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v.daum.net/v/20180827003052063
"세계 첫 자율주행차는 한국"..25년 전 서울 시내 달렸다
[권혁주 논설위원이 간다]25년전, 한국에선 자율주행차가 도심을 달렸다
잠이 오지 않았다고 했다. ‘병원 신세를 지면 어쩌나, 애꿎은 사람이 다치면 어쩌나’하는 생각에 엎치락뒤치락했다. 운동장에서만 시험했던 자율주행차량을 실제 도로로 끌고 나가기 전날 밤이었다. 25년 전인 1993년 6월의 일이었다.
이튿날 차량 한 대가 고려대 서울캠퍼스 교문을 빠져나왔다. 당시 고려대 산업공학과 한민홍(현재 76세) 교수가 아시아자동차의 ‘록스타’를 개조해 만든 자율주행차였다.
차는 서울 청계고가차도와 남산1호터널, 한남대교를 거쳐 여의도 63빌딩까지 약 17㎞ 구간을 무사히 자율주행했다. (동영상 joongang.joins.com) 처음엔 한 교수가 직접 운전하다가 청계고가에 오른 뒤 자율주행 모드로 바꿨다.
차량은 카메라를 통해 들어오는 영상을 스스로 분석해 차선을 지키고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했다. 차선을 바꾸는 기술은 아직 없었다.
한 교수는 “시험주행장을 달린 사례는 있지만 자율주행차가 도심을 누빈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라고 말했다.
2년 뒤인 95년에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경부고속도로를 달렸다.
한 교수는 “국제 학회에서 성과를 발표한 뒤 독일 벤츠와 폴크스바겐이 기술을 배우러 찾아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정부에는 산업기술로 개발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신청했다가 탈락했다. 한 교수는 “글쎄, 이유는 잘 모르겠다”고만 했다. 결국 세계 최초로 시내 주행을 가능케 했던 기술은 국내 자동차 산업에까지 연결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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