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봉오동 전투’ 가 동강할미꽃을 훼손했을까?
입력 2019.08.06 11:46
정말 한국 고유의 다년초 식물인 ‘동강 할미꽃’이 영화 촬영 탓에 훼손, 멸종 위기에 처했을까.
한 청원인은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영화 ‘봉오동 전투’ 제작사가 촬영 중 동강 생태경관보전지역 일부를 훼손한 사례를 들며 예술 행위로 인한 환경 훼손에 대해 벌금 및 과태료를 강화해달라고 요구했다. 청원인은 “보전 지역의 야생 식물들은 그 훼손 정도가 심각해 자생 복구 불가 판정을 받기도 했다”며 “더 이상 예술이란 이름으로 환경을 훼손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청원은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급속히 확산됐다. “할미꽃은 우리나라 고유종인데 자생지에서 (영화 ‘봉오동 전투’를) 촬영 하려함. 환경부에서 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폭약 터트리며 촬영했고 벌금내고 사과했지만, 자생지 복구는 안 됐다”는 이야기까지 떠돌았다. 이에 해당 촬영지 근처 주민이라고 밝힌 트위터 사용자가 “할미꽃의 생태에는 별 영향이 없다”고 반박하며 공방이 확산됐다.
한국일보 확인 결과 청원인의 이런 주장은 많이 부풀려진 낭설로 확인됐다.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 관계자는 6일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영화 촬영이 이뤄진 곳은 동강할미꽃 서식지가 아닌 동강 하천 부지”라며 “동강할미꽃은 절벽이나 석회암 지대에 서식하는데, 이곳이 훼손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