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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파워 ‘보수 트위터리안’, 댓글부대에 돈은 누가 대고 있을까

  • 작성자: 보스턴콜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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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1335
  • 2016.10.25

청와대 개입, 전경련 자금지원 방식 반복되나

지난 6월 내년 대선을 겨냥한 댓글부대로 의심되는 청원사이트 구축을 시도한 국정원 출신의 김흥기씨(왼쪽 사진)와 보수단체 애국연합의 김상진 SNS 단장(오른쪽 사진). 두 사람의 활동에 대한 자금 지원 출처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이상훈 선임기자 / <미디어오늘  > 제공

지난 6월 내년 대선을 겨냥한 댓글부대로 의심되는 청원사이트 구축을 시도한 국정원 출신의 김흥기씨(왼쪽 사진)와 보수단체 애국연합의 김상진 SNS 단장(오른쪽 사진). 두 사람의 활동에 대한 자금 지원 출처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이상훈 선임기자 / <미디어오늘> 제공

국정원 출신 김흥기씨의 ‘댓글부대’ 의혹과 ‘‘어버이연합’ 관제데모 의혹, ‘최순실 게이트’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세 사건 모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관련을 맺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초 전경련이 정기적으로 어버이연합을 위해 자금을 지원한 사실이 드러났고, 최근에는 최순실씨가 개입된 사단법인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설립하는 과정에서도 회원사를 통해 800억원을 모금한 사실이 밝혀졌다.

그렇다면 ‘김흥기 댓글부대’는 과연 전경련과 어떻게 관련이 돼 있을까. 우선 둘 사이 관계를 밝히기 위해 2012년 대선 당시로 거슬러 올라갈 필요가 있다. 2013년 검찰 특별수사팀은 18대 대선 당시 국정원 심리전단 조직이 다수 민간인 조력자(PA)들을 선거 여론 조작에 동원한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국정원 댓글녀’ 김하영씨도 연세대 정외과 선배인 이모씨와 다수의 아이디를 공유하며 댓글활동을 한 바 있다. 변변한 직업이 없던 이씨의 계좌에는 대선을 전후한 1년 동안 모두 29차례에 걸쳐 9234만원이 입금됐다. 민간요원 1명당 활동비로 의심되는 1억원 가까운 돈이 흘러든 것이다. 당시 4개팀으로 나눠진 국정원 심리전단 조직에 모두 12개의 파트가 존재했던 만큼 각각의 활동을 위해 민간 댓글부대에 적잖은 돈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짐작 가능하다. 또한 민간 댓글부대원들이 대선 후 아무렇지 않게 예전의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갔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들이 지금까지 댓글부대로 활동하고 있다면 어버이연합의 관제데모 동원과 마찬가지로 누군가 지속적으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외부지원 없이 왕성한 활동 가능할까

이 점에서 지난 7월 세월호 특별조사위가 트위터 ‘댓글 조장’으로 지목한 김상진씨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씨는 현재 자유총연맹 등 174개 보수단체가 가입된 애국연합에서 SNS감시단장을 맡고 있다. 그는 지난 대선과정에서 1만5000개의 댓글을 유포시켜 검찰 특별수사팀이 요주의 인물로 지목한 박사모 간부 출신 @kkj0588, 여의도 댓글부대 ‘십알단’을 이끌던 윤정훈 목사와도 자주 트윗을 주고 받았다. 특히 그가 대선에 동원한 64개 트윗 계정들은 세월호 댓글 공세를 거쳐 지난 4월 총선에까지 활용됐다. 의문은 김씨의 이 같은 왕성한 활동이 과연 아무런 외부의 지원 없이 가능했겠느냐는 상식적 물음에서 출발한다.

김씨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나는 정말 배고픈 사람이고 신념 가지고 일하는 사람”이라며 “나를 건드리면 안 되는 이유가 정치권에서 봤을 때 흠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내가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의 킬러로 불릴 정도면 좌파진영에서 통장기록을 다 들여다 봤을 텐데 아무것도 나온 게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기 어려운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그가 대선기간 중 작성한 트윗 일지를 보면 대선 전날 ksj03169@ 계정을 이용해 1시간 사이에 무려 98개의 선거용 글을 트위했다. ksj03169@ 계정이 김씨 혼자가 아니라 다수의 댓글부대원들이 공유하는 계정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심지어 10분 정도 간격으로 1분 사이에 5~6개의 장문 트윗을 올리는가 하면 최대 1분에 8개 트윗을 하기도 했다. 김씨가 ‘소주청년’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30대 청년에게 트윗 계정을 빌려줬다는 주장도 의문투성이다.

종편에서 유명 보수논객으로 활동하는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은 2012년 10월 자신을 찾아온 ‘소주청년’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소주청년은 대선기간 중 파워 트위터 순위 10위 안에 들 만큼 변희재씨와 함께 보수진영에서는 제법 이름이 알려진 닉네임이었다. 황 소장은 “당시 내가 안철수 공격수로 알려져 있던 때였는데, 20~30대 청년 3~4명이 찾아왔고, 그 가운데 한 명이 자기가 소주청년이라고 하면서 안철수(까는) 영상을 하나 제작해보자고 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황 소장에 따르면 당시 청년들은 자신에게 출연을 제의하면서 “돈도 몇천만 원 정도 있고, 동영상은 자기네가 만드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도 했다.

2012년 새누리당 대선캠프와 연계를 맺고 불법적인 SNS 선거운동을 했던 애국연합 김상진 사이버감시단장이 대선 후 SNS 강의를 진행하기 위해 카카오스토리에 띄운 홍보용 글. 누가 교육장 시설을 마련하는 데 돈을 댔는지 의문이다.

2012년 새누리당 대선캠프와 연계를 맺고 불법적인 SNS 선거운동을 했던 애국연합 김상진 사이버감시단장이 대선 후 SNS 강의를 진행하기 위해 카카오스토리에 띄운 홍보용 글. 누가 교육장 시설을 마련하는 데 돈을 댔는지 의문이다.

SNS 강의시설은 누가 만들었을까 

사실이라면 소주청년은 외부의 자금지원으로 움직이는 댓글부대였던 셈이다. 김씨는 황씨로부터 들은 내용을 전달하자 전혀 모르는 얘기라고 했다. 하지만 자신도 새누리당 대선캠프와 연계를 맺고 있었다는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그는 “2012년 3월 먹고살기 바빠서 트위터 활동을 잠시 접었는데, 대선캠프에 있던 선배가 연락이 와서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선배는 (캠프 내에서) 하바리 중에 하바리였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대선 당일 트윗 일지를 보면 김씨는 개표장에 있는 새누리당 참관인들에게 “개표율이 90% 넘는 곳은 박근혜표를 일일이 확인해 새누리당 중앙에 핸드폰으로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대선캠프에서 별로 존재감이 없는 활동가에게서 나올 수 있는 지시내용이 아니다.

그가 어느 정도 급의 활동가였는지는 평소 속내를 털어놓을 정도로 친밀하게 트윗을 자주 주고받던 kkj0588@의 위상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kkj0588@는 대선 때 1만5000개의 선거글을 퍼나르는 등 왕성한 SNS 활동을 벌였고, 대선 후엔 친박계 핵심 윤상현 의원이 대통령 정무특보 시절 그가 요양 중인 산속의 병원에 직접 문병을 오기도 했다. 김 단장과 kkj0588은 대선 당시 새누리당 SNS 선거활동의 핵심인물로 볼 여지가 많은 셈이다. 대선 후 김 단장이 운영하는 카페에는 소위 ‘SNS 10만 양성설’을 주장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또 지하철 2호 봉천역 6번출구 바로 앞 빌딩에는 실제로 SNS 교육장이 만들어져 격주로 교육생을 모집하기도 했다.

누가 대선 후 프로젝트빔, 대형스크린을 갖추고 한꺼번에 수십 명을 상대로 SNS 강의를 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었는지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일차적으로 의심을 해볼 수 있는 대목은 김씨가 ROTC 선·후배 인연으로 정몽준 전 의원 카페지기로 오랫동안 활동한 사실이다. 국정원 출신의 김흥기씨와 그의 이력이 서로 만나는 지점도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 전 의원과 관련이 있다. 김흥기씨는 2011년 정 전 의원이 설립한 아산나눔재단 청년창업지원센터 운영위원이었다.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아산나눔재단은 ‘김흥기의 기업가 정신’(동영상 15분)을 전국 80개 대학 교재로 보급할 계획도 갖고 있었다. 김흥기씨가 이처럼 고공 플레이를 할 때 김상진씨는 SNS를 통해 아산나눔재단 창년창업지원센터를 홍보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12년 대선 공간에서의 역할 분담도 비슷했다. 김상진씨는 2012년 11월 정 전 의원이 박근혜 후보를 지지를 선언한 후 새누리당 캠프와 관계를 맺고 SNS로 바닥표를 훑었다. 비슷한 시기 김흥기씨는 전경련의 입장을 대변하는 인사들과 함께 재벌들 이해관계를 선거여론에 반영하는 역할을 맡았다. 김씨는 2012년 11월 13일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 송원근 선임연구위원과 함께 토론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김씨가 박근혜 정부 ‘노동개혁’의 전도사로 부상하기 시작한 순간이다. 김흥기씨는 대선 후에도 지속적으로 전경련 인사들과 관계를 맺으며 재벌들 입장을 대변하는 이데올로그로 입지를 굳혀갔다.

올해 2월 광화문에서 양대 노총을 기득권 세력으로 몰기 위한 우익청년단체의 일자리 나눔 행사에서는 전경련 산하 자유경제원 사무총장 출신의 전희경 의원과 공동연사로 등장하기도 했다. 2013년 미래부 글로벌창업정책포럼 상임의장에 추대될 때는 대표적 전경련 이데올로그인 좌승희 전 한국경제원장이 고문을 맡기도 했다.

이처럼 전경련과 특수관계를 유지해온 김흥기씨는 올해 6월 SNS 선거활동 전문가인 김상진씨와 다시 만나 새로운 청원사이트 구축을 제안했다. 전국의 보수시민단체들을 청원사이트에 연결하면서 16개 국회 상임위에 대응하는 오프라인 전문가 조직 구축까지 염두에 둔 대형 프로젝트였다. 누가 봐도 내년 대선을 겨냥한 댓글부대로 의심할 만한 시도였다. 역시 드는 의문은 누가 자금을 대느냐는 것이다. 어버이연합, 미르재단에 이어 김흥기 ‘청원사이트’에서도 청와대가 개입하고 전경련은 자금을 대는 방식이 반복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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