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과대학 입학정원 증원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이 대거 사직서를 제출하고 20일 의료현장을 떠나기로 했다. 대학병원에서 필수의료를 맡는 인력들이 줄어들면서 수술이 미뤄지거나, 입원이 연기되는 등 의료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 등 이른바 '빅5' 병원 전공의들은 전원 사직서를 내고 이날 오전 6시부로 병원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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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은 일선 병원에서 수술 보조, 응급실 당직 등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빅5 병원은 전공의 파업에 따라 이날부터 병상과 수술 일정을 조율해 운영할 예정이다.
세브란스병원은 '전공의 전원사직'이라는 최악을 가정하고 내부에서 수술일정을 조정하고 있다. 일부 진료과는 이미 수술일정을 절반으로 축소했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19일 "예정된 수술이 30% 줄었다"며 "통상 입원은 의료진이 담당해왔는데, (20일) 오전 6시부터는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떠나면서 입원 절차도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단체행동이 예고된 만큼 진료과별로 응급과 중증도를 고려해 진료, 수술 일정을 조정 중"이라고 했다.
의료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면서 피해는 환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게 됐다. 벌써부터 수술이 무기한 연기되는 등 환자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수도권 소재 대학병원 외과 교수는 "교수들이 전공의 대신 진료, 수술을 하도록 당직일정을 짜뒀지만, 전공의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의료인력 부족으로) 의료체계가 마비될 가능성도 있다"며 "지난 2000년 전공의 총파업 당시에도 비상의료체계가 유지된 기간은 최대 2주에 불과했다"고 조언했다.
한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이날 낮 12시 서울 용산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긴급 임시대의원총회를 개최한다.
대의원 총회는 각 병원별 전공의 대표가 대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이들 대다수는 사직서를 제출한 후 총회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대전협은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업무개시명령 등 현안과 관련한 대비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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