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19일부터 환자 곁을 떠나면서 일부 병원에서 간호사들이 의사들의 업무를 떠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의료 공백이 확산할수록 의료진 내부 갈등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방의 한 대학병원에서 근무 중인 6년차 간호사 A씨는 20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의사들은 수술을 못 하겠다고 선언하면 그만이지만 싫은 소리를 들어야 하는 건 수술 취소 연락을 돌리는 외래 담당 간호사”라며 “앞으로 수술을 다시 해야 할 때 치료 일정을 짜고 부서 간 스케쥴을 조정하는 모든 의료진까지 피해를 보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일부 병원에서는 상처를 치료하고 소독하는 드레싱 작업과 혈액 배양 검사(블러드 컬처)까지 간호사에게 떠넘기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통상 의사가 담당하는 일이다. 한 간호사는 “간호사들이 간호법으로 파업을 할 때는 도와주지 않던 의사들이 본인들이 파업을 한다니까 일을 떠넘기고 가는 모습이 괘씸하다”며 “의사들이 떠넘기는 일을 받아주는 간호부에게도 화가 난다”고 말했다.
대한간호협회(간협) 관계자는 “병원 일이라는 게 누군가 일을 하지 않으면 다른 누군가에 의해서 커버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돌아간다”며 “의사가 일하지 않으면 당연히 간호사들이 할 거라는 걸 믿고 그러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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