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뉴스 큐레이션: 싱크탱크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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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래를 고민하지 않는 민간연구소와 국책기관
‘국민소득 2만 달러’라는 노무현 정부의 집권 4개월 의제는 삼성경제연구소로부터 나왔다. 이처럼 민간경제연구소는 정책을 집행하는 관료에게 어떤 방향으로든 영향을 줬고,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하지만 지금 민간연구소의 이런 기능은 사라졌고, 국책연구기관들도 마찬가지다. 한국경제신문이 싱크탱크가 사라진 대한민국의 현실을 짚었다.
민간 연구소 ‘트로이카’ 중 한 곳인 현대경제연구원이 올해(1월 1일~8월 18일) 내놓은 보고서는 총 105건이다. 4년 전 같은 기간보다 20.9%가 줄었다. 작년 2015년에만 핵심연구인력 10여 명이 빠져나가고, 박사급 인력도 5년 새 반으로 줄었다. LG경제연구원도 지난해 내놓은 보고서가 총 153건으로 2012년(187건)보다 22.2% 줄었다.
보고서, 인력 축소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기능 상실이다. 아예 외부 보고서나 경제 전망을 내놓지 않는 민간 경제연구소도 늘었다. 돈도 안 되고 ‘잡음’도 많은 거시경제 분석 보고서를 내놓기보다는 연구 인력 대다수를 모기업의 주력업종 시장 전망이나 경영전략 등 내부 연구로 돌려버린다. SERI 보고서로 유명했던 삼성경제연구소는 2013년 조직 전체를 삼성그룹 인하우스 연구소로 전환하면서 SERI보고서가 사라졌다.
대기업들이 3세 경영으로 전환되면서 공적 연구기능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심해지고, 오너의 입김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현실 때문이다. 경제성장률 전망 보고서를 내면 정부로부터 ‘왜 이렇게 수치를 낮게 잡았냐’는 등의 각종 압력이 들어온다. 민간연구원은 물론 국책연구기관도 제 기능을 상실했다. KDI는 선망의 대상에서 경력 쌓기용 정거장, 연구용역 따내기에 급급한 기관이 되어버렸다. 현재를 살아가기에 급급한 싱크탱크, 미래는 누가 준비할 수 있을까.
●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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