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반말 지시에 박근혜 "예, 예"
최순실-박근혜 녹음파일 공개…정호성에게 "좀 적어라" 호통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비선실세' 최순실 씨와 함께 대통령 취임사를 검토한 정황이 담긴 녹음파일이 17일 공개됐다. 최 씨가 취임사 등 박 전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 및 국정 전반에 관여했음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지만, 녹음파일 내용을 들어보면 그가 회의를 주도하고 분위기를 끌어갈 뿐 아니라 당시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었던 박 전 대통령의 말을 자르고 끼어들고 지시까지 하는 모습이 담겨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이날 시사주간지 <시사저널>은 정 전 비서관이 갖고 있다가 검찰에 넘어간 세 사람의 대화 녹음파일을 입수해 보도했다. ( ☞시사저널이 공개한 녹음파일 원본 보기 ) 대화 내용으로 추정해볼 때, 이 녹음이 이뤄진 것은 2013년 2월 2주께로 보인다. 대화 중간에는 정 전 비서관이 "유정복 취임준비위 부위원장이 (취임사 내용을) 21일까지 달라고 한다. 빨리 줘야 한다고 한다"고 말하고, 이에 최 씨가 "그러면 오늘 해놓고, 내일 키(중요 부분. key)를 뽑아서 대통령님하고 얘기를 하고 넘겨야지"라고 하자 정 전 비서관이 다시 "그런데 실무진이 계산한 것으론 19일까지 주면 충분하다"고 말하는 부분이 나온다.
최 씨는 '비선실세'라는 이름 그대로 회의를 주도하며 취임사 내용과 관련한 핵심 지시를 쏟아냈다. 지시를 듣는 것은 정 전 비서관이었다. 최 씨는 "새 팩트를 정확하게 말을 만들어 봐요", "말을 만들고 그걸 워드로 좀 쳐보세요", "취임사는 팩트가 있어야지, 정확하게. 딱 내지르는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 "노트 같은 데 써야 하는데 왜 이상한 데…(쓰느냐)", "빨리 써요 정 과장님", "저거 안 쓰고 있잖아"라고 정 전 비서관에게 지시를 했다. 회의 중간에 누군가에게 "아줌마, 이것 좀 가져가세요"라며 테이블 위를 정리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최 씨는 특히 대통령직인수위에서 참모들이 만들어 올린 취임사 초안에 대해 "이게 공약을 푼 거거든? 내가 보기엔 이거 하나도 써먹을 게 없는 것 같아"라거나 "정 과장님, 이렇게 늘어지는 걸 취임사에 한 줄도 넣지 마", "이거 다 별로인 거 같은데. 거의 저기 뭐야, 누가 했는지 모르지만. 그치? 공약을 그대로…(쓴 것)"이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정 전 비서관이 "공약이 아니라 인수위에서 죽 해온…(새 정부 국정과제)"라고 작은 목소리로 반론하자 최 씨는 "그게 공약이지 뭐야"라고 질책하듯 말했고, 박 전 대통령은 "이게 그런 국정과제를 얘기하기엔 너무 쪼그라들어 가지구…"라며 최 씨의 말에 힘을 실었다. 최 씨는 그러자 박 전 대통령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하' 하고 한숨을 쉬더니 "이런 게 취임사에 들어가는 게 말이 돼? 너무 말이 안 돼!"라고 반말조로 말한다.
박 전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실제 발표한 취임사의 상당 부분이 이날 최 씨의 구술에서 나오기도 했다. 최 씨는 "경제 부흥, 그 다음에 국민 행복, 세 번째는 '대한민국의 자긍심'"이라며 "세계 속의 자긍심을 높이는 것을 뭐라고 할지 말을 만들고 그걸 좀 워드로 쳐 보라"고 정 전 비서관에게 지시했다. 정 전 비서관이 "일자리…는…"이라고 작게 중얼거리듯 반문하자 "그건 부수적인 거고. 꼭지가 몇 개 나와야 하니까"라고 질책도 했다.
최 씨는 이어 "그러니까 경제 부흥을 일으키려면 키, 핵심이 IT하고 미래성장(박근혜 전 대통령 : 창조경제), 네 창조경제하고, 빌 게이츠 같이 한 사람이 나라 경제를 프리미엄에 올렸듯이 미래의 도전적이고 창의력 있는 사람을 끌어내고, 그런 사람이 얼마든지 대한민국에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을 창출하는 역할을 정부가 할 것이다"라고 불러주듯 말했고, 정 전 비서관은 이를 타자로 받아쳤다.
박 전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실제로 발표한 취임사에서 이 부분은 "경제 부흥을 이루기 위해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를 추진해 가겠다. (중략) 창조경제의 중심에는 제가 핵심적인 가치를 두고 있는 과학기술과 IT산업이 있다. 저는 우리 과학기술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학기술들을 전 분야에 적용해 창조경제를 구현하겠다. (중략) 창조경제는 사람이 핵심이다. 이제 한 사람의 개인이 국가의 가치를 높이고, 경제를 살려낼 수 있는 시대이다. 지구촌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는 수많은 우리 인재들이 국가를 위해 헌신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하겠다. 또한 국내의 인재들을 창의와 열정이 가득한 융합형 인재로 키워 미래 한국의 주축으로 삼겠다"로 반영됐다.
심지어 박 전 대통령이 최 씨에게 지시를 받는 듯한 모습도 있다. 박 대통령이 취임사 앞 부분(실제 취임사 기준)의 국정기조 제시 부분을 최 씨에게 설명하며 "(핵심은) 부국(富國), 정국(正國), 평국(平國)이에요. 부국은 부자 나라, 정국은 바르게 해야 한다, 부패 안 하고 신뢰가 쌓이고. 그 다음은 편안한, 평국. 그 세 가지가 여기 적어 놨어. 부국 정국 평국, 강국(强國)이 아니라. 발라야 하고, 잘살아야 하고, 편안하고 그래야 한다…"고 말하자 최 씨는 반말로 "그럼 뭐… 자존심은?"이라고 되묻는다. 박 전 대통령이 존댓말로 "자존심이요?"하고 반문하자 최 씨는 다시 반말로 "그게 제일 중요하지. 그걸 뭐라고, 부국 정국 평국. 또 하나는 그럼 뭐라고…(해야 하나)"라고 한다. 이어진 대화에서도 한 사람은 말끝이 없는 반말을, 두 사람은 존댓말을 썼다.
박근혜 : 이건 꼭 할 건 아니고….
최순실 : 정국이 평국 아닌가?
박근혜 : 정국이 바른 거죠, 바른 거.
최순실 : 평국은?
박근혜 : 어…
정호성 : 문화나 이런 것은 좀 평국에 가까울 수 있습니다.
최순실 : 평국을 좀 다른 말로 해 가지고. 부국 정국…. 하여튼 이건 좀 상의를 해 보세요.
박근혜 : 예, 예.
정호성 : 네.
이날 시사주간지 <시사저널>은 정 전 비서관이 갖고 있다가 검찰에 넘어간 세 사람의 대화 녹음파일을 입수해 보도했다. ( ☞시사저널이 공개한 녹음파일 원본 보기 ) 대화 내용으로 추정해볼 때, 이 녹음이 이뤄진 것은 2013년 2월 2주께로 보인다. 대화 중간에는 정 전 비서관이 "유정복 취임준비위 부위원장이 (취임사 내용을) 21일까지 달라고 한다. 빨리 줘야 한다고 한다"고 말하고, 이에 최 씨가 "그러면 오늘 해놓고, 내일 키(중요 부분. key)를 뽑아서 대통령님하고 얘기를 하고 넘겨야지"라고 하자 정 전 비서관이 다시 "그런데 실무진이 계산한 것으론 19일까지 주면 충분하다"고 말하는 부분이 나온다.
최 씨는 '비선실세'라는 이름 그대로 회의를 주도하며 취임사 내용과 관련한 핵심 지시를 쏟아냈다. 지시를 듣는 것은 정 전 비서관이었다. 최 씨는 "새 팩트를 정확하게 말을 만들어 봐요", "말을 만들고 그걸 워드로 좀 쳐보세요", "취임사는 팩트가 있어야지, 정확하게. 딱 내지르는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 "노트 같은 데 써야 하는데 왜 이상한 데…(쓰느냐)", "빨리 써요 정 과장님", "저거 안 쓰고 있잖아"라고 정 전 비서관에게 지시를 했다. 회의 중간에 누군가에게 "아줌마, 이것 좀 가져가세요"라며 테이블 위를 정리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최 씨는 특히 대통령직인수위에서 참모들이 만들어 올린 취임사 초안에 대해 "이게 공약을 푼 거거든? 내가 보기엔 이거 하나도 써먹을 게 없는 것 같아"라거나 "정 과장님, 이렇게 늘어지는 걸 취임사에 한 줄도 넣지 마", "이거 다 별로인 거 같은데. 거의 저기 뭐야, 누가 했는지 모르지만. 그치? 공약을 그대로…(쓴 것)"이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정 전 비서관이 "공약이 아니라 인수위에서 죽 해온…(새 정부 국정과제)"라고 작은 목소리로 반론하자 최 씨는 "그게 공약이지 뭐야"라고 질책하듯 말했고, 박 전 대통령은 "이게 그런 국정과제를 얘기하기엔 너무 쪼그라들어 가지구…"라며 최 씨의 말에 힘을 실었다. 최 씨는 그러자 박 전 대통령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하' 하고 한숨을 쉬더니 "이런 게 취임사에 들어가는 게 말이 돼? 너무 말이 안 돼!"라고 반말조로 말한다.
박 전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실제 발표한 취임사의 상당 부분이 이날 최 씨의 구술에서 나오기도 했다. 최 씨는 "경제 부흥, 그 다음에 국민 행복, 세 번째는 '대한민국의 자긍심'"이라며 "세계 속의 자긍심을 높이는 것을 뭐라고 할지 말을 만들고 그걸 좀 워드로 쳐 보라"고 정 전 비서관에게 지시했다. 정 전 비서관이 "일자리…는…"이라고 작게 중얼거리듯 반문하자 "그건 부수적인 거고. 꼭지가 몇 개 나와야 하니까"라고 질책도 했다.
최 씨는 이어 "그러니까 경제 부흥을 일으키려면 키, 핵심이 IT하고 미래성장(박근혜 전 대통령 : 창조경제), 네 창조경제하고, 빌 게이츠 같이 한 사람이 나라 경제를 프리미엄에 올렸듯이 미래의 도전적이고 창의력 있는 사람을 끌어내고, 그런 사람이 얼마든지 대한민국에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을 창출하는 역할을 정부가 할 것이다"라고 불러주듯 말했고, 정 전 비서관은 이를 타자로 받아쳤다.
박 전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실제로 발표한 취임사에서 이 부분은 "경제 부흥을 이루기 위해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를 추진해 가겠다. (중략) 창조경제의 중심에는 제가 핵심적인 가치를 두고 있는 과학기술과 IT산업이 있다. 저는 우리 과학기술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학기술들을 전 분야에 적용해 창조경제를 구현하겠다. (중략) 창조경제는 사람이 핵심이다. 이제 한 사람의 개인이 국가의 가치를 높이고, 경제를 살려낼 수 있는 시대이다. 지구촌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는 수많은 우리 인재들이 국가를 위해 헌신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하겠다. 또한 국내의 인재들을 창의와 열정이 가득한 융합형 인재로 키워 미래 한국의 주축으로 삼겠다"로 반영됐다.
심지어 박 전 대통령이 최 씨에게 지시를 받는 듯한 모습도 있다. 박 대통령이 취임사 앞 부분(실제 취임사 기준)의 국정기조 제시 부분을 최 씨에게 설명하며 "(핵심은) 부국(富國), 정국(正國), 평국(平國)이에요. 부국은 부자 나라, 정국은 바르게 해야 한다, 부패 안 하고 신뢰가 쌓이고. 그 다음은 편안한, 평국. 그 세 가지가 여기 적어 놨어. 부국 정국 평국, 강국(强國)이 아니라. 발라야 하고, 잘살아야 하고, 편안하고 그래야 한다…"고 말하자 최 씨는 반말로 "그럼 뭐… 자존심은?"이라고 되묻는다. 박 전 대통령이 존댓말로 "자존심이요?"하고 반문하자 최 씨는 다시 반말로 "그게 제일 중요하지. 그걸 뭐라고, 부국 정국 평국. 또 하나는 그럼 뭐라고…(해야 하나)"라고 한다. 이어진 대화에서도 한 사람은 말끝이 없는 반말을, 두 사람은 존댓말을 썼다.
박근혜 : 이건 꼭 할 건 아니고….
최순실 : 정국이 평국 아닌가?
박근혜 : 정국이 바른 거죠, 바른 거.
최순실 : 평국은?
박근혜 : 어…
정호성 : 문화나 이런 것은 좀 평국에 가까울 수 있습니다.
최순실 : 평국을 좀 다른 말로 해 가지고. 부국 정국…. 하여튼 이건 좀 상의를 해 보세요.
박근혜 : 예, 예.
정호성 :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