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아파트에서 지난 8일 한밤 중에 한 여성이 복도 양편의 현관문 손잡이마다 침을 뱉고 다니다가 모퉁이에 이르자 주위를 살펴보고 있다. 바이두 캡처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아파트에서 이웃집 현관문 손잡이마다 침을 뱉고 다니던 여성이 붙잡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큰 고통을 겪는 우한에서 인면수심의 몰염치한 범죄까지 성행해 더 흉흉한 분위기다.
지난 8일 밤 9시52분쯤, 우한 동후징위안의 아파트에서 긴 머리의 젊은 여성이 수상한 행동을 보였다. 그는 고개를 숙인 낮은 자세로 아파트 복도를 지나오며 양쪽의 현관문 손잡이마다 침을 뱉었다. 복도가 끝나는 모퉁이에 다다르자 정면에 설치된 폐쇄회로( CC ) TV 를 의식했는지 일어서며 딴청을 피우고는 잠시 뒤를 돌아봤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만족하지 못했는지 다시 계단 손잡이에 침을 뱉고 사라졌다. 이 같은 범행 장면 일부가 CCTV 에 그대로 담겼다.
이 아파트는 이미 93명이 발열 증세를 보이고, 이중 30명은 확진 판정을 받아 우한에서도 요주의 지역으로 꼽히던 곳이었다. 여성은 일부 주민의 14일간 자가 격리가 끝날 즈음에 맞춰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여성을 상대로 왜 이처럼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로 불안한 시기에 주민들이 모여 사는 아파트에서 이웃의 안전을 볼모로 상식을 망각한 파렴치한 행동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지난달 31일 충칭에서는 한 여성이 엘리베이터 안에 구비된 일회용 티슈를 무더기로 꺼내 침을 뱉은 뒤 다시 쑤셔 넣었다가 적발됐고, 지난 4일에는 광시성에서 한 남성이 휴지에 침을 뱉어 엘리베이터 버튼에 잔뜩 묻혔다가 붙잡혀 10일간 구속됐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 @ 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