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타이난시에 건립.. 마잉주 前 총통 등 참석
대만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는 ‘소녀상’이 처음으로 세워졌다.
타이완TV 등 대만 현지 언론은 14일 대만 남부 타이난(台南)시에 소녀상이 설치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시민단체 주도로 이뤄진 제막식에는 마잉주 전 대만 총통과 야당인 국민당 인사들이 참석했다.
소녀상은 두 손을 위로 향해 치켜든 모습으로 피해자들의 저항과 무력감을 표현했다. 표지판에는 중국어 한국어 영어 일본어로 “위안부 피해자는 20만∼40만명에 이른다” “유엔인권위원회가 위안부를 성노예로 인정했다” 등의 문구가 담겼다.
소녀상은 국민당 소유 부지로 과거 일본인이 지은 백화점 앞에 설치됐다. 대만은 1895년부터 1945년까지 일본 지배를 받았다. 대만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인정받은 사람은 58명으로, 현재 2명이 생존해 있다. 일본 정부 주도로 설립된 ‘아시아여성기금’은 대만 피해자에게 보상금과 사죄 편지를 전달했지만 피해자 대부분은 “일본 정부의 책임이 불명확하다”며 받지 않았다.
마 총통은 제막식에서 “여당인 민주진보당이 위안부 문제 해결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마 총통은 재임 당시 일본 정부에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공식 사과와 배상을 요구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