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자 월급 떼 성금낸 공기업..동의 서류도 가짜
박진영 입력 2020.06.08. 22:11
[KBS 대구]
[앵커]
대구 도시철도의 청소 업무를 담당하는 공기업이 최저임금을 받는 직원들에게 코로나19 성금을 강제로 기부하게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기부를 거절한 직원의 서명까지 몰래 조작해 월급에서 공제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박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구 도시철도의 청소를 담당하는 도시철도공사의 자회사 '대구메트로환경'.
두 달 전 이 회사 소속 환경미화원 5백여 명이 코로나19 성금 천백만 원을 기부해 화제가 됐습니다.
그런데 미화원들은 당시 회사 측이 성금 기부를 강요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A 환경사/음성변조 : "(관리소장이) 기부 동의서를 들고와서 서명을 하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서명을 했습니다. 강제적으로 하라고 하니까..."]
실제 환경미화원의 월급 공제 동의서에는 이름과 사번, 심지어 기부 금액까지 미리 작성되어 있었습니다.
거절하면 쉬는 날에도 독촉 전화를 해 기부를 할 수 밖에 없었다는 미화원도 있습니다.
[B 환경사/음성변조 : "2, 3만 원이 남들에게는 작은 돈일지 모르겠지만 우리에게는 큰돈이거든요."]
기부 과정에서 사문서 위조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당사자가 동의서에 서명하지 않았는데도 서명이 돼 있는 경우가 있었다는 것, 이같은 의혹을 제기한 미화원은 취재진이 만난 사람만 15명입니다.
[C 환경사/음성변조 : "기부가 부담스러워서 안 한다고 했는데, 명세서를 보니깐 돈이 빠졌더라구요."]
관리소장은 미화원들이 착각한 것이라고 반박합니다.
[관리소장/음성변조 : "이분들도 연세가 있으니깐 판단이 흐려서 기억을 잘 못 해서 그렇지, 제가 강압적으로 했는 건 없거든요. 전혀."]
회사 역시 성금 모금은 자발적으로 진행됐다며 미화원들의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김태한/대구 메트로환경 사장 : "소수 몇 사람의 불만 때문에 선뜻 모금운동에 참여한 환경사님들이 진짜 마음에 상처를 받지 않을까 (그게 걱정입니다)."]
미화원들과 회사 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가운데 미화원들은 서명 조작과 관련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https://news.v.daum.net/v/20200608221139251
징글징글하다...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