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로비, 박 정권 내내 제대로 먹혔다
유창한 한국말 , 수차례 한국 생활 , 체류 기간 도합 십이 년 .... 이러면 한국을 잘 알 수밖에 없다 . 국내 체류 당시 신분은 자국의 고위공직자 . 그래서 한국에 지인도 많다 . 정관계 인사뿐 아니라 재계와도 친분이 있다 . 게다가 한국의 지상파 TV 에 출연해 ‘ 한국민에게 고맙다 ’ 며 눈물까지 흘려 확실하게 눈도장까지 찍은 그런 외국인이다 .
전범기업 고문이 된 일본대사
이런 외국인 드물다 . 이 정도 스펙이면 한국을 상대로 ‘ 로비 ’ 가 가능하지 않을까 . 실제 그랬다 . 그는 자국의 대기업 고문이 돼서 다시 한국을 찾았다 . 그 기업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였다 . 그의 이름은 무토 마사토시 . 체류 당시 그의 직책은 주한일본대사 .
2013 년 1 월 , 무토가 다시 서울에 온다 . 대사직을 그만둔 지 두 달만이었다 . 새 직책은 미쓰비시 중공업 고문 . 그가 찾은 곳은 법무법인 김앤장 . 여기서 그는 중요한 사람을 만난다 . ‘ 박근혜 인수위 ’ 가 꾸려지자마자 외교국방통일분과위원이 돼 새 정부의 장관 하마평에 오르던 윤병세 김앤장 고문을 만난 것이다 .
그즈음 , 한일 간 민감한 이슈는 일제 강제징용과 관련된 사법부의 판결이었다 . 대법원은 하급심 판결을 파기환송하면서 , 미쓰비시와 신일철주금 등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 당시 김앤장은 미쓰비시와 신일철주금의 국내 소송대리인이었다 .
인수위 실세를 만나다
타이밍이 절묘했다 . 무토가 김앤장의 윤병세 고문을 만난 시점은 대법원의 파기환송 , 고법의 원고 ( 강제징용피해자 ) 일부 승소 판결 , 이에 불복한 피고 측 ( 미쓰비시와 신일철주금 ) 의 대법 재상고 등등 관련 소송이 숨 가쁘게 막바지로 치닫는 상황이었다 . 또 한국에선 막 대선이 끝나 새로운 권력이 태동하던 시기였다 .
무토는 피고 측 인사 자격으로 피고의 대리인 측과 회동을 했다 . 그런데 그가 만난 사람은 특별했다 . 새 권력의 핵심으로 부상하는 실세 중 하나였다 . 이런 둘이 만나 소송에 대해 얘기했다 . 깊은 얘기가 오갔을 것이다 . 피고 측과 피고 측 대리인의 회동이었으니까 . 이 회동이 있은 지 몇 주도 안 돼 무토가 만났던 그 사람은 새 정부의 외교부장관에 오른다 .
한국통으로 알려진 무토 전 일본대사 . 그는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 2012 년 들어 연달아 불거진 ‘ 악재 ’ 가 조기 귀국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 . 일본기업들의 징용 관련 소송 파기환송과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 결과 ,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등은 그에게 분명 악재였을 것이다 . 결국 2012 년 10 월 전격 교체된다 .
장제원 의원의 '동서대'와 무토
하지만 한국과의 인연은 끝이 아니었다 . 부산 소재 동서대학교가 그를 석좌교수로 위촉했다 . 동서대는 장성만 전 의원이 설립한 대학이다 . 장 전 의원은 일본과 인연이 있다 . 오사카 성서신학교를 나온 목사이기도 하다 . 또 그의 장남 (장제국 동서대 총장 ) 역시 일본과 연이 있다 . 게이오기주쿠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
차남은 현역 정치인이다 .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이 바로 그다 . 무토와 동서대의 친분관계를 가늠할 수 있는 단서가 있다 . 동서대 개교 20 주년 토크 콘서트 행사의 첫 번째 초청강사가 바로 무토였다 .
새 정부의 첫 외교부장관 . 새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실세 . 이것이 무토가 잡은 ‘ 줄 ’ 이었다 . 효과는 상당했다 . 대법원의 파기환송에 대해 환영 입장을 보이던 외교부가 윤병세 장관이 부임하자마자 입장을 급선회한다 . 급기야 배상 판결을 파기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
장제국 동서대 총장(좌)으로부터 석좌교수 위촉장을 받는 무토 마사토시(우)
전 주한일본대사(2012 .12.13). (출처: 동서대 공식블로그)
그가 잡은 ‘ 줄 ’, 효과는 대단했다
이를 위해 청와대 비서실장 공관에서 대책회의가 열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 김기춘 비서실장 , 윤병세 외교부장관과 황교안 법무부 장관 , 차한성 법원행정처장 등이 모여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는 게 검찰의 조사 결과다 .
또 외교부는 법원행정처와 함께 소송과 관련된 외교부 의견서를 김앤장을 통해 대법원에 접수했다 . 대법원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 . 그런데 외교부 의견서의 골자는 법원이 배상 청구권을 인정하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 국회 국정감사에서 밝혀진 사실이다 . 이런 이유에서일까 . 대법원의 재상고심 선고는 특별한 이유 없이 5 년이나 미뤄졌다 .
박근혜 정부 초기 징용 배상 재판에 권력이 개입하도록 길을 터준 이가 윤 전 장관이고 , 이것이 청와대와 양승태 사법부 간 ‘ 재판 거래 ’ 의 도화선으로 작용했다 . 이게 검찰의 판단이다 . 서울중앙지검이 박병대 , 고영한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적시한 내용이다 .
로비스트 , 유명 혐한 작가가 되다
검찰이 밝힌 ‘ 재판 거래 ’ 의 얼개는 이렇다 . ‘ 윤병세의 외교부 ’ 가 청와대와 입을 맞춰 강제징용 배상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최대한 늦추거나 파기하려고 했고 , 사법부는 이런 외교부의 요구를 들어주는 대신 그 대가로 해외 공관에 법관 파견을 늘리려 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 하지만 윤 전 장관은 여전히 대부분 혐의를 부인하거나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
무토는 동서대 석좌교수 직함으로 국내에서 활동하다가 2015 년 일본으로 돌아간다 . 그리곤 혐한 - 반한 대열의 선봉에 선다 . 2017 년 책을 출간했다 . 제목은 ‘ 나는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서 다행이다 ’. 책에는 문 대통령을 비하하고 멸시하는 내용도 있다 . 미리 탈고해 놓았다가 문재인 정부 출범에 맞춰 출간한 듯하다 .
지난 23 일 또 혐한 서적을 출간했다 . ‘ 문재인이라는 재액 ’. ‘ 재액 ’ 은 인터넷 공간에서 문 대통령을 비하하고 공격하는 이들이 쓰는 표현이다 . 일본의 경제침략 국면에 편승하기 위해 출간 시기를 맞춘 듯하다 . 무토 , 타이밍은 잘 잡는 사람이다 .
http://blog.daum.net/espoir/8127566
유명 혐한 작가가 된 무토 전 주한일본대사. 자한당 장제원 의원 집안이 운영하는 동서대 석좌교수였다.
무토와 동서대의 친분관계를 가늠할 수있는 단서가 있다. 동서대 개교 20주년 기념 토크콘서트의 첫번째 초청 인사가 바로 무토였다.
자한당 장제원 의원의 부친과 형 모두 일본 학위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