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도가니' 포스터로 엠티 홍보 논란…'너도가니?'

서울시내 모 대학의 '도가니' 포스터 패러디 사진.

'(너)도가니?'

서울시내 모 대학의 엠티 포스터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본지 페이스북 계정으로 들어온 제보 사진에 의하면 영화 포스터 '도가니' 글자 앞에 ‘너’자를 붙인 것으로 포스터 한쪽 구석에는 일시, 장소, 회비 등과 함께 '나는 이 총MT를 세상에 알리기로 결심했다'는 문구가 눈에 띈다.

제보자는 “아무리 엠티를 홍보하는 가벼운 포스터지만, 굳이 도가니 포스터를 사용해 이렇게까지 홍보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영화 ‘도가니’는 청각장애인학교에서 일어난 충격적인 사건을 바탕으로 한 실화다. 2000년부터 5년 동안 광주인화학교의 교장과 교직원들은 청각장애 아동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성폭행을 자행했다.

학교와 기숙사 곳곳에서 학생들은 구타와 성폭행·성추행에 시달리며 악몽 같은 시간을 보내야 했지만 정작 가해자와 책임자들은 대부분 법적인 책임을 받지 않아 사회적으로 더 이슈가 됐던 영화다.

이후 2012년 8월 아동과 장애인에 대한 성범죄의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일명 '도가니법'이 시행됐다.

제보자는 "예전에 성관련 포스터를 만들어 대학축제 관련해서 이슈가 된 적이 있었는데, 이건 그것보다도 심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 보면서 너무 많이 울었고 슬펐던 영화인데 화가 난다. 본인들의 가족이 그런 피해를 당했다면 저런 포스터를 만들 수 있었을까?"라며 황당해 했다.

이에 대해 해당 학과 관계자는 "영화 도가니의 내용이 묻혔던 사실을 밝히려 한다는 점에 착안해 엠티를 알리기 위한 방법으로 영화 포스터를 인용했다"고 밝혔다.

한편 해당 사진을 접한 박모씨(44)는 "이 사건을 겪은 대상자들은 한번 더 상처를 받을 것 같다. 단순히 영화 제목만 보고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저 패러디일뿐일까?  상식 결여일까?

그저 패러디라면 쓰레빠 / 상식 결여라면 슬리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