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완성차 제조업체들이 소속 임직원에게 2년마다 한번씩 차 값을 최대 30%까지 할인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임직원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노사합의에 따라 이뤄지고 있는데, 이로 인해 세금까지 덜 내고 있습니다.
특히 한 사람이 여러 대의 차를 사 가족에게 제공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조세 형평성을 깨뜨리고 시장 질서까지 해친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탐사보도 뉴스인 정지용 기자의 보돕니다.
【 기자 】
기아차 광주공장에서 일하는 김모씨는 2년 마다 한번씩 차를 사고 있습니다.
근속 연수가 20년이 넘어서 차 값의 30%를 할인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c.g.1)임직원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노사 합의에 따라 근속 연수나 직급에 따라 2년 마다 한번씩 할인 판매하고 있습니다.
(c.g.2)김씨의 경우 3천만원짜리 승용차를 일반 소비자보다 9백만원이나 싸게 살 수 있습니다.
문제는 자신이나 가족이 탈 차 외에도 형제 등 친*인척들의 성화에 마지못해 구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인터뷰(☎) : 전 기아자동차 직원
- "자기가 필요없어도 친척들이 줄 서 있어요. 2년 마다 한 번씩 다 산다고 생각하면 돼요. 계속 바꾼다고 자기가 타든 어떻게 하든..."
지난 5년간 기아차 광주공장 (c.g.3)임직원 3천 5백명이 만 천 2백 81대를 구매했습니다.
(c.g.4)해마다 2천 3백대 가까이 팔렸고, 평균 23%의 할인을 받았습니다.
임직원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할인 판매된다는 말이 무색한 실정입니다.
사측도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사 합의 사항이고 사유 재산의 처분이라는 점을 들어 손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판매 확대를 노렸다는 의혹도 사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전 기아자동차 직원
- "어차피 내수시장이 포화상태니까 회사도 (생산물량을) 밀어내야죠. 회사로서도 일단 소비가 일어나는 거니까. 고정비는 건지잖아요, 생산한 것에 대해서..."
그런데 이렇게 할인 판매하면서 세금까지 덜 내고 있습니다.
공급가가 아닌 할인가를 기준으로 취득세 7%를 부과하기 때문입니다.
(c.g.5) 3천만원짜리 승용차를 기준으로 취득세는 210만원이지만 최대 30% 할인받을 땐 백 47만원입니다.
정상가 보다 63만원이나 세금을 경감받습니다.
▶ 인터뷰 : 노영정 / 광주서구청 세무1과
- "자동차 제작증하고 (회사가 발행한) 세금 계산서만 있으면 신규 등록을 하게 돼 있어요. 저희가 부과할 때는 이 두가지 서류를 참고로 해서 취득세를 부과하고 있어요."
지난 5년간 기아차 광주공장 임직원이 (c.g.6)할인받은 금액은 8백 46억원에 이르고, 취득세 경감액은 59억원에 달합니다.
차량을 등록할 때 져야 하는 지역개발채권의 매입액도 다릅니다.
차량 공급가액의 4%를 반드시 사야 합니다.
(c.g.7)3천만원짜리 승용차의 경우 정상가로 사면 120만원, 30% 할인받으면 84만원입니다.
36만원의 부담을 더는 셈입니다.
할인구매를 통해 세금까지 경감받아 (c.g.8)3천만원짜리 승용차를 30% 할인받으면 정상가로 살 때 보다 천만원 가까이 아낄 수 있습니다.
이같은 혜택을 노리고 임직원 대다수가 2년 마다 오는 할인구매 기회를 노려 차를 사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민원 / 광주대 세무경영학과 교수
- "(기아차) 직원이기 때문에 시민들에게 가야 할 몫을 빼앗아 가지고 직원들에게 준다, 그것을 복지로 포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이같은 실태를 파악한 광주시는 기아차에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등 과세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 싱크 : 광주시청 관계자
- "조세 정의 차원에서 공평 과세라는 차원에서 접근하다보면은 일단은 (현실과) 안 맞다라는 점 때문에 검토하게 된거죠.
기아차는 관련 법에 따라 구체적인 개인신상 정보를 제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할인 판매는 복리 후생 차원으로 인정돼 지방세는 물론 법인세와 소득세 등 국세도 내지 않는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회사와 종업원 간 특수관계자 거래이자 할인폭이 너무 커 부당 거래로 보여 과세 대상이 분명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 인터뷰 : 김만곤 / 세무사
- "기아자동차가 현재 현저하게 싼 가격에 임직원들에게 차량을 공급을 했기 때문에 그 할인 판매된 가격에 대해서는 취득세를 추징할 수 있습니다."
제 돈 내고 차를 사고 세금도 제대로 납부해야 하는 시민들 입장에서는 특혜로 비춰질 수 밖에 없습니다.
▶ 인터뷰 : 조기헌 / 광주시 금호동
- "차도 (할인) 혜택을 받으면서 세금까지 혜택을 받는다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기아차 광주공장은 지역 경제에서 차지하는 생산 비중이 30%를 넘어설 정도로 크고, 고액 연봉에 안정된 직장으로 인식돼 지역민들의 선망을 받고 있습니다.
차 할인에 세금 경감까지 받는 '황제 구매' 행태에 빠져 있기 보다는 기아차가 갖는 위상과 역할에 맞는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해 보입니다.
kbc정지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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