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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씨에게, 아버지의 거룩한 잘못

  • 작성자: 개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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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1815
  • 2019.10.06


조양에게,


지난번 글을 보낸 이후 더 이상 조양에게 말을 하는 것이 오히려 불편함을 주는 일이라 생각 했었지만 몇일 전 첼시 클린턴(Chelsea Clinton)이 어머니 힐러리 로드햄 클린턴(Hillary Rodham Clinton)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들으면서 조금은 조심스럽고 망설여졌던 마음을 접고 조양에게 이 말을 꼭 전해 줘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글을 보내게 되었네요.


그것은 첼시가 지난 미국 대선에서 “Lock Her Up"을 외쳐댔던 트럼프 지지자들에 대해 “나는 어머니를 지켜드려야 한다고 생각 했어요”라고 하는 말이 칼끝이 되어 내 가슴을 파고들었기 때문이기도 하답니다.

내 아버지께서 박정희 정권에 의해 의문의 죽임을 당하실 때 나는 열일곱 어린 아이였지만 그 이후 사십 여년도 더 넘어버린 오늘까지도 그 날 내가 아버지와 함께 등산을 가지 않았던 것에 대한 한이 남아있는 것은 그날 내가 아버지와 함께 등산을 갔었더라면 아버지를 지켜 드릴 수 있었을 텐데 하는 후회가 가슴에 맺혀 있기 때문이지요.


조양,
감당하기 힘든 날들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알아요. 어쩌면 조양의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가족 모두를 향해 굶주린 승냥이 떼처럼 덤벼드는 광란의 외침으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비록 나는 아버지께서 도대체 무슨 잘못을 하셨기에 이런 죽임을 당하셔야 했는가 하는 어려서 했던 어리석은 질문에 대한 답을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서야 자신은 물론 자신의 가족들보다도 더 민족과 나라를 사랑 하셨다는 것이 아버지의 '거룩한 잘못'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지만 조양은 지금 가족들에게 던져지는 고통이 청산되지 못한 불의한 역사의 폭풍 앞에 마주 선 아버지의 '정의로움의 과정'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으리라 믿어요.


나는 조양에게 수백, 수천만의 민중이 조양의 아버지와 함께 하고 있으니 힘을 내라거나, 적폐와 수구의 잔재들은 반드시 청산되고 정의로운 역사가 이길 것이라는 말을 하기 보다는 첼시가 “어머니께서 당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굳건히 서 계시는 것이 존경스럽습니다.”라고 말 하듯이 조양이 지켜 드릴 수 있는 아버지께서 정의로운 역사의 편에 서 계시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라는 말을 해 주고 싶답니다.
그것은 어쩌면 조양에게는 지켜드릴 어머니와 아버지가 계시다는 것이 내게 부럽기도 하기 때문이지요.

이제 넋두리 같은 동네 아저씨의 잔소리는 여기서 그쳐야 하겠지만 언젠가 그런 날이 올 수 있다면 조양의 손을 꼬옥 한 번 잡아보고 싶은 마음이네요.


어머니를 지켜드리는 조양 그리고 아버지께서 정의로운 역사의 편에 서 계시다는 확신으로 닥쳐오는 모든 힘든 순간과 순간들을 당당하게 이겨나가는 조양이 되리라 믿으며...


미국 케네티컷에서
장호준

(페북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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