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할인가라더니… 주요 상품 20종 비교해보니
정부 주도로 이달 7일까지 열리는 쇼핑·관광 축제 '2018 코리아세일페스타'의 주요 할인 상품들이 온라인 최저가보다 오히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운영사무국이 "세일 기간에만 '파격 할인가'로 구매할 수 있다"며 홈페이지에 공개한 대표 할인 상품 20개의 가격을 본지가 전수(全數) 비교한 결과다.
이 행사는 산업통상자원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내수(內需) 경기 활성화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공동 주최하며 올해 3년째를 맞는다. 올해엔 삼성전자· LG 전자를 비롯해 롯데백화점·이마트 등 제조·유통·서비스 분야 231개 기업이 참여했다.
◇ 온라인 최저가가 더 싸… 바가지 우려
삼성전자 는 대표 할인 상품으로 정가 대비 20% 할인 판매하는 14㎏ 용량의 그랑데 의류 건조기를 내놨다. 코리아세일페스타가 개막한 지난 28일 서울 중구의 한 삼성디지털프라자 매장에 가격을 문의하자, 직원은 "정가 202만원에서 사은품으로 주는 백화점 상품권 39만원을 제하면 163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제품은 현재 온라인에서 최저가 120만원에 팔리고 있다. LG 전자 가 별도 기획 모델로 내놓은 399만원짜리 65인치 올레드( OLED ) TV 도 마찬가지다. 동일한 사양의 TV 를 온라인에서는 미국 직구(현지 직접 구매) 가격으로 270만원대에 판매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사양은 같지만 미국 제품이기 때문에 4K(초고화질) 지상파 수신과 같은 일부 기능은 구현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소·중견기업 제품도 마찬가지다. 가구업체 까사미아 가 내놓은 99만원짜리 '로레토 3인 소파'도 온라인 최저가(97만100원)보다 비싸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제휴 신용카드 할인을 받으면 가격은 92만원대까지 떨어진다. 자이글 이 30% 할인 판매하는 20만9000원짜리 구이 기기 '자이글 파티'는 온라인 최저가가 16만원대다. 메디힐 은 3000원짜리 마스크팩 ' NMF 아쿠아링 앰플마스크 EX '를 반값(1500원)에 판매하고 있지만 온라인 최저가는 개당 600원이다.
대표 할인 상품 중 온라인 최저가보다 싼 제품은 슈피겐코리아 의 스마트폰 케이스, 장수돌침대, 현대리바트 의 4인용 가죽소파 정도다. 행사 전부터 싸게 팔던 제품을 새로운 할인 상품인 양 소개한 기업도 여럿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참가 기업 관계자는 "정부 요청이 있어서 매년 대상 품목을 늘리고는 있지만 대표 인기 상품은 빠졌고 할인 폭도 크지 않아 소비자들이 실제 사고 싶은 제품과는 거리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 기업들은 '11월 블프' 특수에 더 관심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이처럼 '보여주기식 행사'가 된 것은 관(官) 주도 행사에 기업들이 등 떠밀려 나오는 구조 때문이다. 참가 기업들은 한국과 미국의 유통 구조가 달라 파격 세일을 통한 재고 떨이의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설명한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미국은 국토가 넓고 운송비도 비싸기 때문에 유통업체들이 대규모로 제품을 직(直)매입해 판매하다가 연말엔 재고를 박리다매로 처리하지만 한국 상황은 다르다"고 했다. 국토 면적이 크지 않고 운송도 편리하기 때문에 창고에 쌓아놓고 팔기보다는 필요할 때마다 주문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특히 백화점은 매장을 임대해주고 판매 수수료를 받는 식이라 재고 부담을 거의 떠안지 않는다.
국내 기업들의 관심은 오히려 한 달 뒤인 11월 블랙프라이데이 특수(特需)에 쏠려 있다. 11월에는 중국의 최대 쇼핑 축제 광군제(11일)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넷째 주 금요일)가 열린다. '1+1' '70~90% 할인'과 같은 파격 조건에 국내 소비자들도 적극적으로 해외 직구에 나선다. 국내 유통업체들은 직구로 쏠리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붙잡기 위해 11월에 자발적으로 '블랙세일' '블랙페스타'와 같은 대규모 세일에 나선다. 정부가 9월 말~10월 초에 기업들을 세일 행사에 동원해도 반응이 뜨뜻미지근한 이유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景氣)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어찌됐든 분위기를 띄우려는 노력을 한다는 점에서는 고맙게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시기를 11월로 늦춰 실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부 주도로 이달 7일까지 열리는 쇼핑·관광 축제 '2018 코리아세일페스타'의 주요 할인 상품들이 온라인 최저가보다 오히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운영사무국이 "세일 기간에만 '파격 할인가'로 구매할 수 있다"며 홈페이지에 공개한 대표 할인 상품 20개의 가격을 본지가 전수(全數) 비교한 결과다.
이 행사는 산업통상자원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내수(內需) 경기 활성화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공동 주최하며 올해 3년째를 맞는다. 올해엔 삼성전자· LG 전자를 비롯해 롯데백화점·이마트 등 제조·유통·서비스 분야 231개 기업이 참여했다.
◇ 온라인 최저가가 더 싸… 바가지 우려
삼성전자 는 대표 할인 상품으로 정가 대비 20% 할인 판매하는 14㎏ 용량의 그랑데 의류 건조기를 내놨다. 코리아세일페스타가 개막한 지난 28일 서울 중구의 한 삼성디지털프라자 매장에 가격을 문의하자, 직원은 "정가 202만원에서 사은품으로 주는 백화점 상품권 39만원을 제하면 163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제품은 현재 온라인에서 최저가 120만원에 팔리고 있다. LG 전자 가 별도 기획 모델로 내놓은 399만원짜리 65인치 올레드( OLED ) TV 도 마찬가지다. 동일한 사양의 TV 를 온라인에서는 미국 직구(현지 직접 구매) 가격으로 270만원대에 판매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사양은 같지만 미국 제품이기 때문에 4K(초고화질) 지상파 수신과 같은 일부 기능은 구현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http://imgnews.pstatic.net/image/023/2018/10/01/2018100100056_0_20181001031123774.jpg?type=w647)
중소·중견기업 제품도 마찬가지다. 가구업체 까사미아 가 내놓은 99만원짜리 '로레토 3인 소파'도 온라인 최저가(97만100원)보다 비싸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제휴 신용카드 할인을 받으면 가격은 92만원대까지 떨어진다. 자이글 이 30% 할인 판매하는 20만9000원짜리 구이 기기 '자이글 파티'는 온라인 최저가가 16만원대다. 메디힐 은 3000원짜리 마스크팩 ' NMF 아쿠아링 앰플마스크 EX '를 반값(1500원)에 판매하고 있지만 온라인 최저가는 개당 600원이다.
대표 할인 상품 중 온라인 최저가보다 싼 제품은 슈피겐코리아 의 스마트폰 케이스, 장수돌침대, 현대리바트 의 4인용 가죽소파 정도다. 행사 전부터 싸게 팔던 제품을 새로운 할인 상품인 양 소개한 기업도 여럿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참가 기업 관계자는 "정부 요청이 있어서 매년 대상 품목을 늘리고는 있지만 대표 인기 상품은 빠졌고 할인 폭도 크지 않아 소비자들이 실제 사고 싶은 제품과는 거리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 기업들은 '11월 블프' 특수에 더 관심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이처럼 '보여주기식 행사'가 된 것은 관(官) 주도 행사에 기업들이 등 떠밀려 나오는 구조 때문이다. 참가 기업들은 한국과 미국의 유통 구조가 달라 파격 세일을 통한 재고 떨이의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설명한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미국은 국토가 넓고 운송비도 비싸기 때문에 유통업체들이 대규모로 제품을 직(直)매입해 판매하다가 연말엔 재고를 박리다매로 처리하지만 한국 상황은 다르다"고 했다. 국토 면적이 크지 않고 운송도 편리하기 때문에 창고에 쌓아놓고 팔기보다는 필요할 때마다 주문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특히 백화점은 매장을 임대해주고 판매 수수료를 받는 식이라 재고 부담을 거의 떠안지 않는다.
국내 기업들의 관심은 오히려 한 달 뒤인 11월 블랙프라이데이 특수(特需)에 쏠려 있다. 11월에는 중국의 최대 쇼핑 축제 광군제(11일)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넷째 주 금요일)가 열린다. '1+1' '70~90% 할인'과 같은 파격 조건에 국내 소비자들도 적극적으로 해외 직구에 나선다. 국내 유통업체들은 직구로 쏠리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붙잡기 위해 11월에 자발적으로 '블랙세일' '블랙페스타'와 같은 대규모 세일에 나선다. 정부가 9월 말~10월 초에 기업들을 세일 행사에 동원해도 반응이 뜨뜻미지근한 이유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景氣)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어찌됐든 분위기를 띄우려는 노력을 한다는 점에서는 고맙게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시기를 11월로 늦춰 실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