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회 첫 경기 컬링 승전보
‘믹스더블’ 핀란드에 이겨
첫 메달 획득 목표 청신호
오후에 중국과 2번째 게임
“올림픽 첫 경기 보러왔다”
컬링센터 통로까지 관중들
7엔드 접전 끝 승리에 열광
컬링 믹스더블 대표팀 장혜지(21)-이기정(23·이상 경북체육회)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한국 선수단에 첫 승전보를 전했다. 대회를 기분 좋게 시작한 믹스더블 대표팀은 메달 획득이라는 목표에 한 발 다가섰다.
장혜지-이기정은 8일 오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예선 1차전에서 핀란드의 오오나 카우스테(30)-토미 란타마키(50)와 만나 7엔드 만에 9-4로 승리했다. 믹스더블은 8개국이 출전해 풀리그 방식으로 예선전을 펼쳐 상위 4팀이 준결승에 진출한다.
장혜지-이기정은 선공으로 시작된 1엔드에서 3점을 획득하며 기선을 완벽히 제압했다. 장혜지의 첫 스톤이 하우스 한가운데 놓이며 분위기를 가져왔고 핀란드가 연이어 샷 실수를 하면서 많은 점수를 챙겼다. 컬링은 스톤을 뒤에 던지는 후공이 유리하며 선공이 점수를 획득하면 스틸이라고 부른다. 점수를 얻은 팀이 다음 엔드에서 선공을 잡는다.
분위기를 탄 대표팀은 2엔드와 3엔드에서도 1점씩을 추가하며 핀란드를 5-0으로 앞섰다. 5엔드에서 대표팀은 2점을 내주며 5-3으로 쫓겼고, 6엔드에서도 다시 1점을 내주며 격차가 1점 차로 줄었다. 위기에서 대표팀은 파워플레이를 선택해 반전을 노렸다. 핀란드가 한국에 내주는 점수를 줄이기 위해 마지막 스톤으로 한국의 스톤을 쳐내는 전략을 펼쳤으나 샷 실수가 나왔고 대표팀은 대거 4점을 얻으며 경기를 끝냈다. 이기정은 장혜지의 투구가 하우스로 완벽히 들어가자 크게 소리치며 승리를 자축했다. 컬링은 점수 차가 벌어져 역전 가능성이 사라지면 패배를 인정하고 경기를 마친다.
관중들도 한국의 첫 승에 힘을 보탰다. 경기 시작 1시간여 전인 오전 8시부터 관중들이 경기장에 들어섰다. 삼척시에서 1시간여를 달려온 삼척중의 이경훈(15) 군은 “컬링을 직접 보는 건 처음이지만 한국의 평창동계올림픽 첫 경기이기에 많은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이날 삼척중은 2∼3학년 중 원하는 학생들을 모아 단체 관람을 했다.
이기정은 “경기장에 오신 팬들이 큰 힘이 됐다. 관중들의 소리가 다 들렸고 투구 하나가 성공할 때마다 박수가 나오길래 세리머니를 펼쳤다. 상대가 위축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혜지는 “관중들이 컬링 매너를 숙지하고 오신 것 같다. 투구할 때는 조용했고, 투구 이후엔 환호해주셨다”며 웃었다.
1층과 2층으로 구성된 강릉컬링센터의 관중석은 가득 찼고, 1층과 2층 사이 출입 통로에도 관중들이 서서 자리를 잡았다. 강릉컬링센터는 총 3000석으로 이뤄졌다. 경기 시작 전 장내 아나운서가 이기정과 장혜지를 소개하자 환호와 박수가 관중석에서 터졌다. 이기정과 장혜지는 열렬한 응원 속에 경기 시작 전 서로의 손을 마주 잡으며 각오를 다졌다. 1엔드와 2엔드, 이기정의 투구가 표적의 중심에 정확하게 안착하자 관중석에선 또다시 환호와 박수가 나왔다. 3엔드에선 간발의 차로 한국이 1점을 따내자 관중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7엔드에서 한국이 승리를 확정하자 큰 박수를 보내며 선수들을 응원했다.
장혜지-이기정은 이날 오후 8시 5분에는 중국의 왕루이(23)-바더신(28)과 예선 2차전을 벌인다.
강릉 =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sportshu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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