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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은 끝났다" 프랑스의 관심은 이제 코로나가 아니다

  • 작성자: 슈퍼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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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2.07
▲ 우한에서 돌아온 프랑스인들 태운 버스 행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프랑스인들을 태운 항공기가 1월 31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이스트레의 한 군기지에 도착한 뒤 승객들을 태운 버스들이 군기지를 빠져나가고 있다.
ⓒ 연합뉴스/AP

유럽에서 가장 먼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발생한 프랑스. 지난 1월 30일에는 중국계 환자를 통해 감염된 한 의사가 6번째 확진자로 확인됐다. 해당 의사가 접촉했던 환자는 본국으로 돌아간 뒤 자신이 확진자임을 알게 됐다. 최초의 확진자 세 사람은 1월 18일 중국에서 돌아온 중국계 보르도 주민과 30대 중국인 커플이었고, 4·5번째 환자는 80대 중국인 관광객과 그의 딸이었다. 

현재 80대 환자는 중환자실에 있으나 나머지 다섯 사람의 상태는 지극히 안정적이다. 현재로선, 1명을 제외한 모든 감염자가 중국에서 왔고, 1주일 이상 감염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3일 프랑스 보건부 보건국장은 "프랑스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전염병으로 돌고 있지 않다"라고 확인한 뒤 따라서 "이에 대비하여 시민들이 해야 할 일은 없으나, 경계해야 할 강력한 독감이 돌고 있다"며 오히려 독감에 대한 주의를 촉구했다.

이번 겨울 프랑스에서 독감으로 사망한 사람은 26명에 이른다.


"마스크는 필요 없어요"

1월 말까지 6명의 확진자가 나오면서 프랑스는 유럽에서 가장 심각한 케이스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대응 방식은 한국과 매우 달랐다. 의사 출신의 보건부 장관 뷔잔은 "마스크는 병이 있는 사람들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쓰는 것이며, 프랑스에는 지금 코로나바이러스가 역병으로 번지고 있는 상황이 아니므로 쓸 필요가 없다"라고 '마스크 무용론'을 확고히 밝혔다.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한 사람은 아시아계 관광객들 정도. 현지인들 가운데 마스크를 쓴 사람은 눈에 띄지 않으며 거리의 풍경도, 사람들의 표정에도 특별한 변화가 감지되지 않는다. 

현재 프랑스는 학기중이고, 5명의 확진자는 파리에서 나타나 모두 파리 병원에 수용되어 있다. 그러나 그들의 동선과 만난 사람 숫자 등에 대한 정보도 알려지지 않았다. 학교 수업이나 대형 행사 등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진행되었다. 연금개혁 반대 집회들이 변함없이 이어졌고, 전국 곳곳에서 국제 페스티벌도 예정대로 순조롭게 펼쳐졌다. 1월 26일, 중국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설날 퍼레이드만이 자발적으로 취소됐는데 그 이유는 "축제를 벌일 기분이 아니다"라는 것이었다. 이달고 파리 시장은 이들의 결정을 수용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는 푸조, 시트로엥, 르노 등 자동자 회사를 비롯하여 명품브랜드 기업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까지 100여 개의 프랑스 기업들이 진출해 있다. 학생들도 상당수 머물고 있어 약 1천여 명의 교민들이 상주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귀환을 희망하는 교민들을 2대의 비행기에 걸쳐 이송했는데, 250명 만이 전세기 탑승을 신청했다.

이들은 지난주 금~토요일에 걸쳐 프랑스 남부 마르세이유 근처의 휴양시설과 소방관교육시설에 나눠 수용되었다. 마르세이유 부근이 이들을 수용할 지역으로 선정된 것은 전염병 환자 치료에 특화되어 있는 프랑스 유일의 최신(2016년 설립) 의료시설이 마르세이유에 있기 때문이었으며 지역 주민들은 조용히 우한 교포들을 맞이했다.  

두 번째 프랑스 비행기에는 프랑스 교민뿐 아니라, 유럽과 유럽 이외의 국가들의 교민 180명이 포함되어 있었다. 프랑스 도착 후 유럽인들은 본국으로 돌아가고, 비유럽인들은 이곳에 남아 다른 이들과 같이 14일간 격리된 상태에서 머무르게 된다. 

프랑스 국립건강위원회는 지난 4일 지금까지 밝혀진 전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진자, 사망자에 대한 중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그 중 첫 번째 사망자는 이번 바이러스 희생자들의 전형을 보여준다.

그는 60대의 남자로 이미 건강상태가 안 좋은 상황이었고, 폐렴 증상을 보이며 병원에 입원했다. 이번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들의 80%는 60대 이상이었고, 이들 중 75%는 이미 건강 상의 문제를 가지고 있던 사람들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밝혀진 확진자 대비 사망률은 2.1%이며 세계적으로 8백여 명의 사망자를 낸 사스(9.6%)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4일 현재 확진자 중 회복된 사람은 892명으로 집계된다. 현재까지 확인된 확진자중 가장 어린 사람은 신생아로 감염자인 엄마의 뱃속에서 감염된 채 태어났다.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은 90세의 노령이며, 현재까지 발생한 사망자 가운데 60세 이하는 5명이 채 안 된다.

"프랑스 정부 자국민 중국 철수령"은 가짜뉴스

1월 30일 에어프랑스는 프랑스-중국 간 모든 노선의 운항을 오는 3월 15일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당초 2월 9일까지 중단키로 했지만 한차례 연기했다. 그러나, 국적기의 운항만 일시 중단됐을 뿐, 프랑스인의 중국 방문 자체가 금지된 것은 아니다.

프랑스 외무부는 특별히 가야 할 일이 없는 한 당분간 중국 방문은 연기하라고 권했다. 교환학생이나 학업목적의 여행도 권고하지 않는다고 했다. 우한은 강력하게 방문을 만류하는 지역, 그 인근은 불가피한 이유가 없다면 권하지 않는 지역으로 분류했다. 그 외 지역은 주의를 요하는 지역일 뿐 현재로써는 중국인의 프랑스 입국도, 프랑스인의 중국방문도 금지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한국 주요 언론들이 6일 일제히 "프랑스 정부가 자국민 중국 철수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는 오보다. 프랑스 외교부도 이런 오보를 인식한 듯 홈페이지에 "프랑스 정부는 결코 프랑스 자국민들을 모두 중국에서 떠나라고 조언한 적이 없다"라면서 "필수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 예방차원에서 중국과 거리를 둔 곳에 머물러 있거나 중국으로의 귀환을 연기할 것을 권유한다"라고 방침을 재확인하는 안내글을 게시했다.

뿐만 아니라 <조선일보> 등은 옌스 슈판 독일 보건부 장관과 아녜스 뷔쟁 프랑스 보건부 장관이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을 다녀온 외국인의 EU 입국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도 보도했다. 프랑스 보건부에 직접 전화로 확인한 결과, 이 또한 사실과 다르다.

프랑스 보건부는 "지난 4일 프랑스 보건부 장관과 독일 보건부 장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를 맞이하여 유럽연합이 과학적·의학적·정책적 차원에서 공동 협력을 강화할 것과 회원국들의 여행 관련한 제한 조치나 중국으로부터 오는 여행자들의 유럽 입국 조건에 대하여 모든 종류의 차별을 피할 수 있도록 공동의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고, 이를 논의하기 위해 조만간 유럽 보건부장관 회의 소집을 요청하겠다고 했다"라고 밝혔다. 현재로선 언제쯤 논의가 이뤄질지, 또 어떤 결론이 나올지 명확한 것이 없기에, 이날의 논의 내용을 프랑스 언론은 거의 보도하지 않았다.

아시아인 혐오 확산?

이탈리아의 한 음악학교에서 아시아계 학생들에게 의사 소견 확인 후에만 수업을 들을 수 있게 한 조치가 전해지는 것을 시작으로 유럽 곳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아시아인 전체에 대한 혐오가 확산되는 중이라는 보도가 잇따랐다. 프랑스에 자녀를 두고 살고 있는 아시아인으로서, 민감할 수밖에 없는 소식이다.

프랑스에서 세 번째 확진자가 나왔다는 보도 직후 중학교에 다니는 딸 아이 학교의 한 학급 채팅방에 "중국인들은 돌아다니지 말고, 더러운 자기 나라에 박혀 있어야 해"라는 말이 올라왔다고 한다.

그 학교엔 수많은 국적의 아이들이 있으며, 인종주의는 일상적으로 표출되지 않아왔기에, 그 노골적 표현은 모든 아이에게 충격이었다. 그 글을 본 아이들이 즉각, 해당 아이에게 이것이 얼마나 인종주의적 발언인지 설명했고, 그 아이가 잘못을 금방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으로 일은 금세 마무리되었다. 사건은 순식간에 회자되었고, 더 이상 이 학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관한 에피소드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는 인종주의가 작동하는 전형적인 흐름이다. 한 공동체 안에는 이러저러한 인종적 편견을 가진 사람들이 조금씩 존재한다. 다만 대다수의 경우, 편견의 표출을 이성으로 제어할 줄 아는 것일 뿐. 하지만, 강한 외부적 계기가 생겼을 때 그것을 순간적으로 드러내는 사람들이 생겨난다. 그 돌발적 발언에 대해 다수가 어떤 반응을 하느냐에 따라 인종주의는 확산되기도 하고, 쪼그라들기도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중국인들에 의해 프랑스에 들어왔을 때 일부 사람들이 인종차별적인 반응을 보였고, 거기에 놀란 사람들의 반응이 SNS를 타고 회자되었다. 그에 대한 다중의 대응은 바로 딸 아이의 중학교에서 일어난 것과 비슷했다. 일부의 일탈적 인종주의 표출은 금세 증발되었다. 개인적으론 이곳에서 나를 향한 그 어떤 달라진 시선도, 변화도 감지할 수 없었고, 프랑스 곳곳에 사는 한국인 지인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우리가 눈을 돌려야 할 곳
정부는 다소 성급해 보일 만큼 이제 프랑스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역병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발표했고, 아무도 마스크를 쓰고 다니지 않으며, 일상에 실질적인 변화가 없었기에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초기의 근심은 물러나기 시작했다. 중국이 10일 만에 대형 의료시설을 지은 것에 대한 놀라움, 이 사태가 앞으로 바꿔놓을 경제적, 외교적 향방으로 시선이 옮겨가면서. 

2월 5일자 <르 몽드>의 1면은 코로나가 아니라 암이 차지했다. 세계보건기구와 유엔암연구센터가 지난 4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12~2018년 사이 세계 암발생률이 20% 증가했으며, 현 추세라면 20년 내에 암발생률은 60%로 증가한다고 경고한다. 전형적 암의 주범인 담배와 술, 육류, 육가공품 외에 다양한 환경적인 요인이 암의 증가를 급증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에게까지. 

그들은 의학은 발전하고 삶은 더 풍요로워지는데 사람들은 언제까지 이런저런 바이러스의 창궐에 시달리고, 폭증하는 암에 떨어야 하는지 묻는다. 문제의 원인을 직시하지도, 해결하지도 않고, 계속 터진 둑만 막으며 살 수 없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크다. 해충제 사용을 멈추지 않고, 육식을 줄이지 못하며, 기후위기를 해결하지 못하는 한 우린 문제에서 헤어날 수 없다고 많은 이들은 입은 모은다. 코로나는 그 결과 중 하나일 뿐 원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http://news.v.daum.net/v/20200207101448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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