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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구려 노동으로 평가절하' vs '그림자 노동 첫 수치화'

  • 작성자: hea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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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1366
  • 2018.10.08

“가사노동을 연봉 710만원짜리 싸구려 노동으로 평가절하했다.”

“그래도 보이지 않던 가사노동을 보이게 했다는 것 자체가 의미있다.”

통계청이 8일 내놓은 ‘무급 가사노동 가치 평가’ 결과를 둘러싼 여성 학자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가사노동의 성격, 평가 방식 등 여러 가지 예민한 논쟁 지점이 겹쳐 있는 사안인 탓이다.

일부 여성 학자들은 양육·돌봄 등 가정에서 여성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이 역사적으로 여성의 노동시장 진입을 막고 성별 분업을 고착화하는 근거가 되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무급 가사노동을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는 것 역시 ‘가사노동이 이렇게 중요하니 여성은 가정을 지키라’는 논리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주희 이화여대 교수(사회학)는 “유럽처럼 여성의 가사노동 가치를 강조해 아동수당 등을 주는 제도가 ‘성평등 제고’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가사노동의 가치를 경제적으로 완벽하게 환산할 수 있는지 조심스럽게 해석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음식 준비, 청소, 자녀 돌보기와 같은 ‘그림자 노동’을 수치화하여 가치를 인정한 것 자체에는 의미를 둘 만하다는 견해도 있다. 전업주부가 받을 보험금 등을 계산할 때 일용직의 노임단가를 기준으로 삼기는 했지만, 지금까지 가사노동은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전형적인 ‘부불 노동’(unpaid labor)이었다. 김종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처음 발표된 평가 결과이기 때문에 연간 710만원이 많으냐 적으냐를 따지기보다는 앞으로 무급 가사노동의 가치 평가 결과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를 건설적으로 논의하는 게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가사노동의 가치 평가 방식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남아 있다. 예를 들어 ‘음식 준비’라는 무급 가사노동의 가치를 평가하면서 통계청은 조리·음식 서비스 종사자의 평균 명목임금을 남성과 여성 따로따로 계산해서 적용했다. 고용노동부의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에서 직종별 남녀 임금 격차가 나타났다면, 그 격차가 무급 가사노동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지는 셈이다. 윤자영 충남대 교수(경제학)는 “여성들은 이미 기존 노동시장에서도 성차별적 임금을 받고 있는데, 이를 무급 가사노동 평가에도 그대로 끌어들여 여성의 가사노동을 평가절하하는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번 발표에서 무급 가사노동 가치는 시간당 1만569원, 연봉으로 환산하면 1인당 710만8천원이 나왔다(2014년 기준).

가사노동 시간을 하루 평균 2시간15분으로 과소 추정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신경아 한림대 교수(사회학)는 “통계청의 생활시간 조사에서는 아이를 씻기고 먹이고 음식 준비하는 것만 표시될 뿐, 대부분 정서적이고 감정노동인 가사노동이 제대로 추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맞벌이 여성들은 제한된 시간에 아이 교육 등 많은 역할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1시간을 3시간처럼 쓰는 ‘압축적 시간 경험’(조주은 <기획된 가족>)을 한다는 설명이다. 신 교수는 “가사노동의 정의, 경제적 가치를 환산하는 단가 측정 방식 등에 대한 새로운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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