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18일 광주 5·18 국립묘지를 참배하면서 조금 특별한 구두를 신었다.
그의 뒷모습에서 포착된 구두는 밑바닥이 뜯겨나갔다. 당시 그는 대통령이 아닌 야권 인사였다.
한때 인권변호사였고, 재야에서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세력과 맞서 싸웠던 그의 행보만큼 구두는 닳아 있었다.
이 사진은 지난 9일 트위터 타임라인에서 재조명을 받았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2016년 4월 전북 전주에 방문했던 문 대통령의 구두 사진을 공개하고 “그는 구두를 벗고 작은 연단에 섰다. 구두는 어느 집 가장의 그것처럼 낡았다”고 적었다.
사진에는 뒤엉킨 전기선 옆에 나란히 벗어놓은 낡은 검정 구두가 놓여 있었다.
문 대통령이 신었던 구두는 청각장애인들이 수제화를 제조하는 사회적기업 ‘구두 만드는 풍경’의 자체 브랜드 ‘AGIO(아지오)’ 제품이다.
유시민 작가가 2010년 모델로 나서 잠시 유명세를 얻었던 브랜드다. 당시 유 작가는 모델료로 갈색 구두 한 켤레를 받았다.
청와대 비서실은 문 대통령 집권 나흘 만인 지난 5월 14일 구두를 구하기 위해 아지오의 전 대표 유석영씨에게 전화를 걸어 “문 대통령이 신었던 구두를 한 켤레를 더 살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유씨는 난처했다. 이 회사는 4년 전 폐업했고 구두 제작도 중단했다.
유씨는 “조금 어려울 것 같다”고 알렸다.
전화를 끊으면서 폐업의 아쉬움과 동시에 대통령으로부터 인정을 받았다는 자부심이 밀려왔다.
그는 눈물을 쏟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구두는 이렇게 많은 사연을 담고 있다.
SNS 이용자들이 감동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구두 만드는 풍경’은 부활한다.
CBS 변상욱 기자는 30일 트위터에 “문템, 이니굿즈의 최고봉이 될 아지오 구두의 부활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유 작가 등 발기인들과 시청각·지체장애인이 힘을 모아 새롭게 출발을 한다.
제품은 2018년 봄부터 출시될 예정이다.
http://v.media.daum.net/v/201708311803582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