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삼성: ‘회사 자체는 멀쩡한데 장부상 가치만 바꾼 게 어떻게 회계사기(분식회계)냐’
삼성: “콜옵션 부채를 반영하면 이 ‘좋은 회사’가 자본잠식 될 위기에 처한다.
그래서 회계법인과 논의해 부당한 자본잠식을 피하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이재용, 2014년 기준 ‘삼성에피스 콜옵션 가치평가’ 보고 받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콜옵션 부채(2014년 기준)를 평가할 수 있다는 보고를 받은 사실이 삼성 내부 문건으로 확인됐다.
김태한 삼바 대표, 영장심사때 ‘회계사기’ 사실상 인정했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03253.html
“삼성바이오처럼 좋은 회사가 자본잠식에 빠지게 둘 수는 없어 회계처리 방식을 변경했다.” 지난 19일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대표 등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삼성 쪽이 내놓은 방어논리다. ‘회사 자체는 멀쩡한데 장부상 가치만 바꾼 게 어떻게 회계사기(분식회계)냐’는 것이다.
언뜻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회계사기는 했지만 그게 뭐가 문제냐’고 주장한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이 회계업계에서 나온다.
삼성바이오는 이 밖에도 사실상 회계사기를 자인하는 것과 다름없는 주장을 여럿 편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잠식 피하려 회계방식 변경” 고의적으로 변경까지 자인한 셈
‘회사가치 상승’ 입증 어려워지자 ‘멀쩡한 회사 위해’로 전략 바꾼 듯
회계학 교수 “삼성쪽 주장은 말장난”
■ ‘자본잠식’ 피하기 위한 ‘회계사기’는 문제없다?
“콜옵션 부채를 반영하면 이 ‘좋은 회사’가 자본잠식 될 위기에 처한다. 그래서 회계법인과 논의해 부당한 자본잠식을 피하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삼성바이오 쪽은 지난 19일 영장심사에서 2015년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회계처리 방식을 바꿔 4조5천억원의 장부상 이익을 본 게 자본잠식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과 회계업계에서 가장 ‘이상하다’고 여기는 대목이다. 회계사기는 물론 ‘자본잠식 회피’라는 고의성까지 인정한 셈이기 때문이다.
이런 주장은 지금까지 방어논리를 사실상 뒤집는 것이기도 하다. 금융당국 조사 때는 ‘삼성에피스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2015년 바이오복제약 승인 등으로 가치가 크게 올라 회계처리 방식을 바꿨다’고 설명해왔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회사 가치 상승을 입증하기 어려워지자, 자본잠식 회피 목적을 인정하되 ‘실질적으로 문제가 없는 회사였다’는 점을 강조하는 전략으로 바꾼 것으로 보인다.
한 회계학 교수는 “아무리 좋은 회사라도 자본잠식 위기가 닥치면, 추가 투자를 하는 방식 등으로 해결해야 한다” 며 “삼성 쪽 주장은 감성에 호소하는 말장난에 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