쟁 위주의 주입식 교육을
한다는 것이 문제인 반면, 방과후 프로그램은 무척 유용하고 저렴하며,
사교육도 일부 부유층 지역을 제외하면 저렴하게(미국에 비해서 무척) 받을 수
있지요. 그런데 미국에서는 학교에서 아이들이 자유롭지만,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부족한 점이 있을 때는 황당하게 비싼 비용을 들여 사교육을 시켜야 한다는
부담이 있네요.
미국이 원래 이랬나요? 아니면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재정 상황이 안 좋아서
학교에 대한 지원을 줄였기 때문인가요?
교육때문에(영어 하나때문에 돈 싸들고 온다는 부유층은 제외하고) 미국으로
이주한다는 사람들을 점점 이해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유럽이라면 모를까, 사교육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미국은, 교육 이민의 국가로서는
별로 추천하고 싶지가 않네요.
아무래도 사교육비 부담때문에 한국에 돌아가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