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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레기에 대한 몇가지 오해들

  • 작성자: 에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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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1554
  • 2016.10.07
저는 유력 일간지의 기자였습니다.
인터넷을 하다보면 기레기라고 하면서 조롱하고 분개하는 것들이 보이는데 때로 그 방향이 잘못된 거 같아서 제가 아는 바를 말씀드립니다.

1. 기사를 쓰레기처럼 쓰니까 기레기다?

약간은 그럴 수도 있지만 대개의 경우 기자는 기사 작성에 있어서 제한을 받습니다. 글자수, 논조, 심지어 팩트까지도 데스크의 지시를 따라야 합니다.
가령 자동차 파업 현장으로 나갔다고 치죠. 그럼 언론사의 논조에 따라서 기사는 이미 결정돼 있습니다. 취재 후 기사를 쓰는 게 아니라 기사의 와꾸 - 개요라고 보심 됩니다. -를 잡아놓고 취재를 합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와꾸에 맞는 팩트만 찾게 되죠. <가령 파업은 잘못됐고 몇몇이 선동하는 것이다>라는 야마 - 주제의 언론계 은어입니다 -를 잡아놨다면 파업 현장에서 집중 안하고 다른 짓 하는 사람들. 폭력적이고 과격한 행동 하는 사람들을 찾아내 기사 씁니다.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니까요. 없는 팩트를 만들어내면 '조작'이지만 있는 팩트를 취사선택하는 것은 '관점'이라고 우길 수 있으니까요.

그럼 왜 이렇게 와꾸를 잡아놓고 취재를 하느냐! 그건 언론사가 사회적 공기가 아니라 자신의 사익을 추구하는 사기업이기때문이죠. 돈 가지고 힘 가진 자가 스스로 정화되길 바라는 것은 어리석습니다. 그들은 특별히 사악한 게 아니에요. 그저 자신이 사진 힘. 돈. 이런 걸 최대한 추구하고 지키는 것 뿐입니다. 그걸 막을 방법은 대중의 외면과 언론법 개정인데... 언론법 개정은 새누리당이 필사적으로 반대해서 할 수가 없었죠. 지금이 다수 국회를 점하고 있는 상황이라 유리하긴 한데 아마 대선을 앞두고 언론과 전쟁을 벌이는 바보는 없겠죠... 바보 노무현을 제외하곤....
그래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일개 기사를 보고 기레기라 욕하지 마시고 그 언론사를 욕하세요... 그게 훨씬 여론을 바꾸는데 좋을 겁니다.. 개별적인 기자들은 소모품일 뿐인데 욕먹는다고 언론사가 꿈쩍이나 할까요... 기자는 그저 까라는대로 깔 뿐입니다... 그리고 기사 제목을 가지고 기자를 욕하는 경우도 봤는데 기사 제목은 기자가 안 정합니다.. 편집자가 정하는 거에요.. 기자도 자기 기사가 무슨 제목으로 나가는지 모를 때도 많아요.. 심지어 어떤 기사는 쓴 사람이랑 기자가 다른 경우도 있구요.. 왜냐하면 해당기자가 휴가중인데 그 기자의 출입처에서 중요한 발표기사가 나오면 그 기자 이름으로 대신 써줍니다. 내근 기자가요... 그리고 발표기사의 경우 연합뉴스를 그대로 베끼는 언론사가 95퍼입니다.. 맞춤법 교정만 하는거죠... 그러려고 통신사가 있는 것도 맞긴 합니다. 언론사는 그저 소비자가 좋아할 만한 기사를 긁어서 올리는 겁니다.. 그래야 돈 버니까.. 요즘은 네이버로 뉴스를 소비하는 게 80퍼센트 이상이라 기자는 아니고 그냥 아르바이트 직원 같은 사라믈이 실시간 모니터하다가 잘 팔리는 기사 있으면 그대로 베껴서 인터넷에 올립니다.. 그래서 자극적인 뉴스는 수십개 수백개 생산되지요.. 이런 건 기자나 언론사보다는 언론환경이 더 문제인거지요...

결론은 까더라도 알고 까자는 거죠. 뜯어 고칠래도 뭐를 고쳐야 하는지 어디랑 싸워야 하는지 모르면 무지한 개돼지 취급 받으며 잠깐 그러다 말겠지하며 그냥 무시당하는 거죠. 그걸 두고 냄비근성 냄비근성 거리는 거고... 사실 사회 개혁의 시발점은 정치와 언론 경제가 되어야 하는데 김대중 정권 말기. 노무현 정권 초기를 제외하고는 이런 문제가 이슈조차 되지 않죠.. 정확히는 바보 노무현이 떠난 후에는 누구도 싸우려고 하지 않죠.. 기레기가 문제가 아니라 족벌언론. 정언유착 경언유착 언론법 등이 문제인 겁니다.

2. 기자가 뇌물 먹었냐..

얼마나 사회 불신이 높으면 일단 뇌물 운운하는지 원.... 이해는 갑니다.
얼마전 세모녀 사건이 있었죠. 아는 중국인이 이런 사건이 있다. 중국에서도 난리다. 그런데 왜 보도 안되냐? 정말 누군가 대단한 배후세력이 있는 것 아니냐... 등등..
그때 백악관에까지 탄원을 올렸던데... 다 무지의 소행이죠.
그때 제가 그랬습니다. 아직 사건이 밝혀지기 전이었는데요. 이건 사실이 아닐 것 같다. 일단 이 정도로 시끄러운데 아무리 권력자가 개입해도 이걸 완전히 덮을 수는 없다. 그런데 보도가 안된다는 건 팩트 확인이 안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사실무근일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근데 안 믿더군요. 중국은 언론이 통제된 사회니 우리 나라 언론이 그렇다는 걸 못 믿는 거죠.
우리 나라 언론의 70퍼센트는 보수적이고 20퍼센트는 권력에 따라 달라지거나 중립적이며 10퍼센트는 진보적입니다.
자기들에게 불리한 기사를 축소하거나 다른 논조로 떠들어댈 수는 있지만 완벽하게 차단할 수는 없습니다. 그게 가능하다면 지금 미르나 k스포츠 보도는 안나와야죠. 이 상황에서 저들이 쓸 수 있는 건 물타기 비중 줄이기 아젠다 새로 세팅하기밖에는 없어요. 절대로 보도자체를 모든 언론사에서 안할 수는 없습니다. 모든 언론사에서 보도를 안하는 세모녀 사건 같은 게 있으면 인터넷에서 선정적으로 떠도는 것과 팩트가 다를 가능성이 있는 겁니다.  뇌물을 받은 게 아니고요...
실제 기자 시절에 떡값을 제시받은 적이 있긴 합니다. 이런 얘기하시면 거봐 이럴 줄 알았어 이러겠지만.... 사실은 좀 다른데요...
그런 떡값을 제공하는 사람은 죄다 지방쪽이라는 겁니다. 왜냐하면 지방지가 소위 떡값을 많이 받거든요. 재정이 어렵다보니 지방지나 이런데는 주로 협박과 갈취로 먹고 산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정식으로 기자단에 등록돼 있는 언론사가 또는 언론사 기자가 그런 행위를 한다는 건 자살행위나 다름없습니다. 뇌물 받았다는 것으로 평생 협박 당하며 저들 입맛에 맞는 기사를 써야할테니까요..
물론 기자가 적극적으로 권력과 유착해서 기사를 쓸 수는 있습니다. 이때도 기자 단독 행위라기보다는 언론사 수뇌부랑 어느 정도 모종의 딜이 오갔을 겁니다. 즉, 개별적인 기자는 그럴 능력도 입장도 안됩니다.
그러니까 권력과 유착관계를 가지는 언론사를 공격해야지.. 개별적인 기자가 뇌물을 받고 기사를 썼다는 둥 이런 식으로 오해하면 저들을 도와주는 겁니다.

단, 지방지 연예지 제외입니다.

3. 기자는 특권층이다?

어느 정도 사실입니다.. 물론 개별 기자의 삶은 곤궁합니다. 상대적 박봉(일반 서민보다는 나으니까요... 하지만 학력수준에 비해서는 돈 못버는 직업입니다.)과 스트레스에 시달립니다. 기자 조직은 군대식 조직입니다. 저도 저보다 어린 여자 선배에게 따귀도 맞고 심지어 제 대학후배한테도 욕먹고 반말에 구타까지 당해봤습니다.
하지만 밖에 나가면 다르죠. 우리는 지하철 문에 끼이기만 해도 지하철공사의 관리자를 찾아오게 만들 수 있습니다. 공무원중에서도 국장급 정도는 20대 중반 어린 신입시자에게도 함부로 하대하지 못합니다. 심지어 식사할 때 상석에 앉습니다. 그런 대접을 받고 사니 특권의식은 생기죠. 실제 삶은 비러지 같지만....
게다가 선배들이 취재원한테 고압적인 태도를 가지라고 요구합니다. 저는 한번은 취재원한테 사과하다가 부장한테 걸려서 개박살 났습니다. 언론이 사람들한테 만만하게 보이는 순간 끝이라고요... 취재가 안된다고요,,. 그런 식으로 교육받다 보니 자기도 모르게 고압적이고 특권적인 생각이 몸에 밸 수는 있습니다... 실제로 취재 과정은 전쟁터나 첩보전을 방불케 합니다. 세상 어느 누가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고 말하겠습니까...
잠입하면 나가라고 하는데 그럴 때 순순히 나가면 취재가 안되긴 합니다... 저쪽이 직책 높고 나이 많다고 꿀리면 할 말 다 못하죠.
그래서 야성이 필요한 직업이긴 합니다. 그렇다고 도를 넘어야 한다는 건 아닙니다. 그런데 그런 기자들의 야성이 일반인에게는 불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기자가 국회의원이나 법조인같은 생각을 갖고 살아가는 건 아닙니다. 어느 정도 야성... 즉 싸가지 없음은 이해하셔야할 부분도 있습니다. 기자들은 기본적으로 남이 불편해할 질문을 해야하는 사람이라서 그렇습니다.

4. 기사 작성에 무책임하다.

맞습니다. 왜냐하면 권한이 없으니 책임도 없습니다. 누가 엄태웅씨나 정준영씨 관련 기사를 두고 그 여기자를 뭐라고 하던데 그 여기자 잘못이 아닙니다. 돈된다고 그걸 오케이한 데스크랑 국장 책임이고... 그런 식으로 보도해도 막지 못하는 언론 관계법 책임이고 그 법안을 고치지 못하게 막는 정치인들 그중에서도 새누리 잘못이고 그런 새누리를 뽀는 우리 잘못입니다..


언론.... 제발 좀 알고 깝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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