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빠



본문

장준하 아드님이 조국 후보자 딸에게 보내는 편지

  • 작성자: Blessed
  • 비추천 0
  • 추천 3
  • 조회 1215
  • 2019.09.01
조양에게,

내 소개를 먼저 해야 할 듯 하군요.
나는 미국 커네티컷 맨스필드 타운에서 스쿨버스 운전사로 살아가고 있는 장호준이라고 해요. 최근 조양의 아버지가 겪고 있는 일들에 대한 소식을 접하면서 나는 오히려 조양이 당하고 있을 일에 더욱 화가 났고 많이 아팠답니다.
몇 번의 망설임이 있었지만 그저 동네 아저씨가 해주는 이야기 정도로 들어 주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글을 보냅니다.

나는 어려서 동네 공터에서 야구를 했던 적이 있었어요. 신나게 놀던 중 방망이에 맞은 공이 공터를 벗어나 남의 집 담장 너머로 날아 들어갔고 무언가 깨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과 동시에 아이들은 도망을 쳤지요. 하지만 대문을 박차고 달려 나온 집주인에게 결국 몇몇 아이들이 붙잡히고 말았답니다.

집주인은 “이놈 자식들! 다시 또 여기 와서 야구를 하면 그 때는 정말 혼날 줄 알아!”라고 호통을 치면서 아이들의 머리를 몇 대씩 쥐어박고 보내 주었어요. 하지만 나는 보내 주지 않았지요. 오히려 집주인은 내 등을 두드려주며 이렇게 말했어요.
“넌 저 아이들처럼 놀면 안 돼, 너희 아버님이 어떤 분이신데, 네가 이렇게 놀면 되겠니?”
억울했었어요. 나도 다른 아이들처럼 그냥 몇 대 쥐어박고 보내주면 될 것을 꼭 아버지 이름을 꺼내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었지요.

내게 아버지의 이름은 결코 떼어낼 수 없는 시치미였지요. 학교나 군대에서 요시찰 대상이 되어 압박을 받았던 것도 내가 아버지의 아들이라는 것 때문이었고요. 하지만 아버지의 이름은 오히려 내게 큰 혜택을 주었답니다. 신학교를 다니던 시절 성적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나를 가르쳐 주신 교수님이 아버지와 동문수학 하셨던 분이셨던 덕이었고, 해외 후원금을 받으며 암울했던 시절을 버텨내 수 있었던 것 역시 내가 아버지의 아들이었기 때문이었지요.
그럼에도 아버지의 이름은 늘 내게 족쇄가 되어 부담과 고통을 감수하도록 했었답니다.

지금은 대학에서 가르치고 있는 딸아이가 언젠가 내게 “아빠, 초등학교 때 내가 왜 학교 앞에서 불량식품을 못 사먹었는지 알아? 장준하 선생님의 손녀가 길거리에 그런 것을 사먹는다고 할까봐 안 사먹었던 거야”라고 하는 말을 들었을 때 아무런 대답도 못한 채 고개만 끄덕일 수밖에 없었던 것은 내 아버지의 이름이 내 아이에게까지 어떤 시치미가 되고 있는가 하는 것에 가슴이 아려왔기 때문이었답니다.

조양,
물론 그런 생각은 하지 않겠지만 마음 어느 한 구석에서는 “하필 내가 왜 조국의 딸이어서”라는 소리가 들리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그래, 내 아버지가 조국이다.”라는 소리가 더 크게 외쳐지리라 믿어요.

물론 나는 조양에게 ‘괜찮아질 거예요. 힘내세요.’ 라든가 ‘참고 기다리면 다 지나갈 거예요’라는 말을 하려는 것은 아니에요. 다만 지금 조양의 아버지에게 하이에나처럼 달려들고 있는 자들로 인해 조양이 겪고 있을 아픔의 시간들을 자랑스럽게 새겼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내 나이 환갑이 지났지만 아직도 사람들은 나를 ‘장준하선생의 삼남’이라고 소개하고 이제는 내가 그렇게 소개 되는 것이 자랑스럽기 때문이지요.

조양,
어느 날 내가 아버지를 닮았다는 것을 보게 되었던 것 처럼 조양 역시 어느 날 아버지를 닮은 자신을 보게 되겠지만 아마도 지금은 조양이 아버지를 안아 드려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군요. 만일 내가 조양의 아버지와 같은 처지에 놓인다면 딸아이가 나를 한 번 안아주는 것이 가장 큰 힘이 되리라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자랑스러운 아버지의 자랑스러운 딸, “그래 내가 조국의 딸이다.”를 더욱 크게 외치는 조양이 되리라 믿으며....

미국 커네티컷에서
장호준

출처:
http://www.facebook.com/revhojunchang?__tn__=%2CdCH-R-R&eid=ARA_klykXn8U30-4a8yQN6ogyat3A1VDP4muqbT13RfYANkJgS1tF_yEiFkg0HMkX7WmpnZxESq5RMgE&hc_ref=ARRvyv_3k6FGHPpq2JWK-RaNZ0PMT5haxEYx00p1PcAQZK5Fcy_hAlavLsrebjSZARg&fref=nf

---------

감동 ㅜㅜ

추천 3 비추천 0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close]

댓글목록

이슈빠



이슈빠 게시판 게시물 목록
번호 제   목 이름 날짜 조회 쓰레빠 슬리퍼
83817 조국 구글트랜드 지역별 분석 젊은베르테르 08.31 1568 3 0
83816 서울대 집회 근황 .jpg 1 미스터리 08.31 1902 2 0
83815 e마트 .. 日本 불매를 거부함! 딜러 08.31 2036 4 0
83814 나경원, 점점 조여드는 올가미 스트라우스 08.31 2177 3 0
83813 최경영 기자 극대노.jpg CJmedia 08.31 1876 3 0
83812 무소유의 실천이 공약이었던 대통령.jpg 1 미스터리 09.01 1841 2 0
83811 최경영 기자의 일갈.. 닥터 09.01 1537 4 0
83810 자한당 신 자위녀 시사 09.01 2639 1 0
83809 언론들이 의혹을 키우는 이유 .jpg 자신있게살자 09.01 1813 3 0
83808 오늘의 검색어 - 나경원사학비리, 검찰쿠데타 센치히로 09.01 1558 4 0
83807 조여오는 숨통... 로우가 09.01 1917 3 0
83806 대통령의 손가락 약속 무서븐세상 09.01 1524 2 0
83805 윤서인 일본 귀화희망 발언을 본 일본 네티즌… 1 hangover 09.01 2122 5 0
83804 日, "한국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가 될때까지… 2 영웅본색 09.01 1752 6 0
83803 유니클로 광고 무지하게 하네요.jpg 민족고대 09.01 1702 4 0
83802 조국의 망언 세포융합 09.01 1540 3 0
83801 [청원진행중]故김성재씨 그알 방송처분 국민청… 개씹 09.01 736 4 0
83800 유시민 - 이땅의 기레기들에게 참교육 작심발… 김웅롱 09.01 1291 4 0
83799 체포된 홍콩 시위 지도부 나이 1 한라산 09.01 1373 6 0
83798 장준하 아드님이 조국 후보자 딸에게 보내는 … Blessed 09.01 1216 3 0
83797 90년 된 프랑스 퀴리 연구소, 아직도 방사… 로우가 09.01 996 3 0
83796 日의원 "전쟁으로 독도 되찾자…망언 파문.j… 자격루 09.01 705 3 0
83795 예산이 부족한 것이 아닙니다.jpg context 09.01 1325 3 0
83794 특목고 대신 대학 조기 진학하자 awon 09.01 1023 0 0
83793 한국에 가장 치욕스러운 연호, 메이지(fea… note 09.01 1358 1 0

 

 

컨텐츠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