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빠



본문

“나를 성추행해 퇴학당한 남학생이 복학해요… 법원서 그러래요”

  • 작성자: 숄크로
  • 비추천 0
  • 추천 2
  • 조회 2276
  • 2017.12.27

“바람부는 소리에도 놀라 잠에서 깨요”

잠을 자다 성추행당한 A양은 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작은 소리에도 잠에서 깨 수면유도제를 먹는다. 그러지 않으면 다시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했다. 그를 성추행한 같은 대학 선배 B군은 퇴학을 당했다. 얼마 전 A양은 B군이 학교를 상대로 ‘퇴학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고 1심에서 승소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건국대에 다니는 A양은 지난 4월 1일 오전 7시쯤 학술답사 행사에 참여했다가 B군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B군은 잠을 자던 A양 옆에 누워 가슴과 음부를 만졌다. 잠이 깬 A양은 친구들과 함께 집행부(학생회)에 이를 알렸다. 사건 발생 30분 만에 교수들에게까지 전파됐다. 교수진은 남은 답사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피해자와 가해자는 격리된 채 서울로 돌아왔고, A양은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음부를 건드렸다 해도 질 속에 손이 들어가지 않으면 형법상 유사강간이 아니어서 벌금형 정도가 나올 것"이란 얘기를 들었다.

이후 B군과 B군 가족은 A양에게 선처를 구하는 편지를 보냈다. B군 누나는 “같은 여성으로서 동생이 일으킨 아픔에 사과한다”고 했고, B군 어머니는 "자식을 잘못 키운 죄를 스스로에게 물으며 무덤까지 가져가겠다"고 썼다. B군은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처럼 나를 용서해 달라"고 부탁했다.

학교는 B군에게 퇴학 처분을 내렸다. A양은 형사상 큰 처벌이 어렵고 퇴학당했으니 마주칠도 없으리라 생각해 고소를 취하했다. A양은 “내 어머니가 우는 모습을 보면서 울고 있을 B군의 어머니가 떠올랐다. B군 편지는 기가 찼으나 그의 어머니가 눈에 밟혀 합의를 진행했고 B군은 기소유예를 받았다”고 전했다.

그런데 합의한 지 석 달 만에 B군은 건국대를 상대로 ‘퇴학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합의했으니 학교의 처분은 부당하다’는 논리였다. 지난달 서울동부지방법원은 B군의 손을 들어줬다. 초범, 음주 상태, 반성하는 모습(합의금을 낸 점) 등을 참작해 내린 결정이라고 했다. B군의 나이가 많아 퇴학당하면 고졸 신분으로 사회생활을 해야 하는데 ‘한 순간의 실수’로 인한 결과가 너무 가혹하다는 것이었다. 학교는 퇴학을 취소하고 처벌을 낮추라는 강제조정명령을 받았다. 건국대는 이 판결에 이의신청을 한 상태다.



“왜 바로 소리를 안질렀어요?”… 잔인한 2차 가해

지난 19일 A양을 만났다. A양은 자신이 잘못한 일이 아님에도 “저 때문에 학교와 학과 이미지에 해를 끼칠까봐 이 문제를 다시 공론화하는 게 두려웠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말을 하기로 결심한 이유를 묻자 “법원은 퇴학 처분이 과하다고 했지만 많은 국민이 과하지 않다고 본다면 조금이라도 재판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피해자인 저와 제 친구들이 있는 학교에 가해자가 돌아오지 않길 바란다”며 가장 원하는 건 “가해자가 스스로 소송을 취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A양은 사건 발생 후 휴학했다.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상태가 호전돼 복학을 준비하다 B군이 학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복학 후 결국 그가 승소해 학교가 강제조정명령을 받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잠을 자다 변을 당한 A양은 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작은 소리에도 잠을 깬다고 말했다. “수면유도제나 술에 의지해 잠에 든다”며 “그래서 그 일이 있은 뒤 살도 많이 쪘다”고 자조 섞인 농담을 했다.

A양은 “당시 가해자가 취했을 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술을 그리 많이 마시지 않았을 뿐 아니라 사건 전후로 B군이 밥도 잘 먹고 사람들과 평소처럼 이야기하며 잘 걸었다고 했다. 이후 술자리에 함께 있었던 선배들로부터 “B군이 계속 네 어깨나 허벅지 등을 만지려고 하는 것을 봤다”는 얘기도 전해들었다. 선배들은 “곧 아침 해가 뜨는데 별 일이 있겠나 싶었다”며 A양을 B군과 함께 놔둔 것을 미안해 했다고 한다.

A양은 자신이 겪은 2차 가해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왜 방을 두고 거실에서 잤느냐” “어떻게 밥을 먹으러 갔느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했다. A양은 “여자 방은 이미 학생들로 꽉 차 있었고, 아침밥을 먹기까지 두 시간여밖에 남지 않았다. B선배가 그런 사람인 줄 알았다면 당연히 거실에서 자지 않았을 것”이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 바로 소리를 지르지 않고 식당까지 간 것에 대해 “일단 사람이 많은 곳에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둘만 남겨지면 강간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무서웠다”고 했다.

그는 가장 충격적인 건 경찰관의 한마디였다고 말했다. A양은 조사받을 당시 여경이 다른 업무를 하고 있어서 동의 서약 후 남성 경찰관과 조사를 진행했다. A양은 “‘왜 바로 소리를 지르지 않았느냐’ 등의 질문이 이어졌다. 무고죄로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사라 생각하며 이해했다. 그런데 남성 경찰관에게 ‘그런 걸로 퇴학을 당해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정말 상처가 됐다”고 했다. “나라에서는 성폭력 피해자의 2차 피해를 줄이려 노력한다지만, 실제 피해자를 상대하는 경찰관은 달라지지 않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보였다.



학교와 가해자의 다툼으로 여긴 법원… 그럼 피해자는?

형사소송법 제232조에 의해 이미 B군 고소를 취하한 A양은 다시 고소할 수 없다. A양이 법적으로 할 수 있는 대응은 전무한 상황에서 학교의 이의신청이 유일한 희망이다. A양은 B군에게 적극적으로 ‘퇴학’ 조치를 내린 학교에 감사했다. 사건 직후 한 교수는 눈물을 흘리며 “A와 B 모두 내 제자인데, 이런 일이 생겨 너무 슬프고 책임감을 느낀다. 네가 원한다면 B군의 퇴학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학생회는 대자보를 통해 B군이 학교로 돌아오는 것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대학본부는 법원 판결에 이의신청을 하고 진행상황을 A양에게 전달하고 있다.

A양은 “법원에서는 학교와 가해자 간의 싸움으로만 생각하는 듯하다. 나한테 증인출두 명령이 오진 않더라. 하지만 앞으로 소송이 계속 이어지면 증언대에 설 생각도 있다”고 밝혔다.

대학본부 측은 26일 “법원의 강제조정명령에 이의신청을 했고 소송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학교 관계자는 “가해자 측 변호사는 형사사건에서 피해자가 합의했기 때문에 징계 처분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거라고 이해하는 듯하다. 하지만 피해자 측은 형사사건에서만 합의해준 것이지 복학해도 괜찮다는 입장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2007054&code=61121111&cp=nv

추천 2 비추천 0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로 보내기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close]

댓글목록

madeincorea님의 댓글

  • 쓰레빠  madeincorea
  • SNS 보내기
  • 미친...
0

Llllllll님의 댓글

  • 쓰레빠  Llllllll
  • SNS 보내기
  • 법원이 또..
0

이슈빠



이슈빠 게시판 게시물 목록
번호 제   목 이름 날짜 조회 쓰레빠 슬리퍼
72108 언론들: "이번 제천 화재는 정부가 일 안하… 3 domination 12.26 2199 2 0
72107 밧줄 끊어 인부 죽인 남자, 결국 무기징역 … 3 쉬고싶어 12.26 2441 2 0
72106 한국언론 수준 2 민족고대 12.26 2708 2 0
72105 역경딛기 위해 하루종일 책읽는 503 2 러키 12.26 1933 2 0
72104 '유리천장'부수기, 여성의 야간.휴일근로 막… 2 회원님 12.26 2571 2 0
72103 2017년 대한민국을 뒤흔든 키워드 12개 1 꽃씨다 12.27 2142 2 0
72102 MBC와 홍준표.. 의좋은 사이에서 점점 멀… 4 더더더더더 12.27 2097 2 0
72101 “나를 성추행해 퇴학당한 남학생이 복학해요…… 2 숄크로 12.27 2278 2 0
72100 사우디, 내년부터 축구장에 여성 입장 허용 1 몇가지질문 12.27 1160 2 0
72099 류여해, 자유한국당 제명...'웃으며 안녕~… 1 베트남전쟁 12.27 2480 2 0
72098 북한 일상 사진 몇 장 스트라우스 12.27 3114 2 0
72097 윤손하 + 재벌 아들들 폭행사건 결말 1 칫솔 12.27 2522 2 0
72096 12월23일 영풍문고 알바생 사건.jpg 4 kiii 12.27 3936 2 0
72095 돌아온 ‘뉴스데스크’…홍준표 “MBC가 참 … 선진국은좌파 12.27 2179 2 0
72094 1980년 TBC와 2017년 MBC ... 1682483257 12.27 2327 2 0
72093 전우용 학자 트윗 blueblood 12.27 1803 2 0
72092 '플랜다스의 계' 20일 만에 130억 달성… 1 alsdudrl 12.28 1770 2 0
72091 변하지 않는 그들의 습성 보스턴콜리지 12.27 2072 2 0
72090 표창원 의원 트윗 모닥불소년 12.27 2275 2 0
72089 한국, 中 네티즌이 뽑은 비우호 국가 5위…… 1 현기증납니다 12.28 2026 2 0
72088 [여론조사] 국민 37% "가난이 전쟁보다 … 2 검은안개 12.28 1957 2 0
72087 한일 위안부 합의 관련 신문사 사설 타이틀 … 3 러키 12.28 1781 2 0
72086 가장 이상적인 남여 배우자 조건.... 1 정경사 12.28 2398 2 0
72085 문재인 대통령, "12·28합의로 위안부문제… 3 캡틴 12.28 1340 2 0
72084 내일자 김용민 그림마당.jpg 인텔리전스 12.28 1340 2 0

 

 

컨텐츠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