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승리는 지난 10일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이어 입건 다음날인 11일 승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 시점에서 연예계를 은퇴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국민역적으로까지 몰리는 상황인데 주변에 피해 주는 일을 스스로 용납할 수 없다. 저는 여기까지인 것 같다"고 밝혔다.
승리 카카오톡 대화방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가수 정준영이 불법 촬영물을 촬영 및 유포한 정황이 포착됐다. 정준영은 다수의 카톡방에서 불법 촬영물을 공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지난 12일 사과문을 통해 "제 모든 죄를 인정한다. 저는 동의를 받지 않은채 여성을 촬영하고 이를 대화방에 유포했다"라며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문제가 된 카톡방엔 승리, 정준영 외에도 다수의 남자 연예인이 포함돼 있었다. 가수 용준형, 최종훈, 이종현 등이 정준영과 불법 촬영물을 공유한 카톡방 멤버로 지목됐다. 이들은 논란 초기 관련 의혹을 부인했지만 실명 보도가 나오는 등 사태가 확산하자 뒤늦게 인정했다.
직장인 A씨는 최근 기존에 있던 단톡방을 지우고 새로 만들었다. 불법 촬영물을 공유하는 등 범법 행위를 한 것은 아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였다. A씨는 "친한 친구들과 나눈 비밀 대화가 유출될 수도 있단 생각에 단톡방을 삭제했다. 성적인 대화가 아니더라도 유출되면 곤란한 이야기들이 있지 않냐"고 말했다.
직장인 B씨(29)는 "남자들끼리 있는 카톡방에선 여자 얘기가 안 나올 수가 없다. 음담패설이 아니더라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요즘 들어선 자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학생 C씨(24)는 "정준영 카톡방 논란이 커진 후에도 여전히 생각 없이 말하는 친구들이 있다"며 "'정준영 동영상' 없냐고 묻는 것은 물론 여자 지인에 대한 성적인 농담도 서슴지 않는다. '이러다 큰일 난다'고 말하면 대화를 삭제한다. 카톡방엔 '삭제된 메시지입니다'가 넘친다"며 불쾌해했다.
여성도 '승리·정준영 카톡방' 파문의 영향을 받고 있다. 남자친구나 남편 휴대폰 검사를 한 번이라도 해봐야 된다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승리, 정준영의 경우처럼 카톡방을 보면 상대의 '실체'를 알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성 이용자가 다수인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남친 핸드폰 검사할 때 꼭 확인해야 하는 항목'이 공유되기도 한다.
직장인 D씨(31)는 얼마 전 남자친구의 핸드폰에 자신의 지문을 등록했다. D씨는 "전부터 남친한테 '오빠 휴대폰에 지문 하나 넣어놔야겠다'고 농담조로 이야기하곤 했다. 최근 카톡방 사태를 보니 웃어 넘길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친에게 동의를 구하고 내 지문을 등록했다"고 말했다.
직장인 E씨(29)는 "인터넷을 보니 남친 휴대폰 검사할 때 꼭 봐야 할 것들이 몇 가지 있더라. 카톡, 문자, 사진첩은 기본이다. 생각보다 확인 할 게 많아서 시간이 좀 걸렸다"고 전했다.
직장인 F씨(29)는 남자친구·남편 휴대폰 검사를 주변에 적극 추천하고 다닌다. F씨는 "소개팅으로 만난 남자랑 결혼 준비를 막 시작하려던 시기에 휴대폰을 봤다. 단톡방을 보니 나를 대하는 말투와 완전 달랐다. 성매매 내역과 해외여행 가서 길거리에 지나가는 여성을 몰래 촬영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바로 헤어졌다. 진짜 조상신이 도왔다"며 "무조건 확인하라는 게 아니다. 의심이 되면 꼭 한 번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