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反日'은 '남의 일'?..대한항공 직원 '무더기 일본행' 논란
박성의 기자 입력 2019.08.06. 17:38"기회주의" 비판에 "복지혜택 누리겠다는데 애국 강요 마라" 반론도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일본 정부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 이후 '일본여행 거부 운동'이 확산하는 가운데, 대한항공 직원들이 공석이 된 일본행 비행기 티켓 수백 장을 직원가로 싸게 구매하며 '호재'를 누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대한항공 한 내부직원은 "항공사 직원이면 비행기 공석을 싸게 구매할 수 있는데, 이 제도를 앞세워 일본행 티켓을 구매한 직원이 급증했다"며 "일부 직원들은 이번 반일운동을 '가족여행 싸게 갈 기회'라고 말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대한항공의 익명 게시판에는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자성을 촉구하는 글과 '사내 복지와 애국을 연계시키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는 반론이 오가는 등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행 항공편 취소에…"제드 이용 늘었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일본여행 거부 운동'이 시작되면서 인천공항을 통한 일본 여행객이 지난달 하순부터 10%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이후 인천공항을 통해 일본을 다녀온 여행객은 60만8000명(2일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2만명)보다 1만1000명(1.8%) 줄었다. 일본여행 거부 운동이 본격화되면서 국적항공사들의 운항 축소·중단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이달 12일부터 삿포로·오사카·후쿠오카·나고야 노선의 항공기를 중소형 항공기로 교체할 계획이다.
항공사가 노선 운항을 축소 또는 중단하는 방식으로 위기 타개를 꾀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직원들은 이를 '여행 호재'로 이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일 대한항공 직원들만 이용할 수 있는 익명게시판에는 이 같은 상황을 고발하는 글이 게시됐다. A씨는 "8월14일까지 인천 출발 일본행 제드 리스팅 숫자가 550명이나 된다"며 "'기회는 이때다'라고 하는 직원, 가족분들이 생각보다 많아 놀랍다"라고 적었다. 이어 "예전 같으면 여름 성수기때 감히 리스팅조차 못 할 시기가 있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지금 시기는 좀 그렇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제드(ZED·Zonal Employee Discount) 티켓이란 항공사가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복지성 할인 항공권이다. 항공사는 비행기 출발 시점까지 아직 팔리지 않은 잔여석에 한해, 최대 90% 가까이 할인한 가격으로 티켓을 예약할 수 있는 기회를 직원에게 준다. 직원의 부모 및 형제, 자매 등도 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신청은 선착순이다. 사전 결제 후 리스팅(LISTING·대기)하다가 당일 날 최종적으로 자리가 비면 탑승할 수 있다. A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대한항공 직원들이 반일 운동이 일고 있는 올 여름을 저렴하게 일본 여행을 떠날 적기로 판단하고, 제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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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v.daum.net/v/2019080617383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