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재건축 최대어인 서울 래미안 원베일리의 당첨 가점을 두고 청약제도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최근 청약 경쟁 과열 속에 2~3인 가구에 적합한 전용면적 59~74㎡의 당첨 커트라인이 5인 가구 만점 수준인 70점을 훌쩍 넘기면서 과천 지식정보타운처럼 부양가족 등을 속인 부적격 청약 사례들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특히, 원베일리 일반분양가 대부분이 대출이 불가능한 15억원 이상이라는 점에서 당첨된 무주택자의 자금조달방안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4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반포3차·경남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 원베일리 청약 결과가 발표된 이후 후폭풍이 거세다. 전용면적 74㎡B형에서 84점 만점자가 등장했고, 전용 59㎡B형을 제외한 모든 주택형에서 당첨 최저·평균 점수가 70점을 넘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59㎡B형의 최저점수도 69점으로 4인가족이 달성할 수 있는 최고점수다.

청약 결과가 나오자 대부분 청약자들은 의구심을 나타냈다. 현금부자이면서 부양가족이 많은 사람들이 무주택기간 만점인 15년을 버틴 걸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원베일리 청약을 접수했던 40대 이모씨는 "전용 74㎡의 만점통장인 경우 자녀가 5명 이상이거나, 자녀 3명에 부모님 두 분을 모시고 3년 이상 함께 거주해야 가능하다"며 "통상적으로 전용 74㎡에 본인 포함 7명이 살기는 너무 비좁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첨자들이 진짜 부양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지 전수조사를 하던지, 청약제도를 실거주하는 인원으로 바꾸는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50대 김모씨는 "무주택, 청약통장 가입기간 만점을 채워도 부양가족의 벽이 높아 지금도 주요단지 청약에 떨어지기 일쑤"라며 "가족 수가 많으면 중·대형, 가족 수가 적으면 중·소형을 배정받아야 하는데 중·대형도 얼마없고 집값도 비싸 결국 3~4인 가족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실제 분양업계에서는 서류상으로 부양가족을 만드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지적했다. 요양시설에 있는 부모는 부양가족으로 편입할 수 없었던 과거와 달리, 2019년부터 허용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한 분양대행사 팀장은 "전입을 요하는 요양시설에 입소해 있는 부모를 주민등록상 부양가족으로 등재할 경우 부정청약이 된다"며 "그 외에 잠시 요양원에 계시거나, 질병 등으로 요양병원에 있는 경우에는 주민등록상 등재돼 있다면 부양가족으로 인정돼 가점 작업을 하는 청약자분들이 여전하다"고 전했다.

실제 최근 176명의 부정청약자가 나온 과천지식정보타운 당첨 사례 중에는 전북 익산 요양원에 거주하는 외할머니를 자신의 집으로 전입신고해 특별공급에 당첨된 경우도 있었다.

국토부도 이 같은 허점을 알고는 있지만 예방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허위로 부양가족을 등재한 걸 제보받거나 구체적인 혐의점이 있어야 조사가 이뤄질 수 있다"며 "전수조사에 대한 여론도 알고는 있지만, 당첨되더라도 입주 뒤 부양가족을 유지할 의무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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