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004800)이 대주주로 있는 ‘세빛섬'의 재정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이용객이 줄어든 영향이 크지만, 10년 넘게 자본 잠식 상태가 이어져 온 만큼 이전부터 수익 창출 능력이 부족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효성과 2대 주주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올해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오세훈 시장에게 지원을 요청할 방침이다. 그러나 서울시 안팎에선 오 시장의 임기가 1년밖에 남지 않아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기엔 정치적 부담이 클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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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빛섬, 각종 규제로 적자 못 면해
세빛섬은 과거 오세훈 시장이 일명 ‘한강 르네상스'를 표방하며 공을 들인 사업이다. 효성이 1400억원에 가까운 사업비를 댔고 2009년 3월 착공해 2011년 9월 완공됐다. 그러나 오 시장 퇴임 후 새로 취임한 고(故) 박원순 시장이 “민자 사업자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체결된 불공정하고 부당한 계약”이라며 제동을 걸면서 개장이 무기한 연기됐다.
우여곡절 끝에 2014년 10월 개장했지만, 각종 규제가 세빛섬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서울시가 세빛섬의 공공성을 강조하면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행사 유치가 어려워진 것이다. 세빛섬에 입점한 음식점 가격 인상조차 서울시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효성이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처럼 세빛섬을 광고물 관광명소로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내놨지만, 이번엔 ‘선박 규제'에 가로막혔다. 세빛섬은 2011년 선박으로 등록돼 옥외광고물법에 따라 광고물을 설치할 수 없다. 2015년 개봉한 영화 ‘어벤져스2′ 촬영지였음에도 홍보 플래카드 하나 못 붙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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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주택도시공사와 효성은 조만간 오 시장에게 세빛섬에 대한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다. 아직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한다. 세빛섬 고위 관계자는 “세빛섬의 문제는 유동인구는 많은데 실질적인 이용객은 적다는 것”이라며 “문화시설 유치 등 이용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방안을 서울시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시와 재계 안팎에선 세빛섬의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한 뾰족한 대책이 마땅치 않고 오 시장의 임기가 내년 6월에 끝나는 만큼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기엔 정치적인 부담이 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 지난달 유세 과정에서 세빛섬을 찾은 오 시장은 세빛섬의 누적 부채가 1200억원에 달한다는 지적에 대해 “민간 투자사업이라 서울시가 걱정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선을 긋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