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400년 전 사관의 입장에서 요즘 벌어지는 현상을 본다면 이렇게 기록할 것이다.
400년 전 말투로 그 해에 사림이 대거 기용되어 조정이 사림 일색으로 되었다.
경기감사 이 모에 대해서는 언행이 상스럽고 무뢰배와 어울리며
역심을 품었다는 소문이 돌아 나랏 사람 중에 그를 매우 싫어하는 이가 많았다.
사림 중에도 이 감사를 당장 파직하여 사림의 의기를 드러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생겨
서로 무리를 이루어 스스로 청류라 칭하고 그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을 탕류로 몰아 공격하기를 역적 대하듯 하였다.
이에 서로 배척하는 마음이 날로 깊어져 마침내 양립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많이 듣던 얘기다.
늘 반복되는 구조다.
만약에 지난 지방 선거때 대구, 경북 뿐만 아니라
부산, 경남, 강원, 충청 일부 까지도 박빙이거나 아니면 자유한국당 우세가 점쳐졌다면
그래도 자유한국당 후보를 경기도지사는 찍자는 얘기를 할 수는 있었을까? 첫번째 질문이고
무슨 얘기냐면 자기편이 너무 커졌을 때 배가 불렀다는 거다.
그때 흔히 나오는 얘기다.
권력 가성비 추구의 법칙이라는 게 이런거다.
조정에 들어갔더니 훈구가 30%, 사림이 70% 인데 70%로 100% 권력을 다 가질 수 있다.
이게 좀 낭비 같다고 하는 사람들이 생겨난다.
이게 늘 반복되어 왔었다.
이걸 잘만 조절하면 40%로도 다 먹을 수 있는데 뭐하러 70%를 다 투자하느냐 이런 생각이 나온다.
이 7을 다시 4:3으로 나누면 4:3:3이 된다.
그러면 40%로도 다 가질 수 있는거다.
70%를 가지고 100%를 먹는 것보다 40%를 투자해서 100%를 먹는 것이 40%가진 사람들에게 몫이 더 많이 떨어진다.
그런 욕망들이 생겨난다.
그런 욕망들을 정당화하기 위한 또는 그런 욕망들을 실현하려고 하기 위한 명분을 보통 찾아왔다.
그런 것들이 조선시대때부터 계속 반복되어 왔다.
좋은 표현으로 붕당 정치라고 얘기한다.
우리가 조금 더 긍정적으로 보기전에는 당쟁이라고 그랬고 당파 싸움이라고 말했다.
이런 현상이 늘 반복되어 왔다.
그래서 이거는 권력을 사유화 하려고 하는 사람들의 좀 숨어있는 욕망의 발현일 수 있다.
준론 탕평 - 당파의 옳고 그름을 명백히 가리는 적극적인 정책
완론 탕평 - 당파의 시비를 가리지 않고 어느 당파든 온건하고 타협적인 인물을 등용하여
왕권에 순종시키는 데 주력하는 정책
보통 준론이 완론을 공격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지난번에 최순실 박근혜 국정 농단 사건 나왔을 때에
시민들이 먼저 탄핵을 이야기했고 정치권에서는 늦게 받았다.
그리고 지금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그 중에서도 늦은 편에 속했다.
완론이었다.
시민들은 책임을 안져도 되기 때문에 먼저 판단하고 소리를 낼 수 있다.
그런데 책임져야하는 사람들은 그 부분에 대해서 신중할 수 밖에 없는 경우가 있다.
근데 이게 타이밍을 잘 못 잡으면 기회주의다 라고 비난받기 쉽다.
근데 또 너무 빠르면 맹동주의 라고 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맹동주의 (盲動主義) 명사 아무런 원칙과 주견이 없이 덮어놓고 남이 하는 대로 맹목적으로 따라 움직이는 경향.
이 문제를 잘 처리하는 게 어려운데 대체로 준론이 완론을 공격하는
날카롭고 선명하게 뭔가 가치를 내세우는 그 부분에 대해서
좀 더 기다려 봐야 한다거나 사실관계가 명백해질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쪽을 공격하는
그런 방식으로 여태까지 쭉 진행되어 왔다.
왜냐면 준론이 선명해서 대중들의 지지를 받기가 쉽다.
근데 준론이나 완론이나 기본적으로 목표가 다른 것은 아니다.
목표가 다르지도 않은데 그걸 다르다고 보면서 공격하는 일들이 늘 반복되어 왔던것이 우리 역사속에서 드러는 일이다.
이번 사태는 우리 역사 전체에서 보자면
상복을 9개월 입느냐 1년 입느냐로 싸우던것 보다 훨씬 더 수준이 떨어진다.
이게 초등학교 반장 선거 수준이다.
반장은 별거 없는데 꼭 반장되고 싶은데 상황이 여의치 않을때 쓰는 전술이 있다.
얼레리 꼴레리 전술이다.
얼레리 꼴레리 뭐 묻었데요~ 이거 가지고 상대편을 고립시키려고 하는 전술이다.
그런 전술이 비슷하게 진행되고 있어서 많이 안타깝다.
어떤 사람들은 확신하는 영역에 있고 어떤 사람들은 아직 확신하지 않은 영역에 있고
어떤 사람들은 불신하는 영역에 있다.
그런 차이가 있을 뿐이다.
어떤 사람들은 의혹이 아니라 확실하다고 판단하고 있고 어떤 사람들은 의혹이다 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런 차이일 뿐이다.
이것이 확실해졌을 경우에 어떻게 할 것인가? 에 대해서 전혀 다른 얘기가 나올 상황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마치 의리의 근본에 해당하는 것인냥 전제를 하고 얘기를 하는 경우가 워낙 많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문제를 미리 부각 시켜서 그걸로 싸움거리를 만들고 있다.
안에서 불이 나게되면 그 불이 꺼질까봐 밖에서 부채질을 계속 하게 된다.
권력 파워 게임에서 불은 보통 안에서 나고 밖에서 부채질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밖에서 안에 불을 지르기에는 어려운 구조다.
안에서 저 권력을 내가 갖고 싶다 그런 경우도 있다.
많이 착각하는 것이 한번 구도를 만들어 놓으면 구도가 오래갈 것이라고 착각한다.
7:3에서 7이 3:4로 나뉘게 되면 4:3:3이 되는 게 아니라 3:3:6으로 역전되는 경우가 생긴다.
늘 반복되어 온 착각이다.
7중에서 3을 떨어내버리면 나머지 4가 통째를 가질 수 있을것이라고 착각한다.
떨어져 나온 3이 저쪽으로 가서 4:6 인 상황이 되어 버린다.
늘 반복되어 온 착각이다.
그래서 디바이디드 앤 다이다.
준론을 내세우는 쪽이 명분을 굉장히 강하게 내세우는 쪽이
실제로 보면 명분에서 오히려 취약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자면 광복 직후 이승만과 김구가 귀국하니까
태극기에 혈서를 써서 충성을 맹세하는 사람들이 여럿 나왔다.
태극기에 혈서를 쓰려면 일제강점기에 써야지 아니 왜 쓰냐고
식민지 시대에 써야지 그게 의미가 있는 거지
해방됐는데 태극기에 혈서를 쓰고 이승만 김구 한테 보내 충성하겠다고 했다.
그럼 이 사람들이 이승만 김구 밑에 들어가서 정말 충성하는게 아니라 뭔가 얻으려고 하는 거다.
근데 그런 사람들이 더 강력하게 그 상황에서는 누구보다도 더 충성스러운 사람처럼 스스로
자기 욕망을 숨기려고 하는 것도 있다.
강력하게 충성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충성심을 과장되게 드러내는 것은
충성심이 의심스러운 사람들이다.
의심받을 충성심을 왜 과장해서 드러내겠어요.
지금 상황이 오직 순수한 사람들이 보인다.
오직 순수은 단순이다.
언제나 이런 여론들이 준론의 배경이된다.
언제나 그래왔다.
이걸 받아서 별도의 세력을 형성하려는 흐름이 나온다.
많은 사람들이 뜨거운 여론을 형성하고 있는데
여론을 받는 것이 자기에게 힘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나온다.
그렇게 나오면 준론과 완론의 대립이 시작된다.
이 대립이 누군가 계속 기름을 부으면 확장된다.
처음에 얘기가 나왔을때는 지방 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한 후유증이었다.
민주당이 아슬아슬하게 이기거나 졌으면 경기도지사 자리 하나는 잃어도 괜찮다 이런 얘기는 안나왔을 것이다.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이념, 노선을 둘러싸고 명확한 선이 그어져 있는 것이 아니고
묻었느니 안묻었느니 그런 얘기를 하고 있다.
정말 얼레리 꼴레리다.
그러고 있다.
이걸로 끝나면 좋겠는데 설령 사퇴를 하는 경우가 있더라도
이건 당대표 선거로 끝나지 않고 총선때까지 계속 이어질 것이다.
무슨파 무슨파 나눠서 또 계속 싸울 것이다.
쟤는 누구파다 누구파다 낙인을 다 찍어놓고 있다.
낙인 찍는게 너무 어이없다.
정유라 입학 관련해서 한창 시끄러울 때
이대 교수로 있는 후배를 만났다.
학교가 어수선해서 어쩌냐 했더니
일부의 몰락은 다수의 기회입니다.
다음 총선, 대선때까지 계속 편을 갈라 싸우길 바라는 사람들이 있다.
그 움직임은 관성 때문에 멈추지 못할 사람들이 계속 생길 것이다.
이미 뱉어낸 얘기고 그렇게 해서 목적이 달성 되었다 하더라도
남은 세력들을 청산, 척결해야 된다 라고 그렇게 스스로를 믿게 된다.
동인, 서인이 그렇게 싸워 왔다.
300년 동안 원수로 지냈다.
그런 감정들이 생긴다.
이걸 잘 정리하지 못하면 그야말로 양립할 수 없는 관계가 될지도 모른다.
점점 위축되는 과정이 보이더라도 나누려는 관성에서 벗어나기가 어렵다.
사람들의 생리다.
끝까지 다 보자 이렇게 되어 버린다.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이게 오기라는 거다.
이런 감정들을 스스로 끊어내야 한다고 자각해야 한다.
감정적으로 구도를 나눠서는 안된다.
노선, 이론, 개혁 방안 이런 문제는 얼마든지 논쟁을 해야 하지만
뭐 묻었다 안 묻었다 이런 구도로 나누면 감정 구도밖에 안되기 때문에 해결되기 굉장히 어렵다.
당대표 선거가 끝나도 총선 공천 누구하느냐까지 될 것이고
그런식의 내부 갈등이 수그러들지 않도록 밖에서 계속 부채질 하는 세력이 있을 것이다.
안에서 그 바람을 도와주는 것 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모아보니
이재명은 아주 괴물이 되어 있었다.
일베 지지, 통진당 지지, 박사모 지지, 법조계, 언론계, 정치권 내에 엄청난 세력이 있고
조폭들하고 연관되어 있고
대한민국 모든 위, 아래, 왼쪽, 오른쪽 까지 다 걸쳐있는 어마어마한 세력의 중심인 것처럼
이렇게 생각들을 하고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보다 힘이 센 사람으로 되어 있었다.
별 관심도 없는 사람까지 줄 서 있는 사람처럼 만들었다.
생각을 정리해봤는데 누군가? 얼마나 힘있는 사람인가?
경기도지사 전에 성남시장이었어요.
당 내에 어마어마한 뿌리나 세력을 가진 사람도 아닌데 거대한 괴물처럼 만들어 놨다.
잘 생각해 보면 어느 부분이 망상이고 어느 부분이 정확한 판단인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데
항상 주의해야 될 것은 해방 되면서 혈서 쓰는 사람들이 꽤 있다.
이런 사람들이 굉장히 위험하다.
전우용 역사학자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18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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